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과자 - 나는 한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꿈꾼다
김규흔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특별하게 다가와 시간이 흘러 당연하게 된 것들이 있다.

조선시대에 처음 '서양 옷'이 들어왔을 때도 우리에게 '옷'은 일상적으로 입는 지금의 우리가 말하는 '한복'이였겠지.

지금은 그 당연한 '옷'이 특별해져서 '한복'이란 이름이 붙어 버렸다.


'과자' 또한 그렇다.

우리 선조? 아니 할아버지의 아버지때만 하더라도, '과자'라고 하면 당시 즐겨 먹던 '한과'를 지칭하는 말이였겠지,

지금 '과자'하면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쉽게 보이는 그 모든것,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서양식의 스넥류를 말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과자는 '한과'라는 이름이 붙어 버렸지... 


저자 김규흔은 그 특별한 '한과'가 과자 하면 생각나는 당연한 음식이 되길 바라면서 또 더욱더 특별해지길 바라고 있다.

<한국의 전통과자>를 읽고나니 저자의 한과에 대한 열정과 인생을 느낀다면 그 마음이 어느센가 나에게도 스며들어 우리것을 더욱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한국의 전동 과자" 줄여서 '한과'! 세계각국의 다양한 과자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브라우니, 마카롱, 화과자, 월병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아! 이건 어디꺼 맛있다! 라는 느낌이 먼저 드는데

'우리의 전통과자'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건 뻥튀기 뿐이니....

알고 보면 뻥튀기는 우리 전통과자라고 하기에도 좀 많이 민망한 부분이 있는 녀석이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에있어서는 우리의 전통과자를 따르고 있지만, 강한 압력을 가해야 하는 것에서는 현대적인 기계의 힘이 없으면 만들어 지기 힘든 녀석이니까.. 짐작하기엔 일제시대 때이거나 광복후부터 생겨난 간식거리가 아니였을까 한다.


나에게 있어서 '한과'는 추억의 단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기억속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그런 맛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그런 단어.

'한과'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약과'다. 기억도 희미한 아주 어릴적 할아버지댁에 놀러가면 있던 아주 특별한 간식이였기 때문이지.

내 기억 속에 있는 '약과'는 지금 흔히 보는 동그란 모양의 약과가 아니다, 노란 빛이 반짝 반짝 거리는 어린시절 그 작은 고사리같은 손에 속 들어가서 한입에 먹기에 아주 적당한 크기를 가진 마름모꼴의 과자, 브라우니 처럼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결고 달지 않은, 그러면서 또 적당히 달달해 질리지 않는 그런과자. 그게 내 기억속의 '약과'인데 아무래도 유밀과의 한 종류로 분류된 '할머니 만의 특별한 할머니 약과'라고 하는게 좋겠다. 세상 어디에서도 그런 맛과 모양을 가진 약과는 구할 수 없으니까...


'약과'하면 떠오르는 추억들이 꽤 된다.

일년에 한두번 가는 할머니댁 이지만 할머니보다는 약과를 먼저 찾기도 하고, 끼니도 거르고 약과만 먹었던 기억도 있고, 지금 생각해도 엄청 많은 양을 혼자 다 먹겠다고 커다란 통에 담아 품속에 꽉 껴안고 있던 그런 기억들... 참 욕심이 많은 아이였나봐^^;


그때의 그 약과는 이젠 더는 맛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 하나가 생각나는 것 그것이 '한과'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일 거다.

어릴때 접한 한과, 아마 또래라면 제사상에서 몰래 먹어보기도 하고 신기해 하기도 했을 것 같다.

'한과'에 공감할 수 있는 나이라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다. 두살 터울인 동생에겐 머나먼 이야기로 자리잡고 있는걸 보면... 2년 일찍 태어난게 행운이기도 하고, 형으로써 2년더 많이 산 어른으로써 좋은 추억을 동생과 공유할 수 없다는게 많이 아쉽기도 하다.


이렇듯 '한과'하면 이야기가 있는 추억이 먼저 떠오르는 것 보면 신기하다.

<한국의 전통과자>역시 한과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한다.


여전히 한과는 사라지지 않고 꾸준하게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한과가 단순히 기호식품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세시풍속 명절과 제사. 혼례 등의 우리 삶의 커다란 행사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과'에 담긴 희로애락.

단순한 과자가 아니라 마음이 담긴 과자, 자연을 담고, 사람을 담은 과자 '한과' 그 자체만으로 우리 즐거움의 품격이 느껴 진다.


<한국의 전통과자>는 단순히 한과와 명장 김규흔님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한과'를 생각하는 그대로를 책으로 담으려 했기에 '이야기가 있는 한과'로 시작해서 한과의 아름다움과 멋을 우리가 그동안 잊고 살아가고 있던 것들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자연에서 찾은 재료로 자연을 그대로 담아 만들어내는 특별한 음식 '한과', 산이며 들이며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들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하고, 종류가 무려 250여가지! 아니 우리 주변의 모든 재료가 한과가 되어 만드는 사람 개개인이 다 다른 과자를 만든다는 놀라움! 어쩌면 21세기에 가장 어울리는 과자는 오랜 시간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여전히 살아 있는 '한과'라고 생각 한다.


다 똑같은 평범함이 싫어서 개개인의 맞춤을 찾고, 가지고 싶어하는 개성의 시대!

아주 폭 넓은 조리법은 있지만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변화가 무궁무진한,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더라도

7가지의 틀 속에 있고 또 넓게는 단 한단어 '한과'에 속하는 놀라움! 창조경제의 시대 진짜 창조적인것은 이미 우리 삶속에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어

그동안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나봐.


<한국의 전통과자>는 "아! 어릴때 이런 일도 있었지!!" 했던 추억들과, 한과!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

그리고 바로 실천 할 수 있는 레시피가 담겨 있고, 어떤 마음과 정성이 들어가는지 엿볼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아주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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