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각오하고 본 영화 중에서 이렇게 힘들었던 영화가 올해는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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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려 주말에 [체인질링]을 보고야 말았다.
원래 계획이었다면 혼자 보려 했었으나 혼자 봤으면 정말 큰일날뻔 했다. 무섭고 슬프고 답답하고 뭐.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서 계속 울었다.
안젤리나 졸리가 너무 안되서 그녀에게 감정이입을 하느라고 슬펐던 것이라 생각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친구가
'넌 안젤리나 졸리에 몰입한게 아니라 잡혀간 애들한테 이입해서 그래.'
라고 하길래 난 아니라고, 내가 애냐, 바보 아냐, 날 그렇게 몰라? 따위의 말들을 주절거렸는데
한 이틀 두고두고 생각해보니 맞다. 난 아이의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스포 있을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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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사촌 동생, 샌포드 클락-
그 애가 달달 떨면서 무서운 사실을 고백할 때를 상기하면 난 지금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마음에 뭐 실제 크기 벽돌한장을 집어 넣어 놓은 것 같다.
그 애가 삽으로 아이들 시체가 묻힌 땅을 팔 때, 그러다가 쓰러져서 울 때, 끔찍한 기억을 상기할 때,
그 때마다 난 머리를 감싸쥐고 벌벌 떨면서 그 아이의 미래와 나의 과거와 미래들을 곱씹으며 함께 괴로워했다.
너무 괴로웠던 나머지 '이건 관객을 노린 감독의 농간이야.' 라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전작 [퍼펙트 월드]의 쥐어짜는 듯한 감동에 넘어가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아이의 연기와, 카메라와, 시나리오들을 마구 떠올리며 그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허사였다.
널 어떡하면 좋으니.. ㅜㅜ
'아, 잘못 걸렸구나. '
라고 느꼈을 때의 그 암담함을 상상했다.
콜린스부인이 정신병원의 문 앞에서 느꼈을, 어린 고든이 도끼를 쥐었을 때 느꼈을, 아이들이 닭장 안에 갇혀서 느꼈을 그 벽을 상상했다. 그리고 스러져간 그녀들의 공포와 덜컹.
알 수 없었던 것은 그 납치범-살인범이 잡혔을 때나 사형당할 때나 통쾌하다거나, 뭐 후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저 콜린스 부인의 눈처럼 공허했을 뿐이었다. 살인범에게 인권이 어딨냐며 갖은 형벌로 죽여버려야 한다고 단호히 주장하는 댓글들을 생각하며, 그게 무슨 소용인지, 밉지도 않고, 손톱만큼의 연민도 없고 그저 벌레 하나가 죽는구나.
다들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력 몰랐다 어쩌고 운운하는데

그녀는 [처음 만나는 자유]에서 이미 빼어난 역할을 맡아 매력을 뿜어낸 적이 있다.
나같은 경우엔 툼레이더고 뭐고 다 안보고 이 영화로 안젤리나 졸리라는 배우를 알았기 때문에 난 그녀가 돌아왔다! 고 환호하며 [체인질링]을 보게 된 것이다. (알 수 없는 매력이란 바로 이것이었구나.)
그러고보니 졸리는 벌써 2번째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네, '거짓말'이라는 똑같은 증상으로 :)
어렸을 때의 통통 튀는 모습과 굉장히 대비되는구나. 아이도 많이 기르는 만큼 역시 내공이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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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말했듯이 올해는 이런 영화 안만나고 무사히 보내길 바란다.
연초부터 너무 힘들었다.
어느 정도냐면 캡쳐컷 보면 또 먹먹해질까봐 이미지도 안찾았다. 다른 사람들 평도 못읽겠다.
감동이나 뭐 부패한 정부, 홀로 싸우는 엄마, 권리, 자유 진짜 뭐 다 필요 없다.
The True Story 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괴로울 따름이다.
+a
아 맞다, 목사님의 느적지근한 말투 낯이 익다 했더니 존 말코비치였다. 좋아.......끈적끈적하고 아주 좋다, 흐흐
미스터말코비치는 진짜 얼굴 잘생긴거도 아니고 호감형도, 기억에 남는 얼굴도 아닌데 옛날부터 왜케 매력적이냐- 미치겠다.
며칠전에 [리플리스게임]보면서도 그 생각했는데, 야는 그때에 비해서 엄청 늙었는데도 또 멋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