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운동화
김숨 지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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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 나와 같은 나이를 가진 운동화가 있다.
온전한 짝을 이루지 못하고 단 한쪽만 남은 운동화. L의 운동화...

29년전의 역사를 알지 못했다.
그 보다 앞선 광주의 역사를 조금 알고 있었을 뿐이였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이던 21살의 청년 이한열,
시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피를 흘렸다.

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그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29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김겸 박사님은 시간의 힘에 바스라진 운동화를 복원한다.
김숨 작가는 시간을 복원한다.

<L의 운동화>
나는 알지 못했던 한 짝의 운동화.

 

(사진 출처 : 김겸미술품보존연구소 / 경향신문자료 캡쳐)

대량 생산된 기성품.
운동화...
각자 다른 발 모양에 맞춰 운동화 모양이 변해간다.
발볼이 넓은 사람은 넓게, 좁은 사람은 좁게, 걸음걸이, 자주 걷는 길, 습관, 다리의 모양.
같은 수 없는 그 모습들을 운동하는 고스란히 담아 내어 단 한명의 운동화가 된다.

 L의 운동화는...
역사의 선택을 받았다.

책을 읽고나서 어디에 집중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민주항쟁하면 5.18 광주의 사건만 알고 있던 나에겐 여러모로 충격이다.
6월 항쟁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고 있었구나.
이한열이란 청년이 있었구나.
그의 사건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이 들고 일어났다는 것을...
연세대학교 정문에서 일어난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명동성당뿐만 아닌 전국적으로 퍼진 6월의 민주 항쟁.

그 사건으로 인해서 지금 우리가 우리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29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 뿐아니라, 대부분이 잊고 있던 것은 아닐까...

 

(사진 출처 : 김겸미술품보존연구소 / 경향신문자료 캡쳐)


복원이란 것은 단순히 모습을 찾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물에 담긴 의미...
시간이 흐름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던 의미를 다시 살려내는 것...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야 말로 복원은 아닐까...

무더운 여름...
너무 어려운 책을 접했다.
답이 없는 질문들은 여전히 머릿속에 맴돌아 괴롭힌다.

책을 읽고나서 자료를 찾아 보다 보게된 최근의 영상하나...
손석희 앵커의 말은 남긴다.

"나는 꼭 오래오래 살아서 오래오래 아들을 기억하겠다"고 말하는 어머니
청춘을 빼앗기고, 용서를 강요받고, 시간마저 재촉당하고 있는 소녀들
그리고 끝까지 꿈을 놓지 않았던 19살의 그 청년...
-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중2016.6.22.)

L의 운동화는 여전히 복원 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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