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버릇 창비청소년시선 43
김응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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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고 살뜰하다. 시인이 이제 막 열심히 익어 가고 있는 친구들을 어떤 마음밭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느껴진다. 이 시집을 읽고 나니 길에서 지나치는 청소년들이 달리 보인다. 그래, 각자 어려운 길을 걷고 있으니 응원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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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는 여기서 시작된다 창비청소년시선 44
최설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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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하고 상큼하지만 거기에 스민 여중생들의, 딸들의 세계를 길어 올린 힘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시각도, 감각도, 태도도, 언어도, 시적 형상화도 모두 참 좋다. 무심하게 넘기기 어려운 시편들이 큰 감동으로도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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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은 힘들다
이정록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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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의 동시집 가운데 가장 재밌고, 감동적이고, 언어가 활딱거리고, 은근한 힘과 애정이 스며 있고, 어린이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깊은 마음이 배어나온다고 읽었다. 좋네, 좋아! (좀 어려운 시도 있긴 했고, 삽화 구성이 아쉬운 것들이 있었고, 해설은 넘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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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관련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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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있어야 할까?
맥 바넷 지음,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김세실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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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에 괴물이 있어요!
키티 크라우더 지음, 파비앙 옮김 / 미디어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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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것보다 사연이 많아! K-요괴 도감
이고은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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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
안영은 지음, 최미란 그림 / 책읽는곰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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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안개초등학교 1 - 까만 눈의 정체 쉿!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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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특함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울 동화가 나타났다. 서사의 골격을 이루는 구성을 봤을 때 온갖 기이함으로 그득하다. 인물, 사건, 배경, 곧 구성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 다 그러하다.

도입부부터 여느 어린이 서사에선 만나기 어려운 배경이 설정되면서 독자의 눈과 사고를 꽉 붙든다. ‘마음 단단히 먹고 읽어나갈 준비, 됐어?’ 하고 묻는 듯한 도입부. 배경 제시만으로 이렇게 독자를 결박하듯 붙들고 자리에 앉히는 작품을 본 적이 별로 없다. 물론 이 차고 넘칠 듯한 배경 설정들이 그저 소모되고 마는 건지 아닌지는 끝까지 보고 판단할 문제인데, 시리즈로 후속권이 나올 거라 하니 이 책 안에서만으론 일단 판단 유보다.

그다음 인물. 사뭇 평범한 아동문학의 주인공인 듯한 지은이가 등장한다. 하지만 평범한 듯한 느낌을 이름에서부터 벗겨낸다.(이 평범성은 많은 아이가 보편적으로 지닌 절박한 문제에서 비롯된 거라 부정적인 평범성은 아니다.) 이지은에서 묘지은으로 바뀌었다는 이름을, 가뜩이나 전학 와서 낯선 학교의 담임선생이 별명화해 부르기 시작하면서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아이. 빌런이 ‘아이’가 아니라 ‘교사’라니. 그리고 묘지은이나 교사야 수용 범위를 넓게 펼쳐서 그러그러하다고 받아들이더라도, 묘지은의 짝으로 등장하는 조마구는 독특함으로 우주 최강 느낌 마구마구 풍기는 친구이자 빌런이다. 친구이자 빌런? 둘 다 가능? 그렇다. 조마구는 모순되게도 그렇다. 묘지은은 조마구 덕에 학교생활에 안착하는 듯하다가 최대 위기도 겪으니까.

조마구는 마구 문제적 인물이다. 작품을 다 읽고 나니 내 둘레 어딘가에 똥그랗고 시커먼 눈알 두 개가 나를 뙤룩뙤룩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다. 당구알처럼 맨질한 눈알 두 개가 동동 떠서, 혹은 어딘가에 붙거나 매달려서 나를, 저 속 깊은 심연까지를 파고들고 헤집어서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닌지 퍼뜩 상상되며 섬뜩해진다.

이 책의 부제가 ‘까만 눈의 정체’인데, 눈이야 원래 까마니까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흰자와 검은자 사이의 균형이 깨져 검정이 압도해버린 눈알을 떠올려보자. 까만 눈은 당연하면서도 무서운 눈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사건. 사건이 대개 구성의 핵심에 놓이는데 이 작품은 배경과 인물만으로도 할 말을 많이 하게 해서 사건에 대해 말하자니 벌써 지친다. 참으로 유난해서 말이다! 사건은, 서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말해주는 거니까 여기서 말하고픈 욕망은 참아야 한다. 본격 미스터리물을 내세운 작품을 읽을 독자한테 안미스터리해지게 할 얘기를 미리 흘릴 순 없으니.


독특함은 독특함으로만 승부할 수 없다. 독특함은 독자 멱살을 잡고 어딘가로 끌고 가려 하지만 그것만으론 동력에 한계가 있다.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독특함만 동동 떠오른다면 괜한 허무함까지 동반될 수 있다.

그러면야 그 독특함의 요소들이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어떤 해석을 낳으려는지, 의도야 정확히 모르더라도 풍부하게 독자마다 읽어낼 여지는 강한지, 이게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표 아닐까.

