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의 요리 - 요리사 이연복의 내공 있는 인생 이야기
이연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사부의 요리> - 이연복

 

비가 내리는 날엔 파전에 막걸리 한잔

입이 심심한 야식은 치킨에 맥주

길거리 음식은 역시 떡볶이, 튀김, 순대

 

이처럼 상황이나 때에 따라 생각나는 한국인의 음식들이 있다.

그중에서 짜장면은 이사, 졸업, 생일 같은 단어와 쿵짝이 잘 맞는다.

졸업식과 생일음식에서 짜장면은 차츰 자리를 잃어 가지만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에서 이사하고 나면 무의식적으로 짜장면을 떠올린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지금 대학가 당구장에서도 가장 많이 찾는건 짜장면,

공강시간에 당구한겜할까? 그러다 밥시간때랑 겹치면 짜장면값 내기가 성사 되기도 한다.

 

지금의 20대 보다는 30대가

30대 보다는 40대가, 나이가 많을 수록 짜장면에 대한 추억들은 더 각별하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던 god의 노랫말속의 짜장면은 아들과 어머니 모두의 특별한 음식으로 남아있고,

그 노래는 경제성장기의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꼈던 그 감성을 불러 온다.

 

내 기억속에 남아 있는 짜장면의 추억

초코파이에 초 3개가 나이를 말해주는 그 사진속에 입안 가득 담고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양손에 짜장면을 꽉 쥐고 활짝 웃는 모습.

 

유치원 학예회때 최고의 특별 음식으로 나왔던 짜장면!

친구들과 둘러앉아 옷에 묻어도 마냥 즐겁게 웃고 있는 사진.

 

이사하고 나서 가족들과 함께 먹던 짜장면과 탕수육.

 

초등학교때 부터 고등학교 졸업식까지 졸업식이 끝나고 나면 너나 할거 없이 부모님들과 짜장면집으로 몰려갔던 기억,  학교 정문에서 작별인사를 하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를것 같던 친구들을 동네에 몇없는 짜장면집 덕분에 이별의 시간이 늦춰지기도 했던 기억.

 

이런 기억들이 추억으로 남아 있어 짜장면은 내게 있어서 특별한 음식이 되었다.

 

귀해서 특별했던 요리 짜장면. 

특별했기에 여러 마음이 담긴 짜장면.

짜장면과 함께한 이연복요리사의 인생이야기 <사부의 요리>

 

중국집? 중화요리 전문점? 중식당?

중식을 하는 곳에서는 셰프라는 단어가 아닌 '사부'라고 부른다고 한다.

'사부' 단순히 요리사의 개념이 아닌 스승이 되는 말.

'사부'는 기술 뿐만 아니라 음식에 담긴 마음, 삶의 철학까지도 가르친다.

사부의 요리에 담긴 철학을 제자들이 계승하고 발전 하는 것.

그것이 중식당 주방의 묘미랄까? 사부 이연복의 요리에는 "정직"이란 철학이 담긴다.

 

"정직"한 요리. 그것은 요리에 담긴 그의 마음이자 이연복 요리사의 삶이다.

 

화교집안에서 태어나서 유복한 생활은 꿈이였던 어린날의 이연복, 열세살 부터 중식당에서 일을 했고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자신만의 식당 "목련"에서 정직함이 듬뿍담긴 요리들로 행복을 선사한다.

 

<사부의 요리>에는 그동안 TV 프로그램들에서 말하던 이연복 요리사의 이야기들이 정리되어 있다.

어릴때 어려웠던 형편, 동생이 돈을 벌어 형학비에 보탰던 이야기, 의리때문에 싸움에 휘말리고, 그로 인해 여러번 일하던 식당을 옮겼던 이야기, 그의 생활 방식에 끊임없던 사람들, 대사관에서의 요리경험, 그리고 일본에서의 생활, 그가 살아온 삶들이 지금에 이르러 활짝 핀다.

 

최근 불기 시작한 요리사의 열기, 이탈리아, 프랑스식의 서양식 요리사들의 화려함 속에서, 동양 요리의 깊음을 보여주는 '사부 이연복'. 그가 처음 TV에 등장했을 때는 잠깐의 놀라움 이였지만, 그의 삶과 요리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중식, 짜장면의 화려한 부활이 진행중이다.

 

동네의 흔한 짜장면에서 고급요리로의 변신, 그러면서 여전히 부담없는 서민들의 음식을 만들어 주는 '사부 이연복' 그가 있어 아련한 추억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사부의 요리>는 이연복요리사의 이야기.

중화요리와 함께한 이연복의 이야기는 기억속에 담긴 짜장면과 추억들을 불러온다.

마음이 담긴 짜장면 한그릇을 먹어본 이들에게 <사부의 요리>는 그들,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짜장면의 추억과 함께한 시간.

여러 추억들은 짜장면의 향을 불러오고, 2015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짜장면 하면 '사부 이연복'이 먼저 떠오른다.

시간이 흐르면 추억으로 간직 될 이름. 그의 담백한 짜장면을 한번 맛보고 싶다. 1시간이 흘러도 바삭한 탕수육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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