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길
김철순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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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훌륭한 그림책이다. 살가운, 압축된 동시를 이렇게 멋진 구도와 색, 절제미, 캐릭터, 구성, 상상력으로 풀어내다니. 누가 봐도 반할 수밖에 없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훅 다가설 명작이다. 대한민국 그림책상 대상, 한국출판문화상 등 두루두루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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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으로 세상 읽기 - AI와 문화예술, 사회와 사람을 잇는 지식 산책
공병훈.조정미 지음 / 반디서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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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독특한 책이다. 논문으로 세상을 읽는다? 그 효용이 어떤 걸지 궁금했다. 표지에 적힌 "논문, 세상을 읽는 새로운 창"이라는 카피가 힌트. 미디어와 경제, 문학과 출판을 전공한 두 저자의 평소 습관이 바로 관심 가는 현상이나 소재가 생기면 그것을 다룬 논문부터 찾아 살펴보는 것인바, 그러면서 통찰하게 된 내용과 읽은 논문, 그 논문의 내용과 참조점 등을 담은 책이다.


읽다 보니 세상 만사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틀'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논문이라는 것이 현상을 분석해 이론화하기 위한 경로 혹은 도구라 한다면, 이건 꽤 효과적인 틀이다. 보고 듣고 겪게 돼서 어렴풋하게 느낀 특정한 현상들, 그 현상들의 가시적 양상과 특징, 이를 통해 우리가 참조할 수 있는 점, 이런 것들을 가끔 특정 개념이나 이론을 통해, 누군가에 의해 정리된 언어로 인식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런 내용을 담은 논문이든 칼럼이든 단행본이든 어떤 텍스트를 볼 때면 '아, 어렴풋하게 느꼈던 것들이 이렇게 벌써 누군가에 의해 파악되고 분석돼 있구나, 이렇게 언어화되어 개념 혹은 이론으로 정립돼 있구나, 이걸 활용하면 되겠다.' 이렇게 느끼고 여길 때가 있다. 실제라는 재료를 이론화한 내용, 그러니까 귀납적 사고를 한 결과물인데, 이것의 효용은 바로, 거꾸로 연역적 사고를 촉발한다는 것, 그러니까 이론을 가지고 실제를 파악하고 분석해 또 다른 인식이나 전망으로 나아가도록 한다는 데 있다. 이렇듯 실제와 이론은 맞물리고, 그 맞물림을 통해 우리는 좁은 경험에만, 혹은 추상적 관념에만 사로잡히지 않고 더 정밀한 눈으로 자신과 타자, 그리고 세계를 들여다보게 된다.


