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이 바꾼다 - 망가진 세상에서 부르는 회복의 노래
매트 챈들러 외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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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빨아서 다시 입으라. 이것이 이 책의 중심 주제 가운데 하나다. 이것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를 방해하는 영적 동맥 속의 혈전을 파괴하는 비결이다"(84).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벌써 몇 십 년째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지금처럼 복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빨간 네온 십자가를 앞에서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밤마다 나를 괴롭혔던 이건 아닌데라는 불안, 하나님을 섬기며 사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아프게 심장을 찔렀습니다. 밤하늘을 향해 하나님, 정말로 저를 사랑하십니까 침묵으로 물었습니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머리로는 알겠는데, 도무지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조차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자 더 열심을 낼수록 오히려 하나님은 더 멀어지는 느낌, 악몽과 같았습니다. 영적 갈증을 해결해보려는 노력조차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은 복음이 아니라, 은혜가 아니라, 내 열심이었다고 말입니다.




"뭔가 해내려고 애쓰지 마라. 당신이 뭔가를 해내야 하나님이 자랑스러워하실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234).


사역을 시작한 뒤로 늘 무엇인가 대단한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시달렸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에 매달렸습니다. 그것은 거룩한 부담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한 채 열심에 매달리게 되면 그 열심이 율법주의 신앙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정말 처절한 절망 끝에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복음 없는 열심이 우리 영혼을 얼마나 메마르게 할 수 있는지, 모든 기쁨과 평안과 만족을 빼앗기고 난 뒤에야 절절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니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자신의 기대 수준과 현실이 계속해서 어긋나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과 적절히 뒤섞어 제멋대로" 만들어낸 가짜 복음"(12)을 붙들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성화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가 아직 완벽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본 전제로 하지 않던가. 우리는 여전히 성장해 가는 중이다. 아직도 복음대로 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런데 왜 남들 앞에서 완벽한 척을 하는가? 그것은 서로 피곤한 짓 아닌가?"(129)


<복음이 바꾼다>는 믿음을 인간적인 노력으로 변질시키는 모든 가짜 신앙에 대해 경고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내 방식"을 모두 내려놓으라고 조언합니다. 마음에 들락날락거리며 우리를 괴롭히는 거룩에 대한 부담감, 성도답지 못한 삶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의 쥐를 복음으로 잡아버려야 한다고 외칩니다.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변화는 내 힘으로, 내 노력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분명히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를 그분과의 관계로 초대하시는 것이다. 그 관계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변할 힘을 주신다"(29).


 

 

 

"그저 들려오는 노래에 귀를 열면 되는 것을, 그저 노래에 몸을 실으면 되는 것을, 그저 밴드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감사하면 되는 것을"(12).



복음 안에,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안식한다는 것은 "자신에게서 눈을 떼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자신에게서 눈을 떼라. 우리는 믿음을 통해 오직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 따라서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만 돌려야 마땅하다. 가장 기본적인 이 진리를 이해하면 더 이상 '자신' 속으로 뛰어들지 않고 주님께로 달려가게 된다"(70). 복음이 주는 자유를 맛보았을 때 저를 감쌌던 그 완전한 해방감이, 하나님을 위한 열심 속에서 신음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그런데 여러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 복음에 관한 진리의 말씀을 계속해서 들려주시는 것을 볼 때, 얼마나 많은 강단에서 잘못된 복음, 가짜 복음이 선포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듭니다. 모든 교회가 복음 앞에 다시 나와야 하고, 복음으로 다시 무장되어야 함을 느낍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온전히, 기쁘게 완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의 열악한 변방에서 안전한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면 이제 복음의 능력을 믿고서 주님이 어디로 이끄시든 기꺼이 가길 바란다. 하나님은 그분의 영원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당신을 도구로 사용하실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의 힘이 아니라 당신 안에 계신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서 과감히 세상 속으로 들어가라"(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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