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전투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7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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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대 장정(?)의 도달점에 이르렀다. 나니아의 창조부터 시작하여 각종 모험과 상상의 나라를 여행했던 독자들은 이제 마지막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무척 궁금하리라. 개인적으로는 7권의 <마지막 전투>가 가장 좋았다. 작가의 기독교적 사상과 세계관이 가장 짙게 묘사된 곳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나니아 나라 2555년의 마지막을 보게 된다.

 

전권에 걸친 이야기는 선과 악의 대립이 뚜렷하게 그어져 있다. 그 악이라는 것은 1권이나 2권에 나온 제이디스 여왕이나 하얀 마녀처럼 직접 눈에 보이는 세력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내 마음 속의 불신이나 거짓일 수도 있고, 평범한 우리와 같은 인물이 그려낸 욕심이나 권력에 대한 탐욕일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모두 선과 악이 공존하고, 끊임없이 그 악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어느 나라나 민족이고 간에 흥망성쇠는 있게 마련. 나니아 나라도 전설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시기는 지나가고 어느새 쇠퇴기에 접어든다. 그 쇠퇴기에는 우리가 역사 속에서도 이미 배웠듯이 꼭 반란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 나라가 쇠퇴기가 아니라면 혁명가가 될 것이다. 나니아 나라의 반란자는 욕심 많고 사악한 원숭이 시프트이다. 우연히 웅덩이에서 건진 사자 가죽을 당나귀 퍼즐에게 씌운 뒤 당나귀를 아슬란이라고 속여서 많은 이권을 챙긴다. 시프트는 교묘한 거짓말과 교활한 술수로 나니아를 장악한다. 그의 술수는 정말 혀를 내두를 만큼 교활하고, 사악하다. 그로 인해 나니아의 말하는 동물이나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이웃나라 칼로로맨의 노예로 팔려간다.

 

이 책에서는 개성적인 캐릭터가 여럿 등장한다. 이미 원숭이 시프트는 소개가 되었고, 시프트의 꼭두각시를 하는 당나귀 퍼즐이다. 퍼즐은 순박하긴 하지만 멍청하다. 그 멍청함 때문에 시프트에게 이용당하여 아슬란 행세를 하여 많은 나니아 국민들에게 고통과 공포를 주지만 우리 세계의 여자아이 질에 의해 구출된 후 티리언 왕의 일행에 동참한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퍼즐의 멍청함은 충분히 비난받을 것 같은데, 아슬란은 그조차 구원한다. 즉, 우리가 계획하고 나쁜 짓을 한 것이 아니라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 다음은 이 책에 나오는 난쟁이들이다. 그들은 아슬란 편도, 칼로르맨의 편도 아니다. 그저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살면 되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양쪽 모두 적이 되어 싸운다. 그들의 닫힌 마음은 다른 사람들은 다 보게 되는 천국의 아름다움도 보지 못한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지 못하는 것... 우리들도 마찬가지로 닫힌 마음으론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을 만나고, 상황을 만나더라도 이미 내 마음이 닫혀 있거나 부정적일 땐, 온전히 볼 수 없다. 난쟁이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에메스이다. 그는 칼로르맨 출신병사로 칼로르맨이 숭상하는 타슈신을 진실로 섬기고 있다. 그래서 아슬란이란 이름은 혐오 그 자체였다. 반면 말로는 타슈신을 섬긴다고 하는 리슈다 타르칸은 정말 타슈신이 나타났을 때 겁먹고 도망치려 했지만, 에메스는 설령 죽을지라도 타슈신을 만나고 싶기 때문에 공포의 마구간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런데, 그조차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는 아슬란을 보고 “슬프게도 저는 당신의 아들이 아니라 타슈 신의 종이옵니다.”하고 말하자 아슬란은 “네가 타슈신에게 다했던 정성은 나에게 한 것과 다름없느니라.”라고 하신다.

