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 패밀리가 사는 법 장애공감 2080
크리스티 사카이 지음, 박현옥.이효정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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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스퍼거 진단을 받은지 이제 두달이다.

 

처음 가는 길을 갈때 나는 습관적으로 첫 발을 내딛기 전에 바로 앞의 땅을 한두번 다지는 습관이 있다.

아스팔트든 흙마당이든 발 앞꿈치만 들어 톡톡. 앞으로의 길에 대한 불안감을 잠시 달래는 무의식적인 행동.

이 책은 아스퍼거 아이의 가족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된 나에게 그런 땅다지기를 위한책이었고..

선택은 훌륭했다.

 

저자인 크리스티 사카이 씨는 세 아스퍼거 아이의 엄마이다.

7살짜리 엄마인 나의 눈에는 이제 '애들을 다키웠네요"라는 말을 해주고픈 10대들의 어머니다.

내가 걸었을,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먼저 걸어간 그녀의 유머넘치는 생활이야기는 나에게 응원이 되었다.

무조건적인 긍정적 전망을 제시한다는 건 아니다. 

아이의 치료를 위한 텍스트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할지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제목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우리에게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받아들이고 누구도 망가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

아스퍼거 진단이 "망가진" 것이 아닌 "통역이 필요한"을 의미하고

누구도 "희생할 의무"가 없다는 이야기..

같이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

 

이제 첫걸음을 내딛는 내가 절대 잊지 말아야할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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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번은 너무해 사계절 저학년문고 51
박채란 지음 / 사계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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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표지위의 아이가 완전 울상이다. 
뾰족한 말풍선 안의 선생님은 무심한 표정이지만 얼굴도 뾰족해서 심술맞아보인다.  
표지속 공책의 선생님은 괴물이 되었다. 그래 오십번은 너무하다구..  

어렸을 적에 난 받아쓰기든 머든 딱히 잘 하는 편은 아니었는지라..
매일 밤마다 엄마한테서 트레이닝?을 받았더랬다. 틀리면 아마 다섯번 정도씩 썼던거 같은데..
그나마도 어찌나 싫었던지 정말 열심히 했더랬다
나이먹어서는 빡빡이라는 숙제가 있었다. 아 요새는 깜지라고 하던가..
우리 담임선생님이 영어담당이었는데..매일 글씨크기가 5mm이상이 되어서는 안된다하고..
매 시간마다 빡빡이를 내도록 시켰었다.  


절대 불변의 진리지만.. 외우는건 반복하는게 최고긴 하니까.. 학습효과가 없진 않겠지만..
글쎄.. 그때 나는 얼마나 그 과목을 즐겁게 느꼈을까.. 
아니.. 그 빡빡이가 늘어갈 수록 영어가 점점 싫어졌던 것은 아닐까.. 

이야기속의 선생님은 아이에게 뿐만아니라 자신에게도 오십번씩 주지를 시킨다. 

아이는 그런 선생님에게 열번이면 충분해요..라고 말한다. 

책을 덮으면서 문득 돌아보니..
어쩌면 이건 비단 초등학생 아가씨의 유쾌한 자기 주장...이라기 보다는
내 안의 우리 모두의 안에 있는 어린아이의 작은 반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디서나 워크홀릭을 양성하는 성과주의의 사회상 속에서
마치 일에 몰두하여 성공하는 것이 인간완성인냥 주장하는 세상속에서.. 
사실 우리는
한자를 잘못 써서 문장전체를 오십번을 쓰라는 숙제를 열심히 하고 있는 어린아이일 뿐이 아닌가... 

오늘은 내안의 아이에게 한번 이렇게 이야기 해보는 것은 어떨까.. 

"숙제 끝. 열번이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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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할아버지 세용그림동화 4
로리 크레브스 지음, 김현좌 옮김, 발레리아 시스 그림 / 세용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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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아온 사람일수록 특히 중심에 살아온 사람일수록

사용하고 먹는 것들이  자기에게 오기까지  어떠한 정성과 필요로 이루어지는 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나는 일이 드물다

인류의 (여러가지 의미로) 가장 놀라운 발명품인 도시안에서 어쩌면 평생을 살게될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만들어주지 않는 이상 직접 체험을 할 기회는 거의 없을거 같다.

어떤 자기개발강사가 초등학교에가서 강연을 하는데.. 초등학생들이

"나는 땀흘리는 노동은 하지 않을거에요"라고 했단다.

사회가 노동과 정성을 얼마나 하찮게 보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현상이다.

 

다행히 네살박이 우리 딸이 처음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직접 1년동안 텃밭을 돌보는 경험을 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일들이 부모나 선생님들의 몫이긴 하지만

직접 흙에 씨를 심고 가꾸는 과정을 경험하고 그 정성이 담긴 것을 먹는 경험은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과 사뭇 다른 시선을 가지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 텃밭옆에 근처의 노부부가 돌보는 벌통들이 있다.

하얀색의 나무로 만들어진 별통 너댓개가 언덕배기 편평한 마루에 자리잡고 있다

그 벌통을 보더니 딸이 "머야"라고 묻는다.

"벌통이야, 벌할아버지 책에서 봤지?"하니

"벌 하부지"한다.

그리고 한마디 더 붙인다 "꿀~!!"

 

사실 네살짜리 (아직 만 3세가 안된) 아이에게는 다소 어려운듯하다.

