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1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일탈!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며 활력을 되찾는 것!

 

하루 2시간 이상! 매일하는 약속을 지키며 잠시 하는 일탈은 종종 판타지에 빠지는 것.

한가로운 봄날 이라고 해야 할까?

하늘은 파랗고, 종종 떠다니는 뭉게구름에 마음이 풀어지는 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 오고, 태양의 강렬함을 식혀줄 그늘이 있는 날.

일탈하기 딱 좋은 그런 날

 

내 일탈은 역시 책이다.

조금은 딱딱한 인문 서적과, 시험을 위한 수험서에서 잠시 벗어나

판타지에 빠져보는 일탈.

 

그런 일탈을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과 함께 했다.

 

도서관에 한권이 있어서 단편인줄 알고 선택했는데.

이런... 시리즈 였다니!!!

 

작년에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에 빠졌었는데...

신간을 기다리기도 하고 있지만 비블리아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분명 취향에 맞을 거라는 추천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책의 주인공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다.

판타지는 언제나 그렇듯 주인공이 좀 많이 특별하다.

 

이번 주인공은 시각이 비정상 적으로 발달한 경우로 설정하고 있다.

사람에게 있는 5감중에서 4개의 감각을 시각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느끼지 못한다. 대신에 시각으로 그 모든걸 본다.

 

눈에 보인다! 어! 어!!!

이 설정은 이번에 종영한 드라마 <냄새보는 소녀>와 비슷한 설정!!

이거 설마 일본으로 수출되면 표절 시비에 휩싸일려나?? 원작은 웹툰인가 그랬다는데..

 

드라마 속의 오초림(신세경)은 후각정보를 시각으로 본다.

드라마의 특수효과를 통해 만화처럼 그 모습을 재미있게 담았는데

 

냄새 정보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정보 촉각, 미각, 청각을 눈으로 본다면

바람이 분다는 공기의 흐름바저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미세한 차이를 통해서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는 설정, 아주 정교한 어떤 것 까지 비교를 해낸다면

그 세상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어지러울까?

 

이미 그런 세상에서 살고 거기에 적응을 했다면 불편함을 없을까?

오감중 한개의 감각이라도 사라지면 정말 불편할 텐데... 물론 다른 감각들이 조금더 발달해서

사라진 감각을 어느 정도 대체한다고는 하지만 그 정교함 까지는 따라할 수 없겠지...

 

그런 만큼 없으면 없는 대로 세상에 대해서 다시 정의 하고 다시 적응해야만 하는것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아는 것을, 굳이 설명없이 느낄 수 있는 것을.

혼자면 느끼지 못한다면, 그래서 반응이 느리다면... 너무 혼란 스럽고 외롭지 않을까?

 

어쩌면 극도로 폐쇄적으로 변할 수도 있고, 스스로 괴물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소설속의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는 정말 대단한 남자로 그려졌다.

정신력도 대단 하다. 다만 사람이 너무 좋다는 것. 궁굼한것은 꼭 해결해야 하는 성격에

부탁은 거절하지도 못하는 사람! 여기에 남들과 다른 능력으로 '탐정'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간다니

모성애를 자극하면서도 남성다움에 반하는 여자들이 많을 것 같은 그런 캐릭터다.

 

책 뒤 표지에는

"당신이 잃어버린 '사랑'은 여전히 거기에 있습니다" 마음의 빈자리를 따스하게 채워주는 감동 미스터리!

라는 문구와 별 5개로 기대감을 증폭 시켰는데!!

너무 기대했던 탔일까? 아니면 비블리아고서당의 그 소소함을 좋아해서 일까.

그도 아나면 '탐정'이라는 직업에 가지고 있는 동경 때문일까.

 

아직 시리즈의 1권이라서 그랬나 보다.

후기까지 읽고서도 아쉬움이 컷던 것은...

 

감동 까지는 모르겠지만

소소한 사랑이 있는 작은 미스터리인 것은 확실하다.

 

뭔가 인생을 뒤흔들 만한 강력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드레랄린이 마구 분비될 정도로 몰입해서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것도 아닌...

그저 일상속에서 소소함을 찾아내는 능력!

어쩌면 그런 소소함을 발견하기에 '탐정'이라는 직업이 어울리는 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면 다음권에서는 뭔가 더 큰 사건에 휘말려 있다는 암시가 있긴 하지만...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는 그 특별한 눈을 통해서 물건을 찾는다.

탐정에게도 전공이 따로 있다면 타비토는 물건찾기가 전공일지도.

그가 탐정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특별한 눈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의 특별한 눈은

남들과는 다른 세심한 관찰력을 통해서 얻은 능력이란 것도 말해 주고 있다.

 

눈의 특별함이 없더라도 관찰을 통해서 추리해내는 능력의 탁월함이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려 주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이 한번에 직접적으로 알려준 그런 느낌.!

 

판타지의 장르 특성상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힌다.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를 좋아하지만 이런 류의 미스터리 또한 괜찮다.

역시 일본 소설 특유의 가벼움 이랄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특유의 가벼움 속에서 작지만 한가지 인물과 상황에 대해서

고민할 만한 질문을 한개씩 슬쩍 던져주는 반면 야마구치 코자부로의 가벼움은 말그래도의 가벼움이다.

 

그을 따라 가벼이 날아다니다 보면 어느덧 끝나 있는...

'책'이지만 '만화'를 보는 듯한.

