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의 성경과 하나님의 영광
존 파이퍼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우주의 창조주이고 그분이 감화하여 세상의 모든 민족에게 선물로 주신 책이다. 당신을 초대한다. 나와 함께 가자. 이보다 더 위대한 추구를 나는 알지 못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가? 기독교의 성경은 진리인가? 어떻게 아는가?"(53)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거나 아니면 완전한 거짓이다. 둘 중에 하나이다. 중간은 없다. "세상의 창조주요 주인이요 통치자이신 하나님이 말씀하셨"는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방식은 '책'을 통해서"이며, "그것도 딱 하나의 책", 성경을 통해서 말씀하셨다. 존 파이퍼 목사는 이것을 "아찔하고도 충격적인 주장"(390)이라고 표현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주장은 필연적으로 우리를 다음과 같은 질문 앞에 불러 세우기 때문이다. "성경은 신빙성 있는 하나님의 말씀인가?", "성경이 진리임을 어떻게 아는가?" 이것이 상위 질문이라면 여기서 파생되는 하위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우리가 믿는 성경은 어떤 책인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진리이며 오류가 없는가?" "성경은 하나님의 진리를 무오하게 담아냈는가?" "성경은 완전한 진리인가? 전체가 다 그런가?" "성경의 모든 가르침은 다른 모든 진리 주장의 기준으로 삼아도 될 정도로 믿을 만한가?" 또한 성경이 완전한 진리라면, "성경을 신뢰할 만한 충분한 자체적 근거는 무엇인가?" "성경의 정당성과 견실한 기초는 무엇인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 믿는 논거가 무엇이기에 그것이 실제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가?" <존 파이퍼의 성경과 하나님의 영광>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가 먼저 인지해야 할 것은, 이 질문과 답이 인류가 직면한 가장 절박한 문제라는 것이다. "성경이 진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이는 절박한 질문이다. 달이 지구를 공전함을 어떻게 아는가?"나 "에이브러햄 링컨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어떻게 아는가?"와는 다르다. 이 두 질문이 절박하지 않은 이유는 그것을 믿는지 여부가 당신의 삶의 방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무이다. 당신이 영원을 보낼 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도 그런 질문에 대한 답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 성경의 가르침은 영생의 길을 보여 주고 현세를 살아가는 방식을 빚어낸다. 그러므로 성경이 진리를 가르치는지 여부를 아는 것은 더없이 중요하다"(178-179).


우리 시대 기독교 대표 지성이기도 한 존 파이퍼는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자신의 논지를 분명하게 증명해낸다. 그래서 이 책은 은혜로운 신앙서적이기보다, 정교한 논문처럼 읽힌다. 이 책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교육적 배경도 없고 역사적 연구에 투자할 시간도 별로 없는 평범한 사람들은 성경의 모든 가르침이 하나님의 신빙성 있는 말씀임을 어떻게 확실히 알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성경은 언제든지 지적인 도전을 반긴다. "성경이라는 저작물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강력하고 설득력 있고 학문적이고 역사적인 논증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존 파이퍼는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런 논증을 접하기가 힘들며 그중에는 아예 문자가 없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에 주목한다(272). "무지한 사람들"도 복음이 진리임을 정당하게 확신할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질문이라면, 핵심 논지는 이것이다. "인간의 사고가 성경의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니 곧 그 진리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을 통해서다"(20).


<존 파이퍼의 성경과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특별한 영광이 성경을 확증하며, 성경 속에 그리고 성경을 통해 빛나는 하나님의 특별한 영광이 무엇인지를 논리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펼쳐 보인다. 가장 무지한 사람이든 가장 박식한 사람이든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말씀 속에서 그분의 영광을 보아야만 확신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선명하고도 감동적으로 풀어준다. 


이 책은 쉽지 않다. 그러나 지적 탐구를 즐기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도전하고 싶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책이 제기하고 있는 질문은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절박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신앙이든 비신앙인이든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하는 성경, 이것이 정말 그러한가 일 생에 한 번은 지적으로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고, 이 책은 그 지적 탐구의 길을 가장 잘 안내해줄 책이라 확신한다. 이것은 신앙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성경책을) 덮어놓고' 믿는 믿음은 좋은 믿음이 아니다. 아니, 엄밀히 말해 그것은 믿음이 아니다. 아무런 회의나 의문 없이 덮어 놓고 믿는 믿음의 최고의 믿음이요, 순수한 믿음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존 파이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믿음이란 미지의 세계에 들어서는 용감무쌍한 걸음이 아니라 스스로 입증되는 하나님의 영광을 겸손히 바라보는 즐거움이다"(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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