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전쟁 - 완역판 세계기독교고전 16
존 번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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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영혼! 이 마을이 바로 전쟁의 격전지였습니다(53).



<천로역정>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는 <천로역정> 못지않은 훌륭한 기독교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거룩한 전쟁>. 19세기 <존 번연 전집>의 편집자였던 조지 오포르는 이 <거룩한 전쟁>이 "독창설과 탐구성 및 영적 지혜에 있어서 <천로역정>보다 더 뛰어난 책"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전쟁>은 인간영혼 마을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인간영혼 마을을 장악한 디아볼루스(악마, 마귀)와 타락한 인간영혼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구하여 내려는 임마누엘 장군 사이의 거룩한 전쟁을 풍유(allegory)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거룩한 전쟁을 묘사하는 <천로역정>과 같은 풍유들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인간영혼 마을에 출입할 수 있는 다섯 문들의 이름은 "귀문, 눈문, 입문, 코문, 감각문"(60)입니다. 또 인간영혼 마을을 장악하고 디아볼루스가 새 관리를 임명하고 요새를 만드는데, 이해 경이라 불리는 시장과 양심 씨라 불리는 양심 서기관을 그 자리와 권력에서 파면되고(76), 자유 의지 경이 인간영혼 마을에서 디아볼루스에 버금가는 권력자가 됩니다. 인간영혼 마을의 새로운 주요 인사들은 불신 씨, 거만 씨, 욕설 씨, 매춘 씨, 완악한 마음 씨, 무자비 씨, 격분 씨, 비진리 씨, 항상 거짓말 씨, 거짓 평화 씨, 술 취함 씨, 속임수 씨, 무신론 씨 등 총 13명(89-90)입니다. 


디아볼루스는 또 난공불락으로 보이는 세 곳에 요새를 지었는데 첫 번째 요새의 이름은 '반항 요새'입니다. "그 요새는 모든 마을 사람들에게 명하여, 옛 왕이 가르쳐 준 지식을 간직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진 요새"입니다. 두 번째 요새의 이름은 '한밤중 요새'입니다. 그 요새는 인간 영혼 마을 사람들이 참된 지식을 갖지 못하도록 할 의도로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요새의 이름은 '달콤한 죄악 요새'입니다. 이 요새는 인해 선을 바라는 모든 갈망에서 인간영혼 사람들을 차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항 요새는 눈문 가까이에 지어졌는데, 많은 빛이 통과하는 눈문을 막아 주변을 어둡게 만들었고, '한밤중 요새'는 오래된 성 옆에 견고히 세워졌는데 그 요새는 가능한 한 성의 그림자로 인해 더욱더 눈앞이 보이지 않게 하려고 지은 것입니다. 세 번째 '달콤한 죄악 요새'는 시장이 있는 과장에 세워졌습니다. 또 디아볼루스는 첫 번째 요새의 책임자로 가장 악독한 신성 모독자인 '하나님 증오"를 세웠으며, 한밤중 요새의 책임자로 '빛 질색'을, 달콤한 죄악 요새의 책임자는 육신 사랑을 세웠습니다(90-91).


여름성경학교 때마다 <천로역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하늘의 도시'에 당도하기까지 어떤 유혹과 고난이 있는지를 배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거룩한 전쟁>은 그보다 한차원 높은 영적전쟁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룩한 전쟁>은 인간영혼 안에서 벌어지는 은밀하면서도 격렬하게 치워지는 영적전쟁을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영혼이 바로 이 거룩한 전쟁의 격전지입니다.


"나도 그 마을에 있었습니다."  존 번역의 이 고백 속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고 몸부림쳤던 사도 바울의 유명한 탄식을 떠올리게 합니다. 내 영혼을 갉아먹는 원수를 오히려 군주로 떠받들고, 거룩한 것들을 짓밟고 돼지들처럼 오물 가운데서 뒹구는 인간영혼 마을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 마을에 있었습니다"라는 고백을 똑같이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 나의 인간영혼들이여, 너희는 원수들의 손에서 내가 어떻게 너희를 건져냈는지, 내가 이를 위해 지금까지 어떤 일들을 했는지 다 보았다. 너희는 나의 아버지를 근본에서부터 반역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원수들이 소유가 된 것에 만족하며 스스로 멸망하는 것조차 만족하였다. 나는 너희를 깨우치 위해 처음에는 율법으로, 그 다음에는 복음으로, 마지막에는 영광으로 너희에게 다가갔다"(470).


<거룩한 전쟁>은 인간영혼 마을 사람들이 구원받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안에서 벌어지는 영적전쟁의 실체를 예리하게 보여줍니다. 따끈한 새신자보다는 신앙생활을 하며 사도 바울과 같이 날마다 내 안에서 벌어지는 영적전쟁을 치열하게 경험한 본 사람들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요란하고 격렬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내 안에서 벌어지는 거룩한 전쟁, 내 영혼이 바로 이 전쟁의 격전지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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