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을 만들어라 - 상대를 완벽히 사로잡는 메시지의 비밀
카르멘 사이먼 지음, 박준형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기억 전쟁 

이 책은, 타인으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타인의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인지과학 분야의 지식이지만, 이 지식이 주로 소비되는 곳은 비즈니스, 곧 마케팅 세계입니다. 그곳은 언제나 전쟁 중이고, 인간 이해와 관련된 지식이라면 언제든 그것을 흡수해 무기로 삼는 놀랍고도 무서운 곳이지요. 사실 '기억'이라는 변수를 이용해서 타인(소비자, 고객)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이런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것을 써먹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적어도 그들의 꼼수에 무방비 상태로 당하지는 말자 하는 (나름의) 방어 전략이기도 합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 기술을 아는 사람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기억과 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되니까요. 


상대의 기억 속에 10%만 남겨라!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을 만들어라>는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변수가 기억에 영향을 미치고 또 행동을 촉발시키는지에 주목합니다. 망각 곡선에 의하면, 인간은 보고 들은 것의 대부분(약 90%)을 곧 잊어버립니다. 대부분 잊히고 마는 정보 속에서 인간의 기억 속에 남는 10%는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고, 중요하다고 생각될수록 기억에 남을 확률이 더 높고, 이렇게 기억된 정보는 행동을 이끌어내게 됩니다. 그러니까 타인이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을 만들고 싶다면,
내가 남기고 싶은 10%를 타인의 가장 중요한 목표와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내가 남기고 싶은 10%(타인의 마음속에 정확하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를 결정할 때, 필요한 개념이 '글자 그대로의 기억'과 '요점 기억'입니다. '글자 그대로의 기억'과 '요점 기억'은 맥락, 신호, 독특함, 감정, 사실, 친숙함, 동기부여, 신선함, 정보의 양, 공감, 반복, 스스로 만드는 콘텐츠, 감각적인 강도, 사회적 양상, 놀라움 등의 변수 등에 의해 자극을 받는데, 변수를 활용할 때 중요한 것은 변수(자극)의 종류가 아니라, 변수의 적절한 혼합입니다. 이 책은 변수와 변수를 혼합하는 기계적인 방법 같은 것을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각각의 변수를 이해하고, 그 변수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보다 큰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 책이 가르쳐주는 비즈니스 전략을 현장에서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훈련과 단련의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놀라움은 기억에 남지만 너무 지나치면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든다, 중요한 메시지일수록 아침에 전달하는 것이 좋다와 같이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팁과 힌트들도 풍부합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을 만들어라>는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닙니다. 뇌과학 분야의 전문 지식과 비즈니스 현장의 생생한 사례가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활용하는 것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원리를 이해하는 것과 응용하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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