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 최민석 초단편 소설집
최민석 지음 / 보랏빛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초단편 소설집

 
작은 크기에 얇은 책!
단순한 이유로 내 손에 들어왔다.
아! 한가지 더.
"초단편 소설집"

단편이면 단편이지, 초단편은 또 무엇인가?
호기심을 자극하기 딱 좋은 문구에 끌렸다.

책 머리? 당부의 말? 작가의 말?
여하튼 목차를 지나 첫 페이지에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가공된 이들이다.
설사 실제로 유사하거나 동일한 인물, 혹은 지명이 있을지라도
이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글은 소설인데,
이러한 사족을 붙이는 이유는 그간 내 소설들이 매우 현실적이라 실재와 혼동하는 독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현실을 비웃는 초현실주의적인 이야기인 만큼,
부디 현실과 혼동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럼, 즐겁게 읽으시길.
이미 소설은 시작되었으니까.

책을 읽는 내내 이 경고문을 생각하지 않으면 순간순간 현실과 혼동할 수 있다.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지? 싶다가도.
와!!! 대단하다!!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초현실주의 소설이라고 하지만 현실을 벗어날 순 없다.
2015년 여름... 메르스 사태를 겪은 우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염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았다.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에서 모기떼의 공포는 메르스의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현실과 다른 초현실적인 소설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최민석 작가는 그 공포를 웃으며 날려버릴 수 있게 했다.

짧은 이야기들이 연속해서 이어진다.
초 단편소설... 생각해보니 한강의 소설 <흰>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짧은 이야기들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
실험 같은 소설들이 앞으로의 유행이 되어 가는 걸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에는 현대 사회의 공포들이 숨어 있다.
국가적 재난이었던 메르스 사태, 세월호 사건,
사회문제로 극심해지는 양극화와 수저론, 나아가서 N 포세대의 자리 잡은
사랑과, 취업에 대한 공포들...

정신없이... 생각 없이 읽어내려가면
은연중 받고 있던 많은 공포와 걱정들을 잠시나마 잊는다.
배꼽 빠지게 웃기진 않지만... '이건 뭐지?'란 생각에 쓱쓱 읽어내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피식'하며 웃음 짓게 하는 것.

그 웃음을 통해서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은 그런 의미가 담겨있는 것 아닐까?
책을 막 읽고 났을 뗀 뭐 이런 게 다 있어 했던 생각이.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 속에 삶이 있고, 남은 날이 많다고 응원해 주는 느낌을 받는다.

최민석 작가의 소설을 처음 접하지만.. 책 속에서 스스로 자조하는 소설 그 무서운 모기떼를 잠재우는 소설 <풍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아!! 고도의 홍보전략까지 담겨 있다니!!! 마지막까지 감탄이다.

무리를 짓지 않는다.
소속되는 것도 싫어한다.
수임료는 현찰로 받지만,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
내키면 때론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는다.
여인의 키스도, 노인의 인사도, 젊은이의 존경도
그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가 바라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
매일 밤 동경의 야경을 즐기며
하이볼을 한잔하는 것뿐이다.
그는 고독한 독신 탐정, 김평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