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있을 전시회를 생전 처음 준비해보면서 꽤나 바쁜 하루들이다.
퍽이나 재미있을 것만 같았던 학술행사와 전시회 준비는 생각보다 별로다. 조잡한 사무일과 신경써야 할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나마 예술과 관련이 되어 있었다면 조금은 행복했을까? 모를 일이지만 오히려 실망했을 수도 있겠다. 지금 일은 애초에 기대도 없이 시작했지만 문화와 관련된 일에는 왠지 엄청난 환상을 갖고 시작했을 것이니 그만큼 타격이 컸겠지. 어차피 좋아하는 일이든, 관심 없는 일이든 일은 일이니까.
바쁜 와중에도 마음이 스산한 것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추워서 그런건지?!
금요일에 오랜만에(사실 3주만이면 오랜만도 아닌가-) 또 학교에 가서 놀았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끈적끈적해보이는 두명이 보이는가 하면 '여자는 남자의 능력!'이라고 자기 여친이 있는 자리에서 당당하게 소리치는 마초맨(넌 불청객이었어- ) 감기에 걸렸다고 술을 안마시던 엄청나게 쓸쓸해보이던 후배(황야의 이리 읽어보라고 백번 말했다-_- ) 등 뭐 그닥 예전같지가 않아서.. 그랬다.
예전엔 참 좋았었던 것 같은데- 내마음이 쓸쓸한건지, 아님 우리가 그날따라 좀 핀트가 엇나갔었던 것인지, 둘 중의 하나였음 좋겠다. 우리가 변하는 건 싫다. 안그래도 변하는게 너무 많아서 정착하기도 힘든데..
변하는게 싫다니 나도 꽉 막힌 보수주의에 편협한 사람이 될 날이 얼마 안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