이렇듯 논문으로 세상을 읽는 행위의 효용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한다. 공부나 연구를 하는 사람들, 학교나 강단, 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만이 논문을 보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 논문은 누구나 활용 가능한, 실제와 이론 속에서 경로를 찾도록 도와주는 좋은 길잡이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별의별 분야가 다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래서 책에 소개된 어떤 논문은 찾아 읽어보고 싶게 되며, 책에 간단히 정리돼 있는 내용만으로도 큰 참조점을 얻는다. 두 저자가 사유한 바를 따라가는 것 또한 재미있다. 특히 인공지능, 매체, 문학, 출판, 문화예술, 대중문화, 청년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여러 이야깃거리를 넘나들며 다루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으로 많은 분이 이러한 재미와 효용을 누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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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철학 - 고대 철학가 12인에게 배우는 인생 기술
권석천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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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꼭지 읽고 설마 이렇게? 두 번째 꼭지 읽고 정말 이렇게? 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20년 전에 나왔다고 해도 믿을 만한 기획이자 내용 아닌가? 첨예해질 대로 첨예해진 다양성이 대중의 삶에 깃들어 있는 이 시대에 이렇게 전형적이고 추상적인 접근을 했다니 적잖이 놀랍다. 좋은 내용이어도 얼마나 구체적인 삶으로 직핍해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리 읽히고 새롭게 의미화될 터. 그런 시도는 거의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붕붕 뜬 관념의 언어가 추상성만 더한다. 익숙하고 보아온 말들. 그런 말들은 붕 떠 있다가 쉽게 휘발되기 마련이다. 21세기 대중의 수많은 '나'와 연결되는 접점이 과연 마련될지 의구심이 드는데, 그렇다 보니 더더욱이 꼰대스럽게 읽혀 끝까지 읽기 무척 힘들었다. '최선'이란 말부터가 철학적 고민이 얼마나 담겼는지 의심하게 하는 근대적 접근. 그래서 난 이 책을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 "고대 철학자들 이야기를 지금 이 시대에 '왜' 담아낼지, 그리고 '어떻게' 담아낼지에 관해 모두 후진적으로 안일하게 접근한 책." 저자는, 그리고 기획자는 '너는 모르지? 내가 알려줄게'로 접근하기보다 대중의 삶에 터해 그들이 원하는 바에 호응하는 방식의 '들려주기'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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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구름 같아요 작지만 소중한 3
하이거우팡둥 지음, 린샤오베이 그림, 허동호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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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다. 무심코 보다가 툭. ㅠㅠ 변화 무쌍하면서도 우리 삶에 촉촉하게 내려와 적셔주는 구름. 개구리의 특성과 자연의 섭리를 울림 있게 잘 형상화했다. 감정의 흐름과 곡절을 무척 솔직하게 설득력 있게 그렸다. 그림도 멋지다. 아주 훌륭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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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만의 시련과 음식 탐정 펭카 - 탄소 발자국 작지만 엄청난 4
조은수 지음, 김진화 그림, 이원영 감수 / 두마리토끼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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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되게 유쾌하고 재밌는 책이다. 글작가, 그림작가, 감수자 모두 명성이나 그간의 필력이 대단한 분들이라서 그런가? 그분들의 실력과 에너지가 모인 걸까?


참으로 묘한 매력이 넘친다. 논픽션 책이지만 판타지 기반의 동화처럼 쓰였다. 다루는 내용은 그닥 즐겁기 어려운, 지구와 뭇 생명들의 공존과 지속을 위한 것으로, 그걸 위협하는 우리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런 주제와 소재를 다룬 책은 대부분 좀 무겁고, 부담스럽고, 암울하고, 교훈적이기 마련인데, 이 책은 결이 다르다. 시종일관 통통 튄다.


그러면서도 아주 '직접적'이다. 할 말을 대놓고 팍팍 한다. 그래, 빙빙 돌려가며 말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진실을 정확히 알려주고, 다르게 행동하자고 직접 안내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절박해진 시절이 됐기 때문이다. 더는 빙빙 돌려가며 말할 짬이 없다. 더구나 아주 광활한 이야기를 쉽고 새롭게 펼쳐낸다. 우리의 작은 행동이 지구 반대편 생물한테 어떤 영향으로 돌아가는지를 연결해 드넓게 다룬다. 시야를 확 열어젖힌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세밀한 유머와 여유, 틈새를 놓치지 않는다. 펭귄이 '고기만'한테 피자 시켜 먹는 거에 대해 뭐라고 막 하고 있는데도 고기만은 일단 눈앞의 피자를 먹는다거나, 펭귄한테 외려 권한다거나... ㅎㅎ (스포가 될까봐 자세히 말하긴 어려운데 줄곧 아기자기하면서도 상상력이 넘친다.)


그림도 뻔하지 않고 보는 맛이 좋다. 김진화 작가의 그림은 어떤 땐 되게 차분하고 감성적이던데, 이럴 땐 엄청 개구지고 소란스럽고 익살스럽다.


생태환경에 관한 재미난 어린이책으로, 독특한 과학 책으로, 많은 어린이한테 두루 읽히면 좋겠다. 그림책이지만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 얼마든지 같이 읽고 토론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이다. 가정에서,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함께 읽고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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