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프 - 술의 과학 사소한 이야기
아담 로저스 지음, 강석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프루프 : 술의 과학> - 아담 로저스

 

해가지고 달이뜬다

발걸음은 빨라진다

 

하나, 둘 자리를 잡고

투명한 잔에 담긴 묘약을 마신다.

 

때론 혼자서, 때론 여럿이

묘약 한 모금에 지난일을 털어 버린다.

묘약 한 모금에 순간에 충실해 진다.

묘약 한 모금에 호기롭게 외친다.

 

내일은 없다!

오늘뿐 이다.

 

모든걸 잊게 하는 마법의 묘약

모든걸 할 수 있다 용기를 주는 마법의 묘약

 

마법의 묘약에 취해 괴로움도, 슬픔도 잊고

마법의 묘약에 취해 행복한 사랑에 빠진다.

 

달이지고 해가뜨면 후회하게 될지라도

달빛에 이끌려 찾게 되는 마법의 묘약!

 

"술!"

 

<프루프(Proof)>

증명이란 뜻의 프루프의 다른 뜻은 술의 도수를 말한다.

우리는 '도'라는 단위로 에탄올의 함량을 표시하지만 서양에서는 '프루프'라는 단위로 말한다고 한다.

 

책을 처음 봤을 때 부터 흥미가 생겼다.

술에 대한 과학이라니. 술을 못하는 나로써는 이해 할 수 없던 술의 세계를 알 수 있을까? 하는 궁굼증도 있었다.

 

'술'이라 하면 몸에는 해롭고 쓰기만 한 이상한 액체로 인식하고 있었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좋아하는지 궁굼했다.

몇몇에게 물어보면 술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마시면 좋다? 마시고 나면 좋다?

술을 마실때가 좋은 건가? 마시고 나서가 좋은건가?

취하고 싶어서 마신다고 하는 것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술을 마시고 나면 속이 쓰리기도 하고, 머리가 아프기도 하며, 메스껍기도 한다.

심하면 기억을 잃는다. 정신은 없어지고, 혀는 마비가 되는지 말도 잘 못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고, 어떤 사람은 기절하거나 잠들기도 한다.

이유 없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과격하게 변하거나, 조신해지거나, 폭력적이기도 하고.

몸은 가누기도 힘들어 비틀거린다.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모습들이 좋아서 술을 마신다고?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술을 마실때가 좋다는 사람, 분위기가 좋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사람들 역시나 다른 이유는 없었다. 가만히 보면 이런 사람들은 그냥 따라 하는 것 뿐이다.

여럿이서 마시니까 같이 마시는 것, 맛도 없는데 그냥 넘기고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특이한 사람이 있었다. 별종!

술이 맛있다고 한다. 너무 맛있어서 마신단다. 심지어 뒷탈도 없다.

숙취를 모르기도 할뿐더러 취하는게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 정말 별종이다.

그 사람에게 술은 그저 수 많은 음료수 중 하나일 뿐이였다. 조금 독특한 음료수.

 

이런 내게 '술의 과학'이라니 안 읽어 볼 수가 없었다.

 

사람은 왜 술을 마시는 걸까? 술은 언제부터 마시게 되었나?

술을 마시면 사람은 왜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걸까? 어떤 사람은 정말 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떡이 되기도 하는 걸까?

숙취라는 것은 왜 생기는 걸까? 술이 맛있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이런 의문들을 해소하길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 과학적으로 증명한다면 명쾌해 질 수 있겠단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결론은 여전히 물음표다.

 

술은 발효로 부터 시작된다. 발효는 균류가 당을 소화한 결과물이다. 술을 마셔온 역사는 길지만 균류가 발효를 한다는 것은 최근에 와서야 밝혀 졌다고 한다. 균류가 있다는 것도 모르던 시절 부터 술은 있었다. 발효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던 시절부터 우리는 발효주를 만들어 마셨다.

 

과학을 통해서 발효의 과정을 밝혔고, 당의 분해되는 과정을 알게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왜? 라는 의문을 풀지 못했다.

균류는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생겨난 걸까? 균류는 왜 당을 분해해서 알콜을 배출할까? 배출되는 알콜에서 왜 에탄올이 메탄올보다 많은 걸까?

아! 메탄올을 만드는 균류도 있다고 한다. 균류의 생명활동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다.

 

자! 술은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을까?

어쩌면 인류의 시작과 함께 했을지도 모른다. 문명시대 이전부터 술은 존재 해왔다.

자연적인 발효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인간이 길들이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문명의 시작과 함께 일지도 모른다.

술을 만들기 시작한것 역시 물음표로 남아 있다. 명확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그저 추측일 뿐이다. 그렇기에 인류의 시작과 함께 였다는 말도 아직까지는 '참'이다. '거짓'이란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으므로.

 

효모와 효소, 발효와 증류, 당의 종류, 균의 종류, 술의 맛과향, 등등 여러 내용들이 있었지만 내가 가장 궁굼했던 것은 술의 작용이다.

술은 어떻게 해서 우리를 변하게 하는 걸까?

 

그 부분에 대한 것은 7장 부터 였는데 결론은 아직 모른다 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연구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몸 밖에서 에탄올이 분해되어 분자단위로 몸에 작용하는 것을 알아낸다는 것은 어떤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켜 우리 몸속에서 활동을 하고,

그것을 조사해서 백신을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이다.

 

알콜이 몸속에서 분해 되어 어떤 분자가 된다는 것까지는 알아 냈지만 이 분자가 어디에 어떤 작용을 해서 다양한 숙취를 만들어 내는지는 특정 할 수 없다

알콜분해 효소가 있다는 것, 알콜분해 효소는 사람마다 차이가 난다는 것 정도만 알 뿐이다.

유전자 지도가 밝혀졌지만 어떤 유전자에서 알콜 분해 효소를 조절하는 지도 모른다. 

 

민간 요법으로 내려오는 다양한 숙취 해소 방법들 역시 과학적으로 증명하길 시도 했으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먼저 밝혀 내면 역으로 숙취의 원인을 찾아 들어 갈 수 있을 거란 기대만 남겨놓았다.

 

"술!"  아주 조금은 알게 되었고, 그로인해 모르는게 더 많아 졌다.

그래서 즐겁다. 초기단계라고 해서 꾸준히 연구한다면 언젠가는 술의 비밀이 밝혀 질 날이 올거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또 술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술에대한 또 한번의 혁명이 이뤄질 거란 기대도 있다.

 

먼 미래에는 나처럼 술을 멀리 하는 사람도 술에대한 부작용 없이 남들이 술을 즐기는 것처럼 즐기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은 안다.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아직은 알 수 없다.

 

'알 수 없다'는 것. 알 수 없기에 사람들은 '술'을 찾는 것은 아닐까?

 

"술"은 묘약이다.

아직까지는 그 비밀이 풀리지 않은 마법의 묘약. 그 비밀이 풀리기 전 까지 '술'은 신의 선물이다.

괴로움을 잊게 하고, 슬픔을 걷어내는 묘약, 용기를 주며,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마법의 묘약.

 

힘들 일상속에서 벗어나 집에서 TV를 보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의 맛.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했을 때의 희열과 함께 하는 축배의 맛.

극도의 긴장속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단 한모금의 짜릿한 맛.

연인과 함께하는 일상 속의 달달한 맛.

친구들과 함께 하는 주말의 즐거운 맛.

 

술의 맛은 마음의 맛.

 

<프루프> '비밀'로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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