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소중했던 것들 (볕뉘 에디션)
이기주 지음 / 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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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만의 에세이인가! 최근에 유독 지식을 뽑아내는 비문학을 많이 읽었더니 한층 편안하고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가 정말 기대 이상으로 참 좋았다.

 어쩜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이렇게 깊고 찰지게 하는 것일까. 눈과 마음에 착착 달라붙는 필력에 틈이 날 때마다 책을 읽어나갔다. 상황에 대한 아름다운 비유와 적확한 묘사가 일단 첫째로 좋았다. 향기가 났고, 바람이 느껴지는 표현이 넘치는 글이었다. 둘째는,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문장들이 좋았다. 아마도 작가니까 의도한 듯 하지만, 너무나 평범하고 덤덤한 문장 하나에 울컥하게 만드는 지점이 곳곳에 있어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일상적인 문장으로 감정을 건드리는 것, 타고난 글 솜씨이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솔직함이 좋았다. 유려한 글임에도 기름기가 없고 담백하여 읽고 나서 마음이 아늑하다.

 앎을 주는 비문학 책도 좋지만 좋은 기분을 주는 에세이도 좋음을 다시 느꼈다. 특히나 이 책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지금 이 시기에 너무나 알맞다. 쌀쌀한  날에 쓸쓸하기도, 따스하기도 한 이 책은 다채로운 기쁨으로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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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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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과학자는, 특히 물리학자는 만물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법칙을 찾고자 노력한다. 이 책의 저자도 그렇다.

 간단하게 말하면 크기에 따라서 그 안의 요소들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스케일링이다. 예를 들면, 생물의 크기가 2배가 되면 먹는 양도 2배가 되는가? 또는 도시의 크기가 2배가 된다면 에이즈 환자 수도 2배가 되는가? 요컨대 첫번째 예시와 두번째 예시 사이의 관계를 찾아내는 것이 스케일링이다.

 이것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물리학자가 설명하는 생물과 도시, 기업 그리고 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는 규칙성이라니. 실제로 저자가 수많은 사례들을 그린 그래프들을 보면 서로 매우 유사한 그래프들과 지수적으로 아름답게(?) 증가하는 곡선이 많아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연구가 더욱 진전된다면 이 내용이 대통일 이론으로서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더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는 복잡계이다. 호킹 박사가 말했듯이 21세기는 복잡계가 화두인 시대이므로 이 책의 가설들이 더 신빙성을 얻는다면 매우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아이디어는 굉장히 독창적이지만 독자인 나에게 세상에는 정말 만물을 설명하는 하나의 법칙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는 관점을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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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의 심리학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김영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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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차 베테랑 검찰 수사관이 알려주는 속임수의 심리학. 저자부터 믿고 볼 만하다. 범죄학에 대한 빠삭한 이론은 물론 실전에서의 속임수도 셀 수 없이 봐왔을 테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종합 범죄율은 낮으나 사기 범죄율은 세계에서 굉장히 높은 축에 든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사기율이 높은 이유부터 하나씩 설명하고 사기꾼이 피해자의 어떠한 심리를 악용하여 사기를 치는지 밝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기를 피하기 위해 사기꾼의 정체나 속임수를 간파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 이 책을 읽다가 메일 확인을 했는데 현혹하는 메일 투성이었다. (룰렛 돌리고 1억 만드는 비법 무료로 받아보세요~) 사기인지 확인은 못했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사기의 기본 조건(적은 돈으로 큰 수확 얻기)과 일치함에 탄식했다. 세상에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이렇게 세밀하고 교묘한 방법까지 알려줘도 되나 싶을 정도이지만 세상에는 사기 치려는 나쁜놈들보다 사기 당하는 선량한 시민들이 많기에(혹은 그렇게 믿고 싶기에) 선량한 시민들이 이 책을 읽고 억울한 피해를 입는 일을 피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당부한 말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을 남겨본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인생의 주도권을 자신이 갖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의 토대다. 남과 다른 나만의 삶에 집중해야 주변의 성공 소식에 쉽게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래야만 사기꾼이 던진 미끼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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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누가 할래 - 오래오래 행복하게, 집안일은 공평하게
야마우치 마리코 지음, 황혜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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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제목 보고)’페미니즘 소설인가보다’, (반쯤 읽고)’페미니즘 소설은 아니고 그냥 집안일에 국한된 이야기인가보다’,(후반쯤 읽고)’뭐라고?저자가 페미니스트라고?이게 페미니스트라고?’

 이런 생각이 든 이유를 나름 분석해 봤는데 첫째는, (물론 정답이 어디 있겟냐만)저자가 생각하는 페미니즘과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다를 것이다. 둘째는, 나라가 다르니 문화적 차이가 있을 것이다. 셋째는,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와 학생인 나와 부부인 저자의 상황 차이겠거니 싶다.

 어쨌거나, 내가 기대한 내용과는 사뭇 달랐지만 자신의 독박 집안일과 잡일 처리(?)에 대해 굉장한 분노를 드러내며 날카로운 일침을 계속해서 날린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면 날카로운 일침에 비하여 저자의 행동은 상황을 바꾸지 못하고 남편이라는 사람도 답답하긴 매한가지였다. 놀라운 것은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남편의 반론 파트가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저자는 일명 코르셋에 상당히 조여진 사람 같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나는 충분히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었지만, 독자 중에 부부 간의 혹은 동거하는 사람 사이나, 가족 사이에서라도 집안일 분담에 대해 쌓아온 불만이 있다면 아마 공감하면서 읽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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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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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분히 담백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하기에(?) 나의 담백함(?)을 하나씩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일희일비하고 일상에 필요 이상으로 감정 소모를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저자

열정과 독선, 확신과 아집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의연한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담백한 삶의 의미, 가치, 방해하는 요소들, 실천 방법 등을 서술한다.

나 자신은 인생 편하고 여유롭게 살자!!” 주의이기 때문에 감정적인 삶에 휘둘리는 일이 적지만 간혹 너무나 감정적인 사람을 가까이 하게 되면 굉장히 인생이 피곤해지는 경험을 여러 차례 해 보았으므로 담백한 삶에 대한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삶을 의연한 태도로 살아가면 상처도 덜 받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물론 어떤 사람들의 경우 일종의 방어 기제로서 회피식으로 의연한 태도가 발동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나의 경우 선천적인(..ㅠㅠ) 무심함인 것 같다.

 선천적인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담백하게 사는 것은 참 좋지만 그 이상으로 의연해질 경우 담백함을 넘어 인생이 굉장히 건조해질 수가 있음을 감히 경고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생에 적절한 감동과 업다운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조차 존재하지 않으면 인생을 살아가는 맛이 너무 싱겁지 않은가.

 작가 또한 이에 무게를 실어 말하는 듯하다. 감사함은 표하되 뒷담은 삼가고 기쁨은 느끼되 화는 조절하길 당부한다.

 인생 자체에 얼룩이 질 수 밖에 없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의연하고 담백한 삶을 지향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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