 

아슬란은 타슈와 자신은 적이고 아주 다른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사악한 정성은 타슈를 섬기는 것이 되고, 선한 정성은 아슬란을 섬기는 방법이라고 한다. 여기에 작가의 기독교적 사상이 들어 있다. 타슈신이란 바로 이방신을 말한다. 그러나 아슬란의 진실을 모르고 자신이 태어난 환경에 의해 그 나라의 풍습에 따라 이방신을 섬기더라도 진심으로 신에게 정성을 다한 것은 선한 그분을 섬긴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것에 대해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바라보고 계실지도 난 모른다. 그러나 난 작가의 이 사상에 수긍을 한다. 인간이란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가? 중요한 것은 그 마음 속에 얼마나 선한 생각과 성품을 지니고 있으며 진리를 알고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일 것이다.

 

이 책을 끝으로 나니아 나라도 끝이다.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나니아는 암흑으로 변한다. 성경에서도 분명 이 세상이 영원하지 않다고 한다. 언젠가는 끝이 올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아슬란은 말한다.“축제가 시작된 거야. 꿈은 끝나고 이제는 아침이 된 거다.” 끝이 아닌 시작... 그것은 곧 다음 세상인 천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을 작가 루이스는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그 아름다운 세계를 이 책을 통해서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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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의자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6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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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니아 나라 이야기 6권째 접어든다. 1권부터 여기까지 죽 읽어온 독자라면 나름대로 어떤 모험을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다시 평화가 찾아오고 어떻게 아이들이 우리 세계로 되돌아오게 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막상 읽기 시작하면 그 상황은 매번 우리의 예측을 빗나가고 더 멋진 모험이 기다리고 있기에 멈추지 않고 책을 읽었으리라. 이 책도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지는 않는다^^

 

이제 나니아 세계에 초대된 아이는 새벽출정호에 등장한 유스터스와 그의 학교 친구 질이라는 여자아이다. 질은 유스터스로부터 나니아 이야기나 아슬란에 대해서 듣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그러다 짓궂은 학교 아이들을 피해 학교의 체육관 뒤에서 아슬란님을 불러 나니아 세계로 가게 된다. 물론 원한다고 가는 것은 아니다. 나중에 아슬란이 얘기해 주었지만, 이미 아슬란이 그들을 부를 준비가 되어 있어서 그들의 마음이 아슬란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기독교인이라면 느꼈을 수도 있겠다. 우리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간절히 신을 찾게 되지만 이미 그 찾는 마음조차 하나님께서 그 상황을 허락하셨다는 걸...

 

나니아 세계에 온 질은 치명적인 사고로 유스터스를 위험에 빠트리게 되어 혼자 남게 된다. 그 막막한 상황 속에서 아슬란이 나타나고, 아슬란은 질에게 직접 네 가지의 임무를 맡긴다. 그 네 가지의 임무를 결코 잊으면 안 된다고 다짐을 받고, 밤마다 그 임무를 외우며 되새기지만 질은 험난한 여정을 거치면서 어느새 그 과정을 잊고 만다. 그리하여 릴리언 왕자를 구하는 길은 더욱 멀고 아득하기만 한데...

 

릴리언 왕자는 캐스피언 왕의 아들로 마녀에 의해 잡혀 갔으나 수십년 동안 릴리언 왕자를 구하러 떠난 대신들은 모두 죽어갔기 때문에 캐스피언 왕은 왕자를 구하는 것을 포기한다. 그러나 아슬란은 포기하지 않고, 우리 세계의 아이들에게 그 임무를 맡긴다. 그 과정에서 퍼들글럼이라는 마슈위글족을 여행 안내자로 만나게 된다. 퍼들글럼은 좀 특별한 캐릭터이다. 퍼들글럼은 개인적이고 독립된 생활을 좋아하는 인물로 굉장히 진지한 인생관을 지니고 있어서 다른 마슈위글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퍼들글럼은 사려깊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서 어려움에 처한 유스터스와 질을 온 몸을 바쳐 구해주기도 한다. 자신도 알고 있듯이 그는 항상 최악의 것을 알고 싶어하고, 모든 상황을 최악의 것으로 단정하지만, 최선의 것을 위해 노력한다. 최악의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최악이 닥쳐왔을 때도 당황하지 않는 법이다. 이미 예측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여행자들이 당황하고 있을 때도 그는 이성적이고 사려깊게 행동을 하고, 결국 릴리언 왕자를 구출해 낸다.

