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 - 무엇이 과학인가
팀 르윈스 지음, 김경숙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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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MID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 입니다.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jpg



뜨거운 여름. 

책으로 더위를 이겨보려 인터넷을 하다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책에 대한 이벤트를 MID출판사에서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위 문장 뭔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은가?

이번 책은 이처럼 자연스러운 듯 하면서 뭔가 어색함을 많이 느꼈다.

번역의 문제일까? 아니면 언어의 문제일까? 익숙하지 않은 개념과 단어를 우리말에 맞게 바꾸는 작업.

번역이란 것의 어려움이겠지?. 팀 르윈스의 책을 보면 날카로운 통찰력과 특유의 유머가 재미를 유발한다고 하는데 이 책에선 무엇이 유머인지 느끼지 못했다...


뭐랄까... 비정상회담에서 다니엘의 유머를 보는 느낌? 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과학철학을 전공으로 하거나 과학이나 철학분야에 조금이라도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충분한 유머를 발견 했을 수도 있겠지만 나를 기준으로 전혀 문외한이라면 아마 책의 내용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벅찼을 거란 생각이 든다.


문장은 쉽게 읽히지만 읽고 나선 다시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장의 구성이 문제가 아니라 내 생각이 문제였다.


과학철학의 입문서란 안내처럼 시작부터 질문을 던진다.

1부 과학이란 무엇인가?


이 단순한 질문에 쉽게 답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에겐 첫 질문부터 커다란 벽으로 다가왔다.

평소 과학이란 것은 일상생활을 조금더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 정도로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마치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를 읽으며 끊임없이 던졌던 바로 그 질문과 같았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과학인가?

간단하게 생각하면 간단할 수도 있는 질문이지만 결고 쉽지 않다.

과학하면 떠오르는 것. 최근 알파고의 영향으로 인공지능과 컴퓨터, 로봇 공학이 먼저 떠오른다.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딛은것, 우주탐사를 하고, 중력파를 검출해낸것.

지구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우리 우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우주의 탄생이 빅뱅으로 부터 시작된 것은 맞는지?


인류가 기차와 자동차를 만들어 지상에서 공간의 이동이 몇배나 빨라 졌고, 배를 만들어 대륙과 대륙사이를 오갈 수 있게 된것.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욕망에 비행기가 탄생했고, 그로 인해 지구의 공간적 거리?는 더욱 줄어 들은 것.


인터넷이 등장했고, 지금은 마음만 먹는다면 세상의 모든 것을 내 방안에서 들여다 보고 교류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과학이라고 한다면, 과학한다는 것은 삶이라고 정의해도 될까?


생명의 탄생은 어디서 부터일까? 자연적인 발생일까? 다른 외계에서 유입된 걸까? 유입된 거라면 어디에서 온걸까? 또 그 탄생은 무엇일까?


살아가다 보면 "삶"이라는 영역속에서 수많은 고민을 한다.

당장 무엇을 먹을지부터 내일은 어떤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부터, 어떤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는 어떻게 해야 될지? 생일선물은 무엇이 좋을까? 결혼식에 초대 받았는데 꼭 가야 할까? 저녁 밥은 뭘 먹을까?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릴까? 어떤게 좋지? 순간마다 떠오르는 다양한 고민과 생각들은 과학일까?


생각 자체를 연구하는 과학분야가 있다. 생물의 구조를 연구하는 과학도 있으며, 인간이 인간을 연구하는 과학도 있다.

어쩌면 인류가 탄생한 그 순간부터 과학이 시작 했을지도 모르겠다.

살고 싶은 욕망,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은 욕망으로 부터 시작된 고민, 또는 우연한 발견.

우리가 '호기심'이라 부르는 그 무엇이 과학이자 철학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살기위해 무리를 지었고, 살기 위해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나보다 힘이 센 동물 또는 타인으로 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금더 효율적으로 ...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그 무수한 어떻게 하면.. 이라는 질문들...


과학은 철학에 대한 대답이며, 철학은 과학에 대한 질문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팀 르윈스는 책을 통해 이처럼 두서 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길을 만들어 줬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쿤과 포퍼의 논의와 정의를 빌려 무엇이 과학일까? 생각하게 한다.

물론 팀 르윈스만의 정의가 있지만 처음부터 그의 답을 보여주진 않는다.

그가 소개하는 것은 정답이 아닌 "철학", 사고하는 활동 그 자체다.


책을 읽으면서 한 장, 한 장, 주제가 넘어갈 때 마다 점점 깊고, 넓게 사유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준다.


독서가 호기심에 답을 찾는 활동이라면, 이번 독서는 독서가 아닌 '철학'을 했다.


팀 르윈스가 보여주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나만의 길로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길 반복하는 것.

그렇게 1부 과학이란 무엇인가? 란 질문속에 포퍼와 쿤의 이야기를 접하고 생활속에 과학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본다.

과학이 보여주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진실일까?


2부 과학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무의미한 과학도 있을까?란 반대의 생각을 하게 만든 이 질문 역시 정해진 답은 없다.


책을 읽는 사람이 어떤 주장을 하고 어떤 입장에 있는지, 어떤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관없다.

그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옳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책을 읽고나서 내 결론은, 다양성이다.

최근 소설이 열린결말이 많듯이... 삶 또한 정해진 운명이 있는게 아니 듯이.

논의는 있겠지만. 그중에서 주류라는 의견들이 있을 것이고, 비주류의 소수 의견들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사라지겠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비주류라 생각했던 어떤 것이 다시 주류가 되기도 하겠지만...


세상이 어느 순간 사진을 찍듯이 찍혀 넘어가는 것이 아닌 것 처럼.


과학과 철학. 과학철학이란 것은 정답이 없는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의 연속이다.

순간 또는 한 시대에 주가 되는 답이 있겠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


과학과 철학, 과학철학, 굳이 구분을 해야 할까?

음... 문득 팀 르윈스가 "만류귀종"이란 말을 알고 있을까? 궁굼해 졌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들로 부터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우리들로 부터 끝나는 것.

그것이 과학이자 철학이고, "삶"이다.


생각에서 태어나 그 생각자체가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무엇이든 궁굼해 하는 '호기심'이라는 인간의 속성때문에 괜히 더 복잡해 진것 같기도 하다.


<과학한다, 고로철학한다>와 함께한 시간들은, 독서의 시간이 아닌 "철학"의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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