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에게 사랑이란, 

내 손가락이 저 사람의 손가락에 살짝 닿았으면 좋겠다. 내 손으로 그 사람의 손을 꽉 잡아 놓치고 싶지 않다. 그 사람을 내 쪽으로 당겨서 깊숙하게 끌어안고 싶다.

 다가가는 과정을 충실히 밟아 나가는 것이다. 그 사람의 음악 취향이나 식성처럼 사소한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사랑이다. 우연히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 올 때 짜릿함을 느끼는 것이 사랑이다.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낯섦을 느끼는 것이 사랑이다. 노력해도 마음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 초조함을 느끼는 것이 사랑이다. 작은 오해로 크게 실망하고 멀어지는 순간을 견디는 것이 사랑이다.......이런 지난한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이 바로 진짜 사랑이다.  

이렇게 사랑은 쉽게 빠져드는 감정인 동시에 어렵게 쌓아가는 관계이기도 하다.   

'하정우, 느낌있다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일, 내일 

 둘이서 마주 앉아, 잘못 배달된 도시락처럼 말없이, 서로의 눈썹을 향하여 손가락을, 이마를, 흐트러져 뚜렷해지지 않는 그림자를, 나란히 놓아둔 채 흐르는 

 우리는 빗방울만큼 떨어져 있다 오른뺨에 왼손을 대고 싶어져 마음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둘이 앉아 있는 사정이 창문에 어려 있다 떠올라 가라앉지 않는, 生前의 감정 이런 일은 헐거운 장갑 같아서 나는 사랑하고 당신은 말이 없다 

 더 갈 수 없는 오늘을 편하게 생각해본 적 없다 손끝으로 당신을 둘러싼 것들만 더듬는다 말을 하기 직전의 입술은 다룰 줄 모르는 악기 같은 것 마주 앉은 당신에게 풀려나간, 돌아오지 않는 고요를 쥐여 주고 싶어서 

 불가능한 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당신이 뒤를 돌아볼 때까지 그 뒤를 뒤에서 볼 때까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키예쁜구두 2011-09-02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야할 말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누군가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전엔 너도 나처럼 걸음이 느렸어!" 

잊고 있었는데, 맞는 말이었다. 막 연애 감정이 시작되어 헤어지기를 아쉬워하는 연인들처럼 내가 걷던 길도 늘 어떤 감정으로 넘쳐났기 때문에 나도 정말 느릿느릿 걸었다. 그 속도를 잃어버리고 난 뒤 내 삶은 급물살을 타며 휘청대고 있는 듯하다. 체질껏 열심히 살아왔지만 늘 그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낭패감을 맛보기도 하는 것은 왜일까. 빨리 걸을 수 있다는 건 몸이 건강해졌다는 말도 될 텐데, 그 속도감을 잘 조절할 수 있을 만큼 과연 정신도 강해진 걸까.  

'조은-마음이여, 걸어라中'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1-09-0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네요. 속도를 잃어버리고.. 마음을 잃어버리고.. 누군가와 함께 느리게 걷는 추억의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그 사람에게서 내 걸음이 빨라졌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말이에요. 마음을 제 속도로 걷게 하는 일, 참 어려워요.

처키예쁜구두 2011-09-0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천천히 걸어보는 일 좋을 것 같죠^^
 

 

#1. 추위를 견디고, 비를 맞고, 뜨거운 태양을 견디고, 오랜 시간을 견디며,  그렇게 꽃이 핀다. 세상의 어떤 꽃도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지금 흔들리는 것, 다 괜찮다.  

#2. 농담 같은 삶 

그러면 뭐 어때. 꼭 진실하지 않아도 매일 착하지 않아도 항상 성실하지 않아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그냥 그렇게 살면 뭐 어때.  

모두들 진실하게 모두들 성실하게 모두들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으니, 그냥 지나가는 바람처럼 쓸쓸히 잊히는 추억처럼 지나간 옛사랑처럼 

나 하나쯤 그냥 그렇게 농담처럼 살면 뭐 어때.  

'박광수-참 서툰 사람들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