 

이 책에서도 우리의 눈과 귀와 가슴을 흔들리게 할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와 모험들이 많이 있지만 눈여겨 볼만한 것은 역시 아슬란이다. 아슬란은 왜 제대로 잘 하지도 못하는 불완전한 우리 세계의 아이들을 불러내어 고단한 일들을 시키는 것일까? 그것은 기독교인으로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비록 불완전하고 늘 실수투성이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좀더 몸과 마음이 성숙해지를 원하는 하나님의 마음일 것이다. 고통을 겪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사고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그만큼 진중하고 사려 깊다. 우리의 경험은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우리의 삶을 좀더 깊이 있고 풍요롭게 해 준다. 고통도 삶의 과정이다. 결국 우리의 인생은 죽음으로써 마감을 하지만, 그 과정은 많은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은 이웃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함께 공유하고 섬기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6권의 <은의자> 역시 독자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리라 본다. 적어도 나는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릴리언 왕자가 은의자에 묶여서 고통스럽게 외치던 말. 그 말을 듣고 갈등하는 우리의 순례자들. 그러나 끝내 아슬란의 말을 믿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했을 때 이루어졌던 놀라운 일... 나 같았어도 몹시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일인지 궁금한 사람은 6권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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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출정호의 항해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7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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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난 어떤 상상을 해 보았을까? 책을 읽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인어공주를 위로해 주는 것? 아니면 꿈속에서나 해 보았을 법한 하늘을 나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내 상상력은 너무 빈약하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리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기괴하고 기이한 각종 모험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어른이 읽어도 정말 흥미진진하다.

 

우리 세계의 아이들은 다시 1년이 지난 후 나니아 나라로 가게 된다. 이미 앞 권에서 이야기했듯, 이제 나이를 좀 더 먹은 피터와 수잔은 나니아 나라에 갈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등장인물 유스터스가 등장한다. 나니아 나라 이야기 전 7권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개성이 강한 인물을 꼽으라면 난 당연히 이 책에 등장하는 유스터스를 뽑겠다. 유스터스는 그야말로 특이한 캐릭터이다. 아니, 전형적인 개구쟁이 아이를 연상하면 될 것 같다. 불평 불만도 많고,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절대 하지 않고, 자기의 유익을 위하여 적당히 합리화할 줄 아는 인물. 남 앞에서 으스대기 좋아하고, 약한 사람을 못살게 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다. 그 개구쟁이 유스터스가 어떤 경로를 거쳐 새로운 인물로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 있을 것이다.

 

1년 후 여름방학을 맞은 에드먼드와 루시는 사촌인 유스터스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유스터스 방에 있던 이상한 액자그림을 보다가 그 그림에 빨려 들어가 나니아 세계로 가게 된다. 이처럼 나니아 세계로 가는 경로는 여러 가지다. 반지를 통해서, 뿔피리 소리를 듣고, 혹은 옷장 속으로... 그 그림은 험한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 떠있는 배 그림이었는데 에드먼드, 루시, 유스터스는 그 그림을 통해 배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배 안에는 에드먼드와 루시가 알고 있는 캐스피언 10세 왕이 있었다. 캐스피언은 왕위에 오른 후, 옛 나니아 나라를 복원하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오래 전에 삼촌 미라즈(캐스피언 9세)에 의해 바다로 내쫓긴 7명의 아버지 친구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세상의 끝을 가보고 싶은 열망과 아버지의 친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나선 캐스피언 일행의 새벽출정호에 우리 세계의 아이들이 함께 동행하는 것이다. 그러니 거의 바다와 섬이 주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된다.

 

