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김민준 옮김 / 자화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방인" 수많은 번역이 있는 책이다.
처음 만났던 이방인은 김화영님의 번역이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는 대부분 먼저 만나는 번역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젠 역사가 되어가는 대형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 속 이방인을 처음 만났던 때는 중학생 무렵이다. 정말 단순히 친구가 읽어봤냐?는 한마디에 나도 문학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서 집어 들었었다.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 잠깐 훑어 봤을 때 생각보다 쉽게 다가온 문장. 그리고 직전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덕분에 자신감이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때 독서장에 "분명 책을 다 읽긴 했는데 하나도 읽지 않은 기분이다."라고 적었을 정도로...

그리고 고등학생 때 학교 도서관 청소를 하다가 눈에 띄어 갑작스럽게 펼쳐 들었던 기억도 있다.
중학생 때 마주했던 책과 같은 이방인, 그때는 순간 뫼르소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기록했다.
아마도 이 땐 세상에서 동떨어진 이방인처럼 느껴지던 고민이 많던 시기여서 그랬을지 모른다.

군 생활 중에 세 번째 이방인을 만났다.
습관처럼 읽어 내던 책들 사이에 있어서 읽었던 이방인에서는 '뫼르소'이 사람은 뭐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다. 소설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이때 처음 했다. 태양에 무슨 의미가 있기에 총을 쐈을까?
그 순간이 어떤 순간이었기에 사형을 언도받기까지 했을까? 다시 읽어봐도 찾을 수 없던 그 이유에 아직 세상을 덜 살았구나 싶은 생각으로 마무리했던 기억.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대학생활 후반 문학동네의 버전으로 '이인'이란 제목의 이방인을 읽었다.
그리고 지금 여섯 번째 이방인을 읽었다.

아마 어린 왕자와 데미안 다음으로 여러 번 읽은 책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읽었으나
단 한 번도 카뮈의 뫼르소를 온전하게 파악했다 싶은 생각이 들진 않는다.

한때 원서로 읽으면 어떨까 싶어 기초에 도전했던 적도 있었지만
영어 단어 암기도 빠듯했던 때에 쉽게 포기했기에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 만난 '뫼르소'역시 모르쇠다.
뫼르소란 인물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무엇을 하든 어떤 일이 일어나든 의미 없다 말하는 그
어찌 보면 속과 겉이 너무 똑같은 솔직한 사람,
그렇기에 불편하도 이상해 보이는 사람.

그에게 '태양'은 어떤 의미였을까?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고, 1부와 2부의 뫼르소는 다른 인물이 되어 버린다.
1부를 모르고 2부를 봤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까?

카뮈가 살아 있다면 직접적으로 한 번쯤은 물어볼 텐데...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인 뫼르소를 우리는 왜 자꾸 찾게 되는 걸까?
어쩌면 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서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화상에서 출간한 이방인은 포켓북, 또는 핸디북이라 하는 작은 책이다.
들고 다니기 편하고 어디에서든 쉽게 꺼내 읽어도 부담가지 않은 가벼움까지 겸비했다.
지난 3주라는 시간 읽고 또 읽었지만 카뮈의 문장에서 결국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여전히 '뫼르소'라는 인물은 국회의원들의 말처럼 '모르쇠'로 남았다.

아마 카뮈의 작품을 섭렵하고 삶이라는 경험이 늘어나면 그를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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