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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지음 / 달 / 2015년 5월
평점 :
배우 윤진서.
내가 아는 윤진서의 직업은 배우이다.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인터넷 뉴스로 종종 접할뿐 관심가지고 지켜보던 그런 배우는 아니다.
연예인이 또 책을 썼네.. 정도로 생각하던 윤진서의 '파리빌라'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서가를 정리하다가 보게된 한문장.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찾아온다는 인생의 축제 같은 시간이 나에게도 찾아왔다."
이 한문장에 끌려 읽게 됐다.
연인과의 이별... 그 충격에서 도망치듯 떠난 여행...
별것 아닌듯 했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몰입했다.
<파리 빌라>에 등장하는 두 여자, 주인공과 친구의 이야기.
주인공은 이름이 없다. 아니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윤진서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책을 읽는 독자의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들에 살면서 한번 쯤은.. 어쩌면 여러번 일수도 있는 일... 깊히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이란 감정에 사로 잡혀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무작정의 도망인지 치유의 여행인지... 떠나는 그 순간만큼은 아무런 생각이 없었을 것 같다.
당장의 아픔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에 말 그대로 '무작정'의 여행이였으니까.
뉴욕에서 파리로, 인도와 남프랑스 마르세유, 아비뇽으로, 아테네에 머물기도 하며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
남자'에... '자신'에... '사랑'이란 상념에 젖는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서야 비로서 '자신'을 찾아 새로운 활력은 얻는다.
'무작정'에서 '치유'여행이 된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빰을 적시는 눈물을 느끼게 됐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찾아온다는 그 시간...
오랜 기억속의 그 시간들이 떠오르며 <파리 빌라>속의 그녀와는 같으면서 다른 시간을 흘려보낸 '사랑'때문에...
치유되지 않고 가슴 깊은 곳에 남아 있던 상처가 그녀의 이야기에 아문다...
늦은 새벽시간에 읽은 <파리 빌라> 시간이란 녀석에 흐릿해진 기억이
다시금 뚜렸해지면서 말라버린 것 같던 눈물이 흐르고 나서야 게운함을 느꼈다.
<파리 빌라>속의 그녀 처럼...
나에게 찾아온 인생의 축제같은 시간을 이제서야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털어버릴 수 있었다는 것을...
한바탕 쏟고 나면 게운한 것을...
알게 모르게 참고 덮었던 것들...'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강함이라는 것이 정답처럼 살아 왔던 지난 날들을 털고 이제서야 새로운 시작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남자'의 만남과 '여자'의 만남
'남자'의 이별과 '여자'의 이별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
같으면서도 다름을... 또 다르면서도 같음을...
'나'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했음을 몰랐었다.
새벽 2시.. 라는 묘한 시간의 마력때문일 수도...
어쩌면 시간이 흐른 지금의 나에게 '고독'과 '사색'이 필요하다고 말해줄 그 무엇을
윤진서의 소설 <파리 빌라>로 인해서 채워졌다...
아직 아물지 않은 사랑의 상처가 있다면...
기억 깊은 곳에 묻어둔 '사랑'이 있다면...
<파리 빌라>속의 그녀의 여행을 따라갔다 오면 치유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느꼈던 것처럼...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이란 것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