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 평전 - 문익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 문익환 평전
김형수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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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일생을 글로 담아낸 다는 것은 무던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글로 담아낸 일생을 읽어가는 일 또한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1900년대 조선, 아니 일제시대는 글과 그림 흑백사진으로 배워왔습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우리의 근현대사는 매 순간이 기억해야 할 역사로 남아 있다는 것을 시험공부를 하며 원망했습니다. 비슷한 이름 비슷한 사건 전혀 다른 결과,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연결되어 일어나기도 했던 수많은 사건들, 조선의 독립을 위한 투쟁의 기록들이 싫기도 했죠.

지난 한 달 '문익환 평전'을 읽어가며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교과서나 박물관, 책 속에서 만나던 역사를 몸으로 살아낸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그 순간의 현장에서 '꿈'을 외쳤다는 것에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기도 했고, 사람의 삶을 생각하며 전율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평전 또한 전기이기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그 순간까지 한 사람의 생을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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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된 천재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쩌면 삶 그 자체가 역사를 살아간 사람들의 목격자이며 증언자 일지도 모릅니다.
순간 반짝이며 빛을 내는 불꽃보다는 꺼지지 않는 촛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제의 마지막
전쟁의 광기에 휩싸인 제국주의 폭력 속을 살아 나왔습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문익환 자신의 이야기 보다 그 시대 어른들의 이야기가 배경이 됩니다.
독립을 위해서 목숨조차 내놓는 사람들.
한 쪽에선 저항을 다른 한 쪽에서는 순응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요?
그 시대의 이야기는 '기린갑이와 고만녜의꿈', '윤동주 평전', '문동환 자서전'을 통해 보충했습니다.

독립의 시간에 분단을 바라보며 통일을 외쳤습니다.
어쩌면 도망이라 보일 수 있는 선택도 더러 있었지요.
분단을 확인하고 떠난 유학길, 다시 돌아온 한국은 여전히 격동하는 세상이었습니다.
그가 감옥에 간 것은 시대의 아픔을 숨기기 위해서였을까요.
여섯 번의 감옥생활이 남긴 것은 '경의로움'입니다.
제가 아는 단어 중에서 '경이롭다'라는 단어 그 이상의 무엇을 찾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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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을 읽고도 부족하다 느꼈던 것은 남아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요.
교과서와 책 속에서 만나는 20세기는 전쟁 후 삶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공존하기보다는 이기는 게 우선이었던 세상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좌와 우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하지 못합니다.
지난 선거 공약만 놓고 보면 보수와 진보가 서로 다른 것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요.
문익환 목사가 바랬던 것도 어려운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형제처럼 서로 티격태격해도 결국은 같이 살아가는 것.
민족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것.
그것이 진짜 통일로 가는 길 아닐까요.

책을 읽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남과 북,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
20세기 전쟁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평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작은 이익이라도 놓치기 싫어 아둥바둥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평화를 바라봅니다.
제가 살아있는 동안 통일이 된다면 무척 기쁠 것 같지만
통일이 아니라도 평화적으로 남과 북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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