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평전 - 스스로 빛났던 예술가
유정은 지음 / 리베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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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사임당신씨.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분명한건 우리가 알고 있는 율곡이이의 어머니란 것과, 현모양처의 상징이 전부가 아니란 것.
<사임당 평전>을 만난건 행운이다.
잘 알거라 생각했던 사임당에 대해서 전혀 몰랐었다는 사실과 예술가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500여년 전의 인물을 이 시대에 다시 살려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사람은 홀로는 살아 갈 수 없는 존재. 개성이란 환경에도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에서 짐작해 보는 사임당의 모습은 어떨까?

 

 사임당 초상 (5만원권 화폐 도안) -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5만원 지폐속의 모습조차 친일화가의 작품속 얼굴을 본떴다고 하니 본 모습조차 짐작하기 어렵다.

16세기 인물이지만 초상화속 모습은 현대적이다.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현모양처"라는 말과 현대로 넘어오면서 단아함이란 틀속에 비춰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16세기 조선 사임당이 살던 시대는 '혼란'이였다.
생활에 있어서는 조선이 들어서기전 약 500여년동안 굳어져버린 고려의 생활 모습과 풍습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거기다 조정은 '사화'로 인해 시끄러웠고 그로 인한 양반가?들역시 조심스러 웠을 것이다.


아직 자리잡지 못한 조선초, 그 시대에 사임당의 위치는 어디쯤 이였을까?
평전에선 고려의 풍습과 가풍이 남아 있어 여성이 친정에서 지내는게 자연스러 웠을 거라 짐작한다.
그 덕분에 시집살이를 늦게 시작했고, 자유롭게 예술활동을 할 수 있던 환경이였을 거라한다.

<사임당 평전>에선 많은 부분을 시대적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모양처"라는 말의 쓰임이 사임당을 어떻게 가둬 뒀는지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어떤 시대였고, 가족은 어땠는지, 그녀의 살아온 환경부터 이해해야
그녀의 모습에 한 발짝 다가 갈 수 있다.

후반부는 사임당의 예술에 대해서 집중 조명 했다.
지금까지 남아 있어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녀의 작품.
그 작품을 읽어 냄으로 작품에 담긴 그녀를 그려 본다.

사임당이 남긴 작품 대부분은 그림이다. 조선의 3대 예술이라고 해야 할까?
시, 서, 화 중에서 '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고 서와, 시는 찾아 보기 힘들다.

그녀의 그림은 초충도가 많고, 그 그림들에 담긴건 대부분이 효다.
글씨도 잘써 초서체와 전서체가 남아 있다고 한다.

평전에선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 하나 설명하며 작품에 담긴 예술가의 사임당을 살려 낸다.

그래서 예술가로 끝일까?
책을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이다.

조선은 유교가 지배한 나라다. 유교에서 여성은 주체가 아닌 객체로 남아 있던 경우가 더 많다.
거기에 계급 사회이기도 했다. 계급이라는 위계 속에서도 여성은 언제나 하위에 머물렀었다.

그런 조선시대에서 여성의 이름이 남아 500여년이란 시간을 뛰어 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생각해 보면 조선의 예술가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 김홍도의 작품과 신윤복의 작품이 있다.
이 둘은 조선의 공식 화가였다. 도화서라는 관청의 화원. 국가공무원으로써 예술가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랬기에 단원과 혜원은 예술가로 남았지만 사임당은 상황이 다르다.

유교에서 최고의 가치는 '군자'다.
조선 선비들은 군자가 되기 위한 수행의 수단으로 시,서,화를 삼았다고 한다면,
사임당은 예술가가 아니라 '군자'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조선의 예술은 예술이 아니라 선비의 수행이였다는 것.
말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또하나의 틀인
"예술가"라는 말로 가둬 두는 것은 아닐까?

사임당 사후 그녀가 남긴 시, 서, 화에 선비들의 발문이 많이 있다고 한다.
지금으로 따지만 추천사나 품평이 되는 발문. 조선의 예술엔 생각이 담기고,
오롯이 담긴 생각은 품격을 드러낸다면. 사임당 이전에도 없던, 이후에도 없던 그녀의 작품속에 남아있는 것은 섬세한 여성 예술가뿐 아닌, 그 시대 상황 속에서도 이름을 남긴 '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해본 사임당의 모습이다.

한없이 부드러우면서, 사실적이고, 올곧은. 사임당은 그런 '군자'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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