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에 엠피쓰리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이별은 겨울에 해야 제맛... 이랄까;;;  

추운 겨울날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분노와 공포와 슬픔과 추위에 덜덜 떨면서 집 앞 놀이터의 말 모양 스프링 달린 놀이기구에 걸터 앉아서 넋을 떠나보내던 순간이 떠오르며 슬프기 위해선 역시나 겨울! 이라며 여름을 떠올려 보면,
더운 방 안에 드러 누워서 울면 눈물이 뜨거워서 더 덥고 그렇다고 안울면 짜증나서 더 열받고 더워서 짜증나는지 이별 때문에 짜증나는지 분간이 안가며 슬픔을 만끽할 수가 없게 된다. 여름에 하는 이별은 그래서 더 최악이다.  

어쨌든 윤하의 노래는 참 좋다. 토이 6집에 여러 아티스트들이 함께 참여한 음악들 모두 좋다. 뮤직비디오는 더 좋다. 이 노래 듣는 김에 다시 한 번 다 듣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조원선의 Bon voyage는 워낙에 좋아해서 만번도 더 들었던 음악이고, 이지형의 뜨거운 안녕도 좋고, 루시드 폴의 투명인간은 여전히 꿈같고, 김민규의 나는 달은 그리운 느낌이고 안녕 스무살은 눈물이 맺힌다. 김형중의 크리스마스 카드는 설렌다. 특히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오는 여자애는 얼굴이 똥그래서 나같다고 생각했는데, 남친이 카푸치노의 시나몬을 떠내어주는 걸 보곤 거의 기절. 요청하지도 않은 시나몬가루를 내 표정만 보고 작은 티스푼으로 한번에 싹 걷어내주는 사람이라면 영혼이라도 팔 기세. 

휴. 왜 한숨이. 

이곳의 여름은 거의 끝자락을 보이려고만 한다. 가져온 샤방샤방한 원피스들은 거의 입어보지도 못한채 곰팡이가 피려고 하고, 이제 10시면 해가 진다. 나는 매일같이 하루에 혼자 맥주 2병씩을 비우고 약간은 외롭고 약간은 편안하다. 맥주병을 비워내는 만큼 마음도 비워내고 있다. 그만큼 머리도 비워지고 있는지 요즘은 책을 하루에 열쪽남짓밖에 읽지 못한다. 대신 사진집이나 도록을 보는 편인데 요즘은 스티븐 맥커리의 눈동자들을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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