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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파스텔톤 표지에 여자와 꽃이 연하게 바람에 흩날리는 것처럼 그려져 있고, 제목은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딱 보기엔 마치 로맨스 소설 같이 보인다. 나 역시도 처음엔 표지만 보고 로맨스 소설인 줄 알았다. 그러나 책의 장르는 추리 소설 쪽. 첫 표지와 장르의 갭은 처음부터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추리 소설이라고 어두운 색에 딱딱한 디자인으로 표지 만들라는 법 없지 않은가. 그래, 여기까진 좋다.
새벽 2시 반까지 놀아도 잠은커녕 눈은 점점 말똥말똥 해지고 머리도 점점 맑아지는 게 누워도 도저히 잘 것 같지 않아 첫 장을 폈다. 잠도 안 오고… 결국 애꿎은 책만 5시까지 괴롭혔다ㅋㅋ
책을 읽다 보면 선입관에 사로잡혀 읽게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과 후’를 읽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고 선생님. 처음엔 여고라는 장소의 배경과 주인공의 심리 상황으로 볼 때 주인공이 여자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주인공은 남자였다. 분명히 책을 펴기 전 먼저 이 책을 읽었던 분이 주인공이 ‘여자인 줄 알았는데 남자더라.’라는 말을 듣고서 읽었음에도 말이다.
이 책은 책을 읽다가 자신도 모르게 만들게 되는 선입관을 훌륭하게 무너뜨린다. 이것이 반전이고 그렇기에 책의 평은 극과 극을 달리는 편이다. 나는 다른 추리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독자가 무의식적으로 선입관을 만들도록 글을 썼다. 이렇듯 글을 썼기 때문에 책의 후반부에 가면 무언가 ‘어라, 뭔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사이의 갭이 생기기 시작하고 내가 이제껏 읽었던 내용을 잘못 읽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은 작가의 속임수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구성은 훌륭하다. 그렇지만 뭔가가 1.5% 사~알짝 부족한 느낌. 그리고 책에 이 내용, 저 내용이 들어가다 보니 약간은 복잡한 느낌도 있다. 이런 느낌 때문에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신선한 생각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