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소중했던 것들 (볕뉘 에디션)
이기주 지음 / 달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얼마만의 에세이인가! 최근에 유독 지식을 뽑아내는 비문학을 많이 읽었더니 한층 편안하고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가 정말 기대 이상으로 참 좋았다.

 어쩜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이렇게 깊고 찰지게 하는 것일까. 눈과 마음에 착착 달라붙는 필력에 틈이 날 때마다 책을 읽어나갔다. 상황에 대한 아름다운 비유와 적확한 묘사가 일단 첫째로 좋았다. 향기가 났고, 바람이 느껴지는 표현이 넘치는 글이었다. 둘째는,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문장들이 좋았다. 아마도 작가니까 의도한 듯 하지만, 너무나 평범하고 덤덤한 문장 하나에 울컥하게 만드는 지점이 곳곳에 있어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일상적인 문장으로 감정을 건드리는 것, 타고난 글 솜씨이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솔직함이 좋았다. 유려한 글임에도 기름기가 없고 담백하여 읽고 나서 마음이 아늑하다.

 앎을 주는 비문학 책도 좋지만 좋은 기분을 주는 에세이도 좋음을 다시 느꼈다. 특히나 이 책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지금 이 시기에 너무나 알맞다. 쌀쌀한  날에 쓸쓸하기도, 따스하기도 한 이 책은 다채로운 기쁨으로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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