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리톤 키 - The Skeleton Ke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게, 서양의 대표적인 공포의 상징인 드라큘라나 피가 흩뿌려지는 미친호러물, 정신병자 살인마 류의 공포물은 공포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단지 스토리를 인식하는 도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데, 가끔 너무 감정이입을 하면 피해자들이 너무 아플까봐 그걸 보는게 괴롭고 불쾌한 것이지 가해자들을 딱히 두려워하는 건 아니다. 

이런 내가 서양의 공포물을 보면서 처음으로 아연실색해하면서 '대박'을 백번 외쳤는데, 이게 바로 지금 내가 리뷰를 쓰고 있는 [스켈리톤키]다. 요즘 반전영화물에 빠져있다는 ㅇ오빠에게 추천을 받고 심심풀이로 주말함께보내기 친구로 당첨되었는데 오빠가 자기 인생 1위의 반전영화라고 꼽아도, 그 오빠가 데이빗 핀처의 팬이라고 해도  

'훗, 난 이제 왠만한 반전은 다 예상할 수 있어.' 

라며 코웃음치며 아침나절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건 정말 무섭다. 실로 오래간만에 햇빛 쨍한 대낮에 소름이 쫙 끼치는 경험이 아닐까 싶다.  

먼저, 
이건 부두교에 대한 이야기이다. 난 사실 부두교에 대해서는 아프리카의 종교인줄 알았는데, 영화 속에서도 설명하듯이 아프리카인이 믿고 있는 종교와는 달리 미국의 남부지방에서 새롭게 변형된 흑마술 부류인 것 같다. 아마 미국 남부지방에 흑인노예들이 많이 유입되어 왔던만큼 그 때 변질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에 대해선 정말 지식이 전무하므로 일단 패스-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때리고 부수고 찌르고 이런 차원을 넘어서(물론 약간 이런 호러의 성향도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것은 영혼에 관련된 내용이다. 따라서 귀신을 무서워하는 나의 두려움 감지선을 자극할 수밖에- 

부두교에 관한 이야기는 브라운신부 전집 2권 [비밀]의 한 에피소드에서, 그리고 [거미여인의 키스]의 한 에피소드에서, CSI의 한 에피소드에서 한 3번 정도 접해본 것 같은데,(퇴마록에서도 나왔었나? 그러고보니 [세븐]에서도?) 그 때는 부두교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거니와 깜짝 놀래키는 쇼정도에 불과해서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참 무섭다. [거미여인의 키스] 안에서의 에피소드가 가장 비슷한 분위기인 듯 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예쁜 주인공이 'I don't believe it!' 을 계속해서 외치는 장면이었다. 
아마 속으로는 'I don't wanna believe it!' 이었을거다.

나는 워낙에 미신을 잘 믿기도 하고, 상상 속의 세계를 좋아하고, 그래서 정신적으로 허약한 애니까 주인공이 이해가 가더라.
믿고 싶지 않아도 눈 앞에서 빤히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부정해버릴 수 있을까,
주인공은 솔직하고, 동정심도 많고, 어느 정도는 의로운 사람이었기에 어떻게든 지키고 싶었던 인생의 룰이 있었던 것 뿐인데
그로 인해서 나쁜 사람들의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영화가 무서운 건 부두교의 미스테리한 의식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여서일 수도 있겠지만,
나와 비슷한 성정을 가진 주인공이 꼼짝없이 당하고, 그게 나한테 일어난 일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렇게 무서워하는 걸 보면 나는 정말 젊음에 집착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문도-

조금만 더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서라면 남은 상관없다는 지조라면,
내가 남을 희생양으로 삼지는 않을 지언정 적어도 희생양이 되는 경우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 영화를 보고 나서 부두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되살아나서 한 번 찾아볼까 생각했으나,
연예인에게 중독될까봐서 TV도 잘 보지 않는 나이기에 관심은 접어두었다. 

++ 그냥 뭐 사소한 장면, 스토리 이런거 쓸래야 쓸 수가 없다. 스포의 씨앗이 될까봐-
근데 나는 왜 책이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 이름을 다 까먹는걸까?
실제로 생활하면서는 얼굴이나 이름을 잘 잊어먹지 않아서 날 잊어버린 사람에게 약간 자존심이 상할 때가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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