여기서, 이 작품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게 바로 눈과 입이다. 눈과 입이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누군가의 눈이 조마구한테 넘어가고, 조마구의 까만 눈은 묘지은을 감시하듯 들여다본다. 당황하면 말 한마디 못 하는 묘지은의 입 또한 조마구한테 넘어가는데, 그러자 조마구의 입과 대담한 이바구를 나눈다. 워낙 산발되고 복잡하게 흩뿌려진 듯 읽히는 다양한 상징들을 하나하나 연결해서 해석의 고리로 삼아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까지 나아가는 길은 꽤 험난하다.(막혀 있을 수도 있다.) 작가는 단순명쾌해지게 그 길을 제시하지 않았고, 그건 의도일 테다. 어쩌면 그 길을 따라 많은 독자가 주제에까지 나아가길 거부하는 건지도 모른다. 주제가 선명하면 작품은 풍성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빈약해지기도 하는데, 작가는 그럴 여지를 차단한 채 장르적 특질을 극강으로 앞세워 구현하는 데 집중한 듯하다. 아이들 마음밭과 현실을 환상을 통해 넘나드는 동화의 장르적 특질, 조마조마한 두려움과 긴장감을 잡고 가는 미스터리물의 장르적 특질을 수많은 독특한 설정과 서사 전개로 형상화해가는 가운데 독자는 그저 재미있다고, 그래서 좋다고, 폭 빠져든다고 느끼면서 이 작품이 마련해낸 세계 안에서 한바탕 놀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작정을 한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상징과 상징 그 사이에서 부영하듯 연결고리와 맥을 찾아 해석을 해내려고, 해석의 정답을 찾으려고 드는 독자의 노력은 부질없는 게 되고 말겠다.


그래도, 그렇다 해도 나 나름의 해석이나 이해는 필요하다. 그래야 ‘납득’으로 이 책을 덮을 수 있겠어서 말이다. 조마구는 지은이한테 자신이 속한 ‘우리’는 “이상하고 묘한 것들”이라 말한다. 이거, 이런 거 아닐까.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기존 세계와 다른 세계의 모습들, 현상들, 존재들 말이다. 그 총체 속에 조마구가 속해 있는 거 아닐까. 한편, 조마구는 가장 가까이에서 묘지은을 이해해주고 도와주지만 묘지은이 거기에 고착하지 않고 두려움을 뚫고 어딘가로 나아가게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친구이자 빌런도 가능한 존재는 결국, 내 생각엔 자기 자신밖에 없다. 조마구는 묘지은의 또 다른 자아, 성장기 자아, 그래서 낯선 자아인 셈이다. 까만 눈은 묘지은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눈이고, 지은이가 조마구를 찾아간 길은 그래서 자기 심연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정이다. 조마구가 가져가버린 입은 억압되어 말문이 막혀 있던 자기 본연의 입이다.


이 작품은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가는 성장기 아이가 자기도 몰랐던 자기 자신과, 그리고 세계와 만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자아와 새로운 자아가 합일을 이루는 이야기, 그리고 기존의 세계와 새로운 세계를 연결해내는 이야기라고 나는 어렴풋하게나마 생각한다. 조마구는 묘지은이, 고립감과 외로움에 둘러싸여 자신을 표현할 수 없게 되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 상황에 놓인 묘지은이 불러낸 자신 안의 또 다른 강력한 자아다. 그 자아는 자신한테서 나왔으니 친구지만 자신을 가만히 안 놔두고 더 깊은 무의식으로 돌파해 들어가 그 안에 웅크리고 있던 두려움을 끄집어내 각성해내게 하는 존재이니 최대의 빌런이다. 하지만 빌런 덕에 지은이는 자신을 놀리던 현실 속 빌런인 교사에게 아이들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만들어 되돌려주었고, 발화해야만 했던 것들을 발화함으로써 자기 자신한테 자신을 되돌려주었다.

묘지은이 사는 세계는 이 과정을 겪기 전과 후가 다르다. 두 세계는 그런데 결별된 세계가 아니다. 자아와 세계를 분리하지 않고 넘나들며 살아가는 저학년에서, 이젠 자아와 세계의 분리 속에서 자아와 세계 각각으로 뻗어 나가고자 하는 고학년으로 나아간다는 건 ‘연결’이지 ‘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연결은 ‘성장’이라는 끈이 있기에 가능하다.

묘지은은 짙은 두려움 속에서도 자기 의지로 조마구를 찾아갔다. 하지만 묘지은의 또 다른 자아인 조마구는 묘지은이 자신을 찾아왔음을 익히 알고 있었고, 둘은 만날 수밖에 없었다. 둘의 해후가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무릇 성장하려면 자기 안의 두려움을 직면해야 한다는 명제가 여기서 증언된다. 어찌 되었건 지은이는 남의 도움이 아니라 자기 의지와 또 다른 자아의 도움으로 성장을 이끌어냈으니 이 작품은 어린이 주체적인 서사가 되었다.


주제의식이 너무 또렷하거나 압도적인(가르치려는) 여느 동화들과 다른 결을 띠려고 주제의식은 되도록 저 멀리 밀쳐두고 이야기 자체로 승부하여 재미를 극대화하려 한 이 작품은 역설적으로 아주 훌륭하게 주제의식을 이야기에 스며넣은 결과를 가져온 듯하다. 이 새롭디 새로운 어린이 서사가 독자와 시장, 그리고 문단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2편이 궁금해지는 것과 더불어 그 또한 엄청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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