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개정판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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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노희경! 그녀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재미를 떠나서 그녀의 드라마를 보면 사람을 참 많이 이해하려 한다는 것이 눈에 들어 온다.

시청률로 대박이 난 드라마가 있긴 하지만 노희경의 드라마를 보면 특히 시청률이 저조한, 대중에게는 재미없는 드라마 일수록 영상과 배우의 호흡 대사들이 드라마속 캐릭터 하나 하나를 아름답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아마 시청률이 낮은 그녀의 드라마 들은 첫 회를 보고 나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려운 드라마'라는게 자리 잡아 버리기 때문에 동시간 때의 다른 드라마로 회피 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이기에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세상이지만 그 말도 안되는 세상이 마치 현실 같이 느껴지기에...

드라마 속 어떤 캐릭터가 되든 꼭 하나쯤은 마치 나인 것 같고, 그래서 괜히 불편해 지기에...

 

드라마라면 수동적인 재미를 위함인데, 노희경의 드라마는 마치 소설을 읽는 것 처럼 능동적인 사고가 필요하고,

그녀가 말하는 세상의 다양한 사랑들이 가슴아프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말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녀의 드라마를 보다보면 점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건 그녀가 말하는 '사랑'에 공감이 되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아름답고 슬픈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녀가 에세이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2008년에 출간했던 에세이집에서 새로 쓴 산문 몇편을 더하고 그녀의 친필메세지를 통해 더욱 풍성해진 내용으로 북로그 컴퍼니에서 새롭게 출간했다.

 

그녀의 소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고나서 한바탕 눈물을 쏟아 내고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막 상병을 달고 이제 좀 책을 읽어도 되는 여유?와 환경이 되어 우연히 읽게된 책. 처음인가? 두번째로 읽었던 책이라 읽고 나서 어땠는지 따로 기록해 둔 건 없었다.

 

다만 일기장에... '책 한권을 통해 사람, 사랑,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할 것 같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한 사랑이 있다. 전역을 앞둔 선임이 이별에 미친짓을 하는게 아주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젠장!.'

이라고 적어 둔걸 찾았다... 며칠 뒤 독서노트를 따로 만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디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2015년 다시 다온 책을 다시 읽는 느낌... 괜히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았던 상병시절이 생각나 괜히 슬프다.

벌써 7여년 이란 시간이 흘렀구나... 그때의 난...하루 하루 그저 시간만 흐르길 기다렸었는데...

지금의 난... 크게 달라진건 하루 하루가 너무 짧아 아쉽다는 것. 책 읽는 시간도 부족한데, 취업준비며, 외국어 공부하고, 꾸준히 운동도 해줘야 하고. 어찌보면 군대에 있을때 만큼 단조로운 하루살이지만 잠들기 전엔 항상 조금,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다는 것...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는 노희경이 바라보는 세상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첫 산문은 책의 제목과 같은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산문속 한 문장이 콕! 가슴을 찌른다...

 

나를 버리니,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 나에게 사랑 받을 그녀를 유기하고 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 유죄다!! 다만... 무죄이고 싶지만 대상이 없어 괜히 더 슬프다...

아니.. 여기서 괜스레 '사랑'이란 무엇인가 고민해 본다...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 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닌데.

'사랑'이란... 사랑이란 말로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 무엇이라던데...

'사랑'을 해본적이 있기나 했었는지 이젠 알수가 없다.

그래도 다음페이지에 있는 대사 덕분에 위로를 받는다.

​니가 30년 동안

사랑을 못했다고 해도

300일 동안

공들인 사랑이 끝났다고 해도

괜찮아.

다시 사랑을 느끼는 건

한순간일 테니까.

-괜찮아,사랑이야

​캬~!! 이런 대사가 있었나?

푹 빠져본 드라마이긴 하지만 남는건 영상들뿐이여서...

공효진과 조인성!

집에 책도 있긴 하지만!!.ㅎㅎㅎ

드라마 정주행 하고 싶은 마음을 잠시 내려 둔다​

노희경님의 경험이 잔득 실린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첫사랑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

그녀의 사랑에 대한 자세...

나이가 들어서야 놓아주는 집착마져도 인간미가 철철 넘친다.

그녀의 삶에 대한 고백을 듣고 있으면

그동안 봐왔던 그녀의 드라마들이 조금은 다르게 생각나기 시작한다.

아! 하나 하나 그녀의 관심이 듬뿍 담긴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 들이기도 하구나.

소설가는 소설로 이야기 하지만.

드라마 작가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으로 하는 구나.

청소년 시절 방황했던 그녀이 이야기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어릴때의 그녀와 나이를 조금 먹고나서의 그녀

세월의 경험은 지금의 내가 짐작하기에도 벅차겠지만

20대의 내가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지금 껏 살아온 날들을 들여다 본다.

곧 정년퇴임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취업은 아직도 남의 이야기 같은 내 상황.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걸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런 거였나? ​

포기하기엔 아까운 시간들이 있긴 하지만.. 포기 해야하나?

앞으로 남은 나날들 어떻게 살아갈까 막막하기에,

취업은 생각보다 어려운 세상이기에...

지금 괜히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가란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인데.

그녀가 말한다.

돈 보다도 중요한 꿈을... 그리고 사랑을...

어떻게든 살게 된다는 것을.

지금도 말로안 아는 그 것

돈은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는 하나의 수단 뿐이라는 진실.

돈에 먹히지 않는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여러가지 중 하나의 수단 일 뿐이란 것.

그래서 행복한 삶이 있다는 것.

머리로는 알지만 아직은 가름으로 느끼지 못하는 그것.

지금도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이시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닐거라는

막연한 기대감, 막연한 자신감이 조금 자라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중요한 것은

내가 내 삶을 살 수 있다는 그 사실인데.

돈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역시나 너무 가혹하잖아.

성공은... 살다보면 뒤따라 오는 어떤 것.

내 목표는 결코 '성공'이란 말에 담길 수 없는 것이니까.

'행복'한 삶을 찾아. 난 조금더 나를 '사랑'하기로 한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오랜만에 새롭게 읽게 되니 좋다.

5년뒤에 10년 뒤에 이책을 다시 읽으면 난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그때의 난 무엇을 보게 될까?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세상이 어떤 것을 보고 있을까?

잊지 말자!

삶은 '사랑'이란 것을.

사랑은 역시 '삶'이란 것을.

사람을 보고,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사랑을 보고, 사랑을 이해한다는 것.

사람과 사랑, 사랑과 사람.

사람을 보는 눈과 사랑을 보는 눈은 같다는 것.

사람 사는 세상은 그래서 '사랑'하는 세상이며,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 '사람'이 있기 때문이란 것.​

지금의 난 '나'를 '사랑'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이미 '나'를 '사랑'하고 있으니 무죄! 라고 변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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