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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닉맨 - 인간을 공학하다
임창환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4월
평점 :

쉽다.
재미있다.
놀랍다.
환상적이다.
매력있다.
두렵다. 무섭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이다.
문학작품도 아닌 책에서 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느낀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바이오닉맨을 읽은 것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저자는 600만불 사나이와 키트 세대라면, 난 은하철도999와 아톰으로 시작해서 파워레인져와 그랑죠를 보며 자랐다. 내가 생각한 로봇은 만화 속에 사람 처럼 생각하고 감정도 있지만 능력은 사람보다 뛰어난 그런 모습이었다. 항상 사람을 위해 일하며 악당과 싸우는 모습에 푹 바졌었다.
생각해 보면 악당은 로봇이라기 보단 돌연변이 생명체 처럼 묘사했다.
600만불의 사나이와 소머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말만 들어 잘 알지 못하지만
책을 보고 나니 당시의 상상이 대부분 이뤄진 현실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비록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인체의 일부분을 '인공'적인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니!!
놀랍기도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른 후의 미래를 상상하면 무섭기도 하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해롭기도 이롭기한 도구, 중요한 것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선택'이다.
가까운 미래 기술이 더 발전해서 만약에 정말 영화 처럼 팔과 다리를 로봇으로 바꿀 수 있다면.
아니 바꾼 팔과 다리가 인간이 타고난 팔과 다리보다 월등한 성능을 발휘한다면!!
거기에 아이언맨 슈트 같은 것이 현실이 된다면 좋은 곳에 좋게 사용하면 다행이지만
인간에겐 욕심이란 것이 있고, 힘이 생기면 누구나 하게 되는 못된 상상들이 현실이 되어 버리면
순간의 실수로 핵과는 비교 되지 않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무서운 상상을 하게 된다.
<바이오닉맨>은 생체공학기술의 현재를 쉽고 재미있게 담아냈다.
600만불 사나이의 팔과 다리를 예로 들어 영화와 현실을 비교하며 무서운 상상은 아직은 우려라고 안심시킨다. 지금까지의 생체공학은 "-"를 "0"으로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후천적으로 팔과 다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다시 팔과 다리를 찾아 주는 것.
신체적 장애로 인해 청각과 시각을 잃은 사람들에게 감각을 찾아 주는 것.
'보통사람' 처럼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생각해 보면 이야 말로 '사회복지'다.
복지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장애인 복지에 이만큼 혁신 적인 것은 없을 것 같다.
의료복지와 함께 해야 겠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사지가 절단된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들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볼수 없던 사람들에게 빛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 자체가 환상적이다.
생체공학의 꿈은 '바이오닉맨'이 되겠다는 소망보다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보통사람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 대한 답이다.
21세기 생체공학의 현재는 과거의 상상을 조금식 현실로 만들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속의 주인공들 처럼 멋지고 자연스럽고 악당을 물리칠 슈퍼파워를 가지진 못했지만
최근 몇년간 눈부시게 발전했다.
책은 '뇌' 과학 분야도 많은 부분이 담겨 있다.
아니 생체공학에서 '뇌'과학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뇌'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기술로 전에는 몰랐던 많은 것을 해결하게 되었지만 아직까진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우주만큼이나 신비로운 곳이 '뇌'다.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바둑대결 이후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커지면서 모르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함께 커졌다. 인공지능은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어디까지 갈까?
스스로 판단하는 것들이 늘어나면 인간처럼 판단하게 될까?
책의 범위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많은 궁굼증들이 새로 생겼다.
기억에 대한 연구, 감정에 대한 연구들은 생소하면서 재미있지만 한편으론 무섭다.
연구자들은 이유 없이 그냥 한번 해보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해본 것이 놀라운 발견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상이 생명체라면 인간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격을 고통을 생각하게 된다.
'인간'을 위해서 라지만 이렇게 해도 될까 싶은 실험들이 있다.
책 속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해마'에 대한 이야기다.
뇌속 깊숙이 자리한 '해마'는 기억에 영향을 주는 곳이다.
지금 세계에선 그 해마를 인공적인 것으로 만드는 연구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만약 정말로 '해마'가 우리의 기억을 저장하고 불러오는 것에 모든 것을 담당한다면.
책 속에서 말하는 것 처럼 인공적으로 기억을 저장하고 경험을 공유 할 수 있게 된다면.
'기억'이란 것, 지식이란 것이 노력이나 성취 없이 얻어 진다면. 인간은 지금 처럼 살 수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에선 아직도 종종 출산의 고통과 군대경험에 대해 비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에겐 서로의 기억과 감정 고통까지도 공유 할 수 있게 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봤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훗날 과학으로 모두 설명하게 된다면
인간은 무엇이 되어 있을까?
책을 읽고 나서 우려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뇌'를 알면 알아갈 수록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신세계'의 유토피아가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
인공해마를 통해 기억을 공유 하고 저장 할 수 있다면 인간이 컴퓨터 처럼 외부 저장장치를 만드는 것도 가능 하고 기억을 사거나 파는 거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나아가서 법적으로 모든 것을 금지하게 된다면 지식과 힘을 가진 일부의 지배를 받게되는 것을 상상하게 된다.
모든 것이 그냥 우려였으면 좋겠지만
역사속에서 인간은 언제나 '파괴'를 저지르고 나서야 반성을 했다.
가까운 과거 핵폭탄의 위력을 짐작 했지만 실제로 느껴 보고 싶어 사용 했던 역사가 있어 함부로 속단 할 수 없다. 어쩌면 일본의 애니매이션 [공각기동대]의 세계를 떠올려 보기도 한다.
기술을 일부가 독점을 해서 비싼 대가를 치뤄야만 얻을 수 있고, 그 대가는 보통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재화를 모은다 해도 모을 수 없을 정도라면 지금도 '헬'이라 부르는데 그 세상은 더한 지옥일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생체공학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다.
저자의 생각대로 공학기술에 대해서는 정말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교양과학으로 써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라 인정 한다.
하지만 재미와는 별게로 많은 걱정들이 자꾸 생각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