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 - 꿈을 찾는 청소년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독서수업
강정숙 외 지음 / 도서출판 해오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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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단순한 직업 안내서가 아니라, 삶의 지향점과 방향성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4).

책 제목에 담겨 있는 주제들이 어마어마합니다. <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 그것은 이 책이 여러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청소년(구체적으로는 중학생) 진로 지도에 대한 문제의식과 한계에 직면하여, 고심 끝에 독서를 통해 진로 지도를 시도하였고, 그리하여 이 책은 '청소년 진로 지도에 관한 책'이지만, 동시에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래 생활 환경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쓰나미가 우리를 덮쳐오고 있다고 경고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 일자리는 35%만 보존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65%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70%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문제는 직업과 함께 우리의 가치관도 혁명의 수준으로 흔들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대중화 연도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이러한 때에 "주로 직업 현장 체험이나 특정 직업 종사자의 강연을 듣는 것으로 구성되는 진로 교육"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미래 사회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은 '독서' 교육에서 그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진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도록 도우며, "혁명의 수준으로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은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든 자신의 소중한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꾸려나갈 수 있는 강한 힘을 기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은 자아 정체성 형성과 가치관 확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선별하여,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독서가 굉장히 동적인 활동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책을 추천해주거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적어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사고를 확장해가며 느낀 점을 자기 삶에 대입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과 과제를 부여합니다. 현장에서 익힌 노하우들이 담긴 책이라 실제 독서 지도를 받은 중학생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자기가 살아가는 세상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순수함 뒤로 불안과 긴장도 느낄 수 있어 어른으로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물질적인 풍족함과 문화적인 다양함에 비해 정서적인 여유와 생각하는 힘은 너무 빈곤하다는 것입니다. 내 아이에 대한 부모님들의 애정과 집착, 그리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아이들을 세상을 향해 열린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안으로만 더 몰두해들어가는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 자기주장은 강한데 마음의 담은 높아만 가고, 감정표현은 자유로운데 공감능력은 현저히 떨어져보입니다. <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을 보며 깨닫는 것은, 무조건 많은 책을 사주고, 무조건 많은 책을 읽히려고 하기보다, 한 권을 읽더라도 잘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은 물론, 진로 지도를 하는 교사, 독서지도사를 공부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모님이 함께 읽어야 할 책 같습니다. 요즘은 모든 교육의 책임을 학교로 돌리고 있지만, 교육의 제일 책임은 언제나 부모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을 함께 나눈다면 아이의 생각을 더 존중할 수 있고, 부모 자녀 대화의 질이나 깊이도 더 깊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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