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 테라오 겐

낯선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몇 장 넘기지 않아 #만주국 이라는 이름, 테라오 겐의 할아버지가 장관의 비서로 일했다는 이력 때문에 거북감도 있었습니다. 읽기 싫다는 마음에 며칠은 쳐다보지도 않았죠.

아르테 #책수집가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첫 부분 때문에 평생 읽을 일도 없었을 책입니다.

서평 마감 기한이 있어 내키지 않지만 읽어간 책. 결국 끝까지 읽었습니다.

첫 부분을 넘기고 나서는 한 번도 쉬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끝가지 읽게 되었습니다.

시간에 쫓길 것 같아 며칠 염두에 뒀거든요.

그런데 단숨에 읽어 버렸죠. 너무 좋아서 여러 번 읽었다기보다는 낯선 글에 당황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편견 때문에 좋지 않은 시선으로 읽었고,

읽다 보니 일본 특유의 드라마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리뷰를 남겨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 잡히지 않아 다시 읽었죠.

두 번째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집중했고 세 번째 읽을 때 겨우 테라오 겐의 삶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할아버지의 이력을 밝힌 것은 사상의 영향이 아니었어요.

일본 군국주의를 찬양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호하는 느낌이라도 있을 것 같았는데 기우였죠.

읽으면서 저도 많이 반성했습니다. 그 시대 생각보다 괜찮은 자리처럼 느껴지는 장군의 비서관 자리,

말도 안 되는 일과 계획을 했을 것 같은 사람의 자식도 죄인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할아버지는 그때 장관의 비서관이었다.'가 전부입니다.

아버지는 당시에 어린 나이었고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힘겹게 일본으로 돌아왔다고 해요.

환경적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아주 최소한의 언급이었죠.

테라오 겐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삶을 설명해야 했고, 아버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할아버지의 상황도 알아야 했습니다. 테라오 겐의 아버지는 1945년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무척 어린 나이었다는 것이죠.

가진 것 하나 없는 상태로 살아야 했고, 테라오 겐은 아버지의 삶을 비판하면서도 이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렸던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성장 배경과 삶의 과정을 담을 수밖에 없었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책의 반 이상은 테라오 겐의 성장기에 아버지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테라오 겐의 성장과정에서 신념이 만들어지는 배경이기도 하죠.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고 힘겹게 살아온 아버지의 삶,

새로운 무언가를 즐기며 도전과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어머니의 삶.

그 상반되는 가치를 겪으며 성장한 테라오 겐의 신념.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진심으로 원했기에

진심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테라오 겐의 이야기

인생 전부를 걸로 역전할 수 있었던 그 이야기에 그가 만들어낸 #발뮤다 라는 이름과

발뮤다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조금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발뮤다를 아시나요?

제가 아는 것은 겨우 토스터 하나뿐이었습니다.

일본의 기업은 생각보다 친숙하기 다가오지 않아서 부러 찾지 않는 한 너무다 유명한 기업들만 알고 있지요.

그것도 전범 기업이나 극우 기업들을 알고 있어요. 혹시라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알아 뒀었죠.

그러다 보니 모르는 기업이 너무나 많습니다.

일본에 유명하다고 해도, 한국에도 너무 유명해서 모를 수 없을 것 같은 기업들도

모르는 기업이 꽤 많습니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놀라곤 하죠. 아무래도 관심사에 겹치는 것도 없기에 더욱 몰랐던 것 같아요. 다만 제가 토스터를 알게 된 것은 아침의 대부분은 토스트를 먹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한 상 가득 차리는 게 부담이기도 했고, 자취하면서 밥보다는 빵으로 빠르게 먹는 게 좋기도 했던 게 습관이 되어 버렸죠. 그러다 어느 날 조금은 맛있게 먹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 토스트 만드는 법을 여러 가지 알아보고 시도해봤던 게 습관이자 취미가 되었어요. 그냥 간단하게 대충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기분에 따라서 토스트로 요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관심이 가다 보니 빵 굽는 방법부터 다양한 토스터와 프라이팬을 찾아봤고, 얼마 전에 그 무시무시한 '죽은 빵도 살려낸다.'라는 발뮤다더토스터를 알게 되었죠.

제가 아는 발뮤다는 #발뮤다더토스터 딱 하나뿐이었습니다.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에만 초점을 맞췄기에 구매하진 않았어요.

성능에 비해 기대 이하라는 후기들이 포기하는 데 도움을 줬죠.

좋은 점도 많지만 '청소하기 어렵고 죽은 빵도 살리는 정도는 아니다!' 이런 후기가 참 많았어요.

에필로그를 보니 토스트기 때문에 위기를 넘겼다고 했는데

그렇게 혁신적이었나 싶었죠.

책을 읽고 나서 찾아보니 국내에서는 토스트기보다는 선풍기가 평이 더 좋았습니다.

자연풍에 조용함이 최고의 장점으로 비싼 가격이 흠이지만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첫 폐업의 위기에서 탄생한 선풍기, 두 번째 망할 뻔했던 위기에서 구해준 토스터,

테라오 겐의 성공 비결은 어쩌면 망할 것 같은 그 순간 아니었을까 싶네요.

위기의 순간 테라오 겐의 진심이 발휘되어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생각이 떠오르고

결국 세상에 만들어 내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기업 발뮤다.

이렇게 쓰고 보니 테라오 겐이 하고 싶은 말은 위기의 순간 혁신을 이뤄낸

자신의 방법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에게는 자서전이며, 위기의 순간을 맞이한 사람에게는 살아남을 방법이 있을 거라는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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