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정석 - 합격 면접 대비부터 입사·적응하기, 퇴직 후 미래 설계까지
임영미 지음 / 라온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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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만큼 기록이 늦어졌다.
공시생 73만 명, 그 가운데 하나로 살아왔고 살아갈 시간.
책을 읽으며 지난 시간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추락하는 자존감에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은 의문과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회의, 그리고 공무원이 아니라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미래.

그동안의 시간은 반짝이며 도전했다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떠밀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먹어가고 남들 다가는 직장에 취업은 못했고,
이제 와서 다른 길을 찾기에는 늦은 것 같은 생각.
그동안 배운 것이라곤 공부하고 시험 보는 것뿐 입었기에 생각 없이 붙잡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만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중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 곳이 없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붙잡고 있었던 시험이기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 먹고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 종일 공무원 시험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
한 번에 붙었으면 좋았으련만, 부족한 공부에 기회는 자꾸만 지나가는 현실.

그렇다고 아무런 기업에 취업해버리면 다시는 '나'답게 살아 살 수 없을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에
포기할 수 없어 붙잡고만 있던 수험생활에 지쳐만 가던 때.
'공무원의 정석'을 읽게 된 것은 더 없을 큰 행운이다.

공무원에도 여러 직렬이 있지만 가장 보편적이라는 행정직과 전공 공부를 했었기에 쉬워 보이는 복지직을 두루 시험 보곤 했는데. 생각과 목표 자체가 잘 못되었기에 합격할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번 한두 문제로 떨어지는 아쉬움. 한두 문제 차이로 합격하는 사람과 엇갈리는 희비에 운이 없었을 뿐이었다 되뇌어도 비참해지는 기분을 어찌할 수 없었는데.
그 모든 막연함과 안일함이 어쩌면 한두 문제 차이로 합격과 탈락을 결정지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저자인 임영미 님은 공무원 생활을 두루 경험하고 퇴직 후에도 직장이 있는 어쩌면 73만의 공시생들이 꿈꾸는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다. 공직사회도 종류가 많기에 그 모든 것을 대표할 순 없지만 일반적인 것. 보편적인 생활 내에서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조언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목표를 잡을 수 있게 해준다.

공무원이 되면 모두가 '워라벨'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어쩌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겠다.
공무원만 되면 빵빵한 연금에 9시 출근 6시 칼퇴근, 중견기업 못지않은 월급에 법적으로 보장된 복지시스템, 부자는 아니어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것 다 하면서 살아갈 최고의 직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저자가 알려주는 현실과 너무 달랐다.
비상 상황이 생기면 새벽에도 출근해야 되며, 밤늦게까지 남아 있는 날도 대기업 못지않은다고 한다.
지금 공무원으로 시작하는 초년생들은 연금이 선배들 만큼 많지도 않다.
급여는 공개된 그 급여에 약간의 수당이 있다.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급여 차이가 엄청 크다고 한다.
남들 다 받는 그 흔한 성과금이라는 것도 없는 직업.
거기에 전반적으로 국민에 대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로 대표적인 3D업종인 서비스업에 들어간다는 것. 각오가 없다면, 공무원 생활의 실제 모습을 모른다면 시험에 합격하고서도 3년도 안되어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나게 된다는 조언.

선배로써 해주는 수많은 조언과 경고 속에서도
계약직 생활을 경험하고 있는 나에겐 그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꼭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야겠다는 투지를 불러온다. 막연했던 미래에 현실적인 그림을 그려 본다.
어쩔 수 없음에, 사회 탓을 할게 아니라 어떻게든 적응해 나가야 된다는 것을
이제서야 실감했다고 할까...

꿈이 있다면, 목표가 있다면 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가는 것.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가져야 할 긍정의 마음과 친절함을 배워간다.

수 십 번을 지웠다 다시 써도 정리가 잘 안된다.
길잡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히려 가는 길에 장애물만 더 많아진 느낌이다.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음일까.
아니면 이대로도 좋을 것 같다는 안일함 때문일까.
변화와 모험을 좋아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두려움에 쫓기게 되었을까.

때가 되면 이뤄야 되는 많은 것들 속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게 되면서 마음과 생각은 복잡해져만 간다.
이렇게 마음먹었다가도 또 어느 순간 흔들려 버리는 삶.

'나'라는 '주체'로 살아갈 수 있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까.
깊은 고민이 또 남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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