글도 많고 생태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그래도 이책을 택한건 사실 옮긴이의 이름석자가 크다. <김현좌> 님.

머 일면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옮긴이들이 옮길 책을 선택할때 자신의 감성을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리뷰를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들 처럼, 옮긴이를 보고 책을 고르는거다.

울 딸하고 김현좌님은 꽤 코드가 맞는 듯하다. <엄마가 되어줄께>만 봐도 거의 매일 한번씩 꼭 보니까..

이분이 옮기는 책은 동화지만, 머랄까 하늘 높이 둥둥 떠다니기만 하는 구름보다는

땅에 굳건히 뿌리를 두고 하늘을 품으려는 나무같은 이야기들이다.

일상의 이야기.

 

<벌할아버지>도 일상의 이야기다. 벌의 생태이야기기도 하지만 ...

그러면서 우리에게 약이며 달콤한 유혹이기도 한 꿀이 우리에게 올때까지 어떠한 정성들이 들어가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벌들이, 벌을 기르는 이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그 한방울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지..

그 노력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느끼고 싶게 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책이다.

쉽게 쉽게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도시의 세대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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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야의 지구별 경제 탐험 1 - 누리네 집으로 간 뿡야 뿡야의 지구별 경제 탐험 1
날개달린연필 지음, 이영림 그림, 유진영 감수 / 파란자전거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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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책은 내게는 '배게'내지는 '수면제'로 다가온다.
고등학교내내 '경제'들어간 수업은 공인된 수면시간이었다.
경제관련 책은 어려운 용어들이 줄줄줄 나오는 책이거나 재테크 책정도로 이해된다.
그래, 그게 내가 이 책을 만나기전 경제에 대한 이미지.  

그렇지만 경제랄게 어려울게 없어야한다.
두돌박이 울딸램은 아빠가 있으면 아빠랑만 논다.
그러다가 이모가 놀러오면.. 엄마아빠 필요가 없다. 배고플때까지 이모랑 논다.
희소성의 원칙이다. 쉬워지면 쉬울 수 있다.

책은 매우 친절하다.  그리고 적나라하다.
사람들은 돈에 혈안이 되어있고, 뿡야와 함께하는 누리네 가족도 착하기만 한 가족은 아니다.
누리도 요즘 아이들답게 문명의 이기에 익숙하고 돈에 밝다.
부모라고 완전무결한 인간은 아니다. 그냥 평범한 우리의 모습.
다른 것은 뿡야라는 존재가 떡하니 떨어져서 "경제지식"을 내놓으라면 생떼를 부리는 거 정도랄까.  

뿡야와 누리를 쫓아가면서 겪는 일상속에서 만나는 것은
어려운 용어들과 일상에서 만나는 '돈'에 대한 속담등에 대한 설명,  
경제를 이루는 요소들의 하나하나 속에서 내가 그리고 내 주변이 참여하는 여러형태와 그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그 일상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다. 

누리가 한 겨울을 보내며,지식과 가족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경제속에서 배웠듯  
이 계절동안 아이들이 '돈'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의 삶의 주인이 되는 한걸음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혹시 주변에 '돈'에 특별히 집착?하는 아이가 있다면 필히 꼭 한번 읽히기를 권하고 싶다.
최소한 그 '돈'의 정체는 알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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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의 반란 -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이솝.정진호 지음, 오금택 그림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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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처세"나 "조직"에 대한 글을 잘 읽지 않는다.

그 유명한 스티븐 코비의 저서도 읽은 적이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차례만 읽는다.

차례가 내용의 전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대부분 그 차례의 내용을 알기위해 읽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짧은 조직생활의 경험에서 다소 '조직의 쓴맛'을 봤기때문에 너무 당연한 이야기만 흘러가는거 같아서

입맛이 당기지 않았다.

 

그러나 우연찮게 손에 들어온 이 책은 달랐다.

처음에는 다른 책과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자 명에 현대인이 아닌 고대의 이야기꾼 "이솝"이라니...

차례보다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구성은 매우 교과서적이다. 표제-머릿이야기-현실이야기-조언

머릿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솝의 이야기이고

현실이야기와 조언은 또다른 저자인 정진호님의 현실을 바탕으로한 이야기이다.

현실이야기에는 지은이의 인재개발 연구위원이며, 한사람의 팀장으로서 겪은 직간접경험들이 녹아있다.

오래된 옛날일이 아니라 나에게서 혹은 내옆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가르침을 고대의 이야기에 빗대어 너무 차갑지 않은 말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직장에서 도태되지 말라고 닥달하지 않고,

부하직원일때만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사실 사람들은 아예 아랫사람일때보다 중간자가 되었을때 힘든 법인데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조언들이 풍부하다.

 

그리고 글이 겸손하다. 부담이 없이 잘 읽히고 거기다가 재미있다.

 이는 굳이 저자명에 "이솝"을 명기할만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지은이가 썼기 때문이리라.

 

부하직원이 언제나 부하직원일거라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감사하라한다.

이직에 대한 이야기, 부딪히는 난제에 대한 대처법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여전히 조직의 쓴맛속에서 사는 남편이 이해가 되고 격려해줄 말이 늘어났다.

누군가의 상사로 살며, 누군가의 부하직원으로 사는 이들은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직장인들이여,오가는 지하철에서 지친 머리를 다소 시킬겸 한번 가볍게 책표지를 넘겨보기 바란다.

상사로서,부하직원으로서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는 손길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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