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처세"나 "조직"에 대한 글을 잘 읽지 않는다. 그 유명한 스티븐 코비의 저서도 읽은 적이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차례만 읽는다. 차례가 내용의 전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대부분 그 차례의 내용을 알기위해 읽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짧은 조직생활의 경험에서 다소 '조직의 쓴맛'을 봤기때문에 너무 당연한 이야기만 흘러가는거 같아서 입맛이 당기지 않았다. 그러나 우연찮게 손에 들어온 이 책은 달랐다. 처음에는 다른 책과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자 명에 현대인이 아닌 고대의 이야기꾼 "이솝"이라니... 차례보다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구성은 매우 교과서적이다. 표제-머릿이야기-현실이야기-조언 머릿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솝의 이야기이고 현실이야기와 조언은 또다른 저자인 정진호님의 현실을 바탕으로한 이야기이다. 현실이야기에는 지은이의 인재개발 연구위원이며, 한사람의 팀장으로서 겪은 직간접경험들이 녹아있다. 오래된 옛날일이 아니라 나에게서 혹은 내옆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가르침을 고대의 이야기에 빗대어 너무 차갑지 않은 말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직장에서 도태되지 말라고 닥달하지 않고, 부하직원일때만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사실 사람들은 아예 아랫사람일때보다 중간자가 되었을때 힘든 법인데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조언들이 풍부하다. 그리고 글이 겸손하다. 부담이 없이 잘 읽히고 거기다가 재미있다. 이는 굳이 저자명에 "이솝"을 명기할만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지은이가 썼기 때문이리라. 부하직원이 언제나 부하직원일거라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감사하라한다. 이직에 대한 이야기, 부딪히는 난제에 대한 대처법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여전히 조직의 쓴맛속에서 사는 남편이 이해가 되고 격려해줄 말이 늘어났다. 누군가의 상사로 살며, 누군가의 부하직원으로 사는 이들은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직장인들이여,오가는 지하철에서 지친 머리를 다소 시킬겸 한번 가볍게 책표지를 넘겨보기 바란다. 상사로서,부하직원으로서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는 손길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