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낭독 훈련 Vegas Tell 1 (본책 + 코치 매뉴얼 + MP3 CD 1장) Show & Tell 시리즈 6
박광희.캐나다 교사 영낭훈 연구팀 지음 / 사람in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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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을 모두 암송하고 난 뒤 영어로 말하는 입이 열리면,
출판사를 향해 큰절을 올리겠습니다! 

 
<영어 낭독 훈련>에 대한 입소문을 들었지만, 선뜻 찾아 구매하지는 못했습니다. 또 한 권의 영어 교재가 먼지가 쌓이도록 책상 위에 놓였다가 책꽂이에 방치될까 겁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꼭 영어를 정복하고 말꺼야"라는 굳은 결의와 함께 하나둘 늘어가는 교재들이 이제는 짐이 될 정도입니다. 그렇게 쌓여 있는 교재들을 보면 오히려 한숨만 깊어갑니다. 모든 학습 교재가 마찬가지겠지만, 특별히 영어 교재는 학습 '목표'가 분명하고, 학습자의 '수준'에 딱맞으며, 독학 교재는 무엇보다 학습자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영어 낭독 훈련을 위한 딱맞는 교재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영어 트라우마'라고 할 만한 상처의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중학교 때, 선생님께서 영어로 물으시면 학생들이 영어로 답하는 수업 중이었습니다. 대표로 일어나 대답을 했던 제가 "캠프화이어"(campfire)라는 단어를 말했는데, 아이들 표현대로 하면 제가 심하게 혀를 굴리며 대답을 했나봅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우아-"라는 탄성이 터져나왔고, 선생님도 저를 보며 크게 웃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두 저를 놀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이 계속 제 발음을 흉내 내며 키득거렸기 때문입니다. 그 놀림이 어찌나 싫었던지 영어를 발음하는 일에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영어 수업시간마다 친구들이 제 발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느껴졌고, 어쩌다 영어를 말할 일이 생겨도 또 같은 실수(?)를 할까봐 오히려 더 오버를 해서 한국식으로 딱딱하게 발음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눈으로만 영어를 공부한 탓에 영어 단어를 보면 뜻은 알아도 정확한 발음은 하지 못하는 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아주 쉬운 단어조차 음성지원을 해주는 사전을 찾아 발음을 확인한 후에 겨우 영어를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동안은 영어를 자주 말할 기회가 없었고, 또 지금까지 영어 시험도 문제를 푸는 시험이었지 '말'을 평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큰 불편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해외 여행의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영문장을 낭독하는 훈련"이 영어 학습에 큰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몇 번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어린왕자> 원서를 사서 읽기도 했고, 영화 <오만과 편견>으로 만들어진 학습 교재를 읽어보기도 했고, <영어 성경>을 읽어보기도 했지만, 낭독을 위한 훈련 교재가 아니었기에 발음과 억양, 끊어 있기 등에 자신이 없으니 말뿐인 '영어 낭독 훈련'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in에서 출간한 <영어 낭독 훈련>은 "문제의 핵심은 자신의 영어 발음에 확신이 없고, 또 평소 입을 열어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거의 해본 경험이 없는 학습자"를 위한 교재라고 합니다. 제 이야기를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영어 낭독 훈련>은 "스피킹이라고 하면 원어민과의 회화를 먼저 떠올리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피력합니다. 원어민과의 회화는 스피킹 기본기를 쌓고 난 후에 행하는 실전 연습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영어 낭독 훈련>은 스피킹 기본기 훈련을 위한 교재입니다. 영어 스피킹을 잘 하려면, "Reading이 아닌 자신의 Speaking 수준에 맞는 영어 책을 골라, 원어민이 녹음한 자연스러운 발음을 들으면서 큰 소리로 따라 말하기 훈련을 끈기 있게 실천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이런 훈련을 보통 외국어 교육에서는 새도우 스피킹(shadow speaking)이라고 하며,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림자처럼 따라 말하기를 하는 일종의 낭독 훈련"입니다.

<영어 낭독 훈련>을 위한 <Show & Tell>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인 <Vegas Tell. 1>은 섀도우 스피킹 훈련을 위한 1단계, Easy version입니다. <Vegas Tell. 2>는 2단계 High Version이니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Vegas Tell>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로 영어 낭독을 훈련하기 위해 '여행'이라는 테마를 응용한 것입니다. 내용이 실용적이기도 하고, 여행에 관심도 있는 저에게는 재미있는 테마입니다. 뒤에 부록으로 달려 있는 'Coach's Manual'은 "혼자 훈련 시 참고하거나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데 활용하기 좋은 보충 학습 자료"이며, 분권이 가능합니다. 지원되는 음성파일은 slow speed, normal speed, faster speed 세 가지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본문은 원어민 발음을 따라서 발음하며, 반복 훈련을 통해 암송하기 적합한 길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제된 문장을 원어민 발음, 뉘앙스를 익히며 반복적으로 소리 내어 읽으며, 암송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학습 '목적'에 부합한 교재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이제 막 훈련을 시작했지만, 일단 영어 발음의 부담을 덜고 영어를 소리 내어 '말'하는 자신감을 얻고 있는 중입니다. 꾸준히 훈련하며, 유창한 영어 말하기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암송하고 난 뒤 영어로 말하는 입이 열리는 날, 출판사를 향해 큰절을 올릴 생각입니다. 오랜 영어의 늪에서 나를 구원해준 평생 스승, 고마운 은인으로 여기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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