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영원한 안식 - 리처드 백스터의
리차드 백스터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평단아가페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성도의 안식은 그리스도인의 최고의 행복한 상태다"(19).

 
천국을 간절히 사모해본 적이 언제인가? 몇 년 전, 사랑하는 대상을 잃었다. 내가 사랑했던 한 존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생명을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절실한 질문에 매달리게 되었다.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 그토록 간절히 천국을 소망해본 적이 처음이었다. 그때부터 천국은 내게 구체적인 실체가 되었다! 천국에 소망을 두고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비로소 조금 알 듯 했다. 천국에서 다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당장 죽어도 좋겠다고, 아니 오늘이라도 당장 이 세상을 떠나 천국에 가고 싶다는 열망이 불꽃처럼 피어올랐다. 그 불꽃에 휩싸일수록 내 마음에선 회개의 기도가 터져나왔다. '하늘 소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절실해질수록, '그동안 나는 도대체 무엇을 목표로, 무엇을 소원하며 신앙생활을 해온 것인가' 하는 깨달음이 내 영혼을 울렸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천국과 지옥을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촌스러운 일로 비춰진다. 그래서인지 교회가 천국을 잊어가는 듯하다. 강단에서도 천국과 지옥을 설교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으며, 성도들 사이에서도 내가 어렸을 때만큼 천국을 소망하는 찬양들이 많이 불려지지 않는 듯하다. 예배 중에 '천국'에 관한 찬양을 순서에 넣었다가 '장례식 때나 부르는 찬양'이라며 핀잔을 듣기도 했다. 리처드 백스터의 <성도의 영원한 안식>은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천국은 실재하는가?"를 물으며 시작했던 존 로빈슨의 <신에게 솔직히>만큼이나 강렬하게 다가온다.

리처드 백스터의 <성도의 영원한 안식>은 먼저 이 책을 추천한 거장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존 파이퍼, 제임스 패커, C. S. 루이스와 같은 쟁쟁한 거장들이 극찬하고, 마틴 로이드 존스도 백스터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게다가, 이 책은 1650년에 출판된 이후로 지금까지("천 년이 흘러도") 그리스도인들에게 뛰어난 영감과 통찰을 주는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성도의 영원한 안식>은 건강이 악화되어 죽음 앞에 서 있는 한 젊은 목회자가 삶과 죽음을 헤매면서 어느 때보다 절실히 '천국'을 묵상하며 쓴 글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원수를 이기는 것보다 안식을 믿는 일을 훨씬 더 어려워했다"(17)는 첫 장의 가르침에서부터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날카로움이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메시야를 통해 기대했던 것은 이 세상에서의 행복을 늘리는 것이었다"는 그의 지적은 현대 사회에도 여전한 현상이며, 어쩌면 이전보다 더욱 뻔뻔해지고 대담해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소유를 다 팔아 천국을 사야 한다는 말씀을 알면서도, 우리는 오히려 천국을 팔아 이 땅의 소유를 더욱 늘리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대 사회에서 가장 자본주의에 물들고, 자본주의에 타락한 단체가 교회라는 비난이 서슴없이 행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성도의 영원한 안식>은 성도가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향해가야 하는 '푯대'가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영원한 안식, 그것이 우리의 삶의 목표이다.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 이 결론은 모든 성도가 위로를 받을 근거이며, 그들의 모든 의무와 그들이 당하는 고난이 지향하는 목표다. 또한 모든 약속의 핵심이며 그리스도인의 모든 특권의 요약이다." 그런데 왜 많은 그리스도인이 안식을 즐기지 못하고 있을까? 왜 영원한 안식을 잊은 채, 마치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인 것처럼 살아갈까? 우리는 왜 그처럼 영광스럽고 놀랍고 소중한 천국을 소홀히 하며 살아갈까? 백스터는 이렇게 가르친다.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려는 마음을 꾸짖고 헛된 영광을 추구하는 생각에서 돌아서서 영원을 연구하고 내세를 생각하며 천국을 묵상해야 한다. 그것도 자주 깊게 해서 우리의 영혼에 하늘의 즐거움으로 가득 차게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마련해주시고 약속해주신 영원한 안식을 강렬하게 바라며, 그것에 대한 생각을 즐겨야 한다!

영원한 안식을 소망하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소유하는 것이며,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백스터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택할 때 그는 안식을 얻을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이 성도의 천국이듯, 하나님을 잃는 것은 불신자들의 지옥이다! <성도의 영원한 안식>은 복음의 진수를 보여준다. 복음의 선언은 강력하다. 가르침은 순수하고 정결하여 빛이 난다. 모든 것의 동인(動因) 되시는 하나님만 철저히 의지하고 순종하도록 이끌면서, 동시에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으로 경주에서 승리하기까지의 긴장을 팽팽하게 유지시켜준다.

"네가 받은 이 면류관을 보며 자격이 되지 않는 네 자신에게 감사하지 마라. 오직 영원토록 영광 받으실 여호와 하나님과 어린양께 감사하도록 하라"(31). 자격이 되지 않는 내 자신으로 인한 감사가 아니라, 오직 이 모든 것의 동인 되시는 하나님과 어린양으로 인해 감사하라는 말씀에서, 얼마나 철저히 하나님만 바라보아야 하는지 다시 깨닫는다. 동시에 "우리가 주께 드릴 수 있는 것은 그 선물을 감사함으로 받는 것 외에는 없다"는 한 선언에서 우리가 누리는, 그리고 누리게 될 '영원한 안식', 그 무한한 은혜의 참 행복을 깊이 깊이 새겨준다! 혹시 신앙생활을 오래 하면서도 천국을 한 번도 진지하게 묵상해보지 못했다면, 성도로 살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면, 이 책을 읽으며 깊이 묵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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