어쩌면 참 이기적인 그런 책이다.

"넌 그냥 날 따라오기만 하면되 그러면서 내가 느끼라는 것을 느끼는 거야!"

라는 강압!!

 

그래서 즐거보는 류의 책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오늘 같이 일탈하고 싶은 날에는 딱인 그런 책이다.

잠시 생각하기 보다는 작가의 생각과 흐름을 따라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는...

"마음이 빈자리를 따스하게 채워주는 감동 미스터리!" 라는 이 문장 으로 인해서 더 아쉽다.

 

아! 두번째 에피소드의 시작에서

'인간'과 '과거의 짊어짐'에대해서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몇번이나 다시 읽어 봤다.

 

괜히 책을 읽는데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면.

나만의 생각이 없다면 이건 독서도 아니야!! 라느 평소의 생각 때문에 억지로라도 찾아 생각해보려 했다.

 

인간이 삶과 과거시간의 짊어짐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시간...

인간은 누구나 한번쯤은 과거를 뒤돌아 본적이 있을 것이다라면서

 

좋건 나쁘건 추억이란 일상의 작은 한 부분에서 고개를 내밀곤 한다.

 

즐거운 기억은 활력을, 슬픈 기억은 반성을 내일을 살아가는 양분으로 제공해 준다.

그것이 '과거를 짊어진다'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란 기억 속에 붙잡아두기가 힘들다.

'짊어진다'고 하면서도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은 분명 존재하고,

그런 잊힌 기억은 너무나 안타깝고 아쉽다.

'짋어진다'면 책임지고 전부 짊어져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아니 인간은 기억을 붙잡아두려 한다.

'기념'을 만들고 싶어한다.

어딘가에 갔던 기념이나 무언가를 해냈던 기념,

혹은 좌절의 낙인. 그것들이 기억을 대변한다.

먼 과거를 현재에 되살려 낸다. ...... 아니. 현재에서 과거를 '표면화'한다.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인간은 끊임없이 과거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존재다

살아지는 존재다. 눈에 보이는 온갖 것들이 과거를 대변하는 상황에서 현재가 존재하는 셈이니

그야말로 인간은 '과거를 짊어지고'살아간다는 거다.

-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중에서-​

​그렇게 과거를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것...

글세 잘 모르겠다... 극단 적으로 말하자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건

언제나 과거이니 어떤 감각이 뇌로 전해지면서 느끼기까지의 시간이 있으니

그것 역시 현재가 아니라 과거를 느낀다고 본다면...

현재를 살아가면서 지나간 과거를 부단히 붙잡고 있는 것이 인간아닐까?...

아니.. 지구상의 생명 모두가 그런 거겠지...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그렇게 극단적으로 되다보니 과연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은 미래의 시간을 극복 할 수 있을까?

타임머신이라는 상상도 미래로 가기보다는 미래에서 현실 또는 과거로 왔다는 설정이 더 많다.

탐임슬립이라는 말로 해야될려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람마다 중요시하는 시점이 다를 것이다.

과거가 중요한 사람은 그 과거의 기억속에서,

현재라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 이순간 이순간의 선택을...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역시나 미래에 있을 결과를.

아무도 알수 없는 선택에 대한 결과를 기대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지만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가든

현재의 시간속에서 채워지는 것은 같은것 같다.

과거의 못다한 시간을 현재에서...

알수 없는 미래의 시간을 현재에서 채워서 완성해 나간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 역시나 ...

그렇게 본다면 굳이 '짊어짐'이기 보다는

그냥 그순간의 '나'로 보는건 어떨까?

그때 그 순간의 '나'는 분명 그랬다고.

기억속의 '나'는 그랬다고... 앞으로의 '나'역시 그럴 것이고

지금 이 순간의 '나'역시나...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은 '과거의 시간을 짊어짐'보다는

다양한 시간속에 존재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 한다고 본다.

스스로도 잘 몰랐던 '나의'모습을 다시 볼 수도 있고

언제나 생각하던 '내'가 있기에 무엇인가 선택하고 즐길 수 있고...

이렇게 쓰고 나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ㅎㅎㅎ

어쨌거나 습관적으로 '가벼움'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이런 저런 생가을 한번 해봤다.

결과는...'행복'이다.

어쨌거나 '행복',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행복'이란 단어를 빼버린다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또 있겠지만...

과거를 짊어지든 현재를 사랑가든 미래를 동경하든

목표는 '행복'함을 찾는 것.

그렇기에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해보는게 인간이다.

한번은 과거의 시간속으로 들어가서 행복했던 어떤 기억들을 불러오고

지금 이순간 '행복'하기 위해서 '행복'한 기억들을 만들어 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행복'한 상상들을 해보는 것.

그렇게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왔다갔다 하면서 '행복'을 찾는 것이 인간이지.

그리고 보니 어쩌면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또한 '행복'아닐까?

분명 무언가 아직은 알 수 없는 많은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긴 하지만.

어쩌면 굉장히 무서운 인물일 수도 있지만...

과거의 추억속에서 일부러 숨기려하며 보여주고 싶은 것은

'행복'했던 오감을 느꼈던 그 순간들을 다시 찾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렇게 쓰고 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다음 편들이 궁굼해 진다.

도서관에 책이 없어서 오랜만에 희망도서 신청을 해본다.

그럼 다음 책이 올때 까지는 다시 내 사고가 깊어지는 독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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