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적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굼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노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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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어린 후니 하난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내 님 오리마난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서경덕 (1489~1546) 자는 可久. 벼슬보다 도학에 전념함. 저서로 대허설원, 이기사생귀신론 등이 화담집에 전하여 옴. 시조 2수 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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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 2006-03-1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는 사진을 보거나 아니면 상상만 해도 나에게 '경외감 (awe)'을 불러일으킨다. 언젠가는 그 우주를 직접 탐험하는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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