이 항해는 한마디로 신기하고, 위험하고, 짜릿한 모험의 세계이다. 5권에서는 좀더 강렬한 판타지를 느끼게 해 준다.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들어 버리는 호수에서 죽은 아버지의 친구를 발견한다. 또 ‘용의 섬’에선 욕심 때문에 유스터스가 용으로 변하였으나 결국 아슬란의 도움으로 사람으로 되돌아 오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유스터스는 새로운 인물로 변한다. 목소리만 들리는 섬에선 으스스한 투명 인간들과 부딪쳐 싸움도 하지만, 마법의 책에서 루시의 지혜로 투명인간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도 한다. 수십년간 마법에 걸려 잠만 자는 아버지 친구들을 구해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역시 아슬란이 등장하여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위로하거나 구해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아슬란은 사자의 모습만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신천옹으로 변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양의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들의 주인공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모험을 좋아하고 뛰어난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고 싶다면 이 책은 충분히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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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피언 왕자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4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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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의 <캐스피언 왕자>에서는 2권에서 나왔던 우리 세계의 아이들, 즉 피터와 수잔, 에드먼드, 루시가 다시 등장한다. 처음 나니아 나라에 가서 왕과 여왕으로서 화려하게 통치한 후, 우연히 하얀 수사슴을 따라 갔다가 옷장을 발견하고 다시 우리 세계로 돌아간 뒤 어느새 1년이 지났다. 방학을 마치고 학교 기숙사로 향하던 중, 그들은 무엇인가 강인한 힘에 이끌려 다시 나니아 세계로 온다. 그것은 1권에서 나온 산타가 수잔에게 선물로 준 뿔피리 때문이다. 위험에 처했을 때 그 뿔피리를 불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캐스피언 왕자는 자신이 위험에 처하자 그 뿔피리를 불었고, 그 피리 소리는 네 명의 어린이들을 다시 나니아 세계로 초대하게 된다.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나니아 세계의 시간과 우리 세계의 시간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우리 세계에서는 겨우 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나니아 세계는 수 백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그러니 나니아 사람들에게는 전설적인 피터제왕과 에드먼드 왕, 그리고 다른 여왕들이 다시 나타났으니 얼마나 놀라울까? 나니아 나라는 이제 캐스피언 1세 이후 텔마르 사람들에게 점령당해 말하는 동물이나 사람들은 모두 숨어사는 처지가 되었다. 텔마르 사람들은 나니아 나라를 통치하면서 모든 나니아 사람과 동물들을 학대하고 몰아냈다. 그래서 나니아의 창세 이후의 이야기들은 전설처럼 전해져 올 따름이다. 말하는 동물이 있다던가, 아슬란이란 말은 모두 금기의 단어가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캐스피언 10세는 삼촌인 캐스피언 9세에 의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죽임을 당했다. 삼촌은 후세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왕위 계승을 위해 조카인 캐스피언 10세를 키우고 있지만 아들이 생기게 되자 그를 몰아낼 생각을 한다. 캐스피언 왕자는 유모를 통해서 나니아 나라의 옛이야기를 들었지만 왕인 삼촌에게 나니아에 대해 말하자 유모는 쫓겨난다. 다시 난쟁이 코넬리우스 박사를 통해 나니아 나라의 소식과 자기가 위태하다는 것을 알고 도망친다.

 

비록 캐스피언 왕자는 텔마르 사람의 혈통을 이어받았지만, 그에게는 텔마르 사람과는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진실을 알고자 하는 열성과, 나니아 나라의 재건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은 혈통도 아니요, 재력이나 외모와 같은 요건이 아닌 선한 성품이나 진리를 알고자 노력하는 열정과 행함임을 깨닫게 된다. 그는 왕자이고, 나니아 나라를 이어받을 왕의 자격을 가졌지만 결코 교만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형편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인물이다. 그리하여 삼촌을 물리치고 왕위를 이어받을 수 있다.

 

이 책을 끝으로 4명의 우리 세계의 아이들 중 피터와 수잔은 나니아 나라에 올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이들이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나니아 나라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순수한 영혼을 갖고 있는 어린 아이들 뿐이라는 것이다. 나니아 나라는 어린이들 세계, 그것은 천국은 순수한 영혼을 지닌 사람만이 갈 수 있다는 또 다른 해석이 아닐까? 성경에서도 예수님 주변으로 어린아이들이 몰려 들자, 제자들이 어린아이들을 제재할 때 예수님은 천국은 이런 자의 것이라고 하며 어린 아이들을 가리켰다. 나는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한 영혼을 지니고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된다. 비록 피터와 수잔은 나오지 않지만, 그 뒤에는 다른 어린이들이 나니아 세계에 등장하니 기대되지 않겠는가? 어떤 누가 올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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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소년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3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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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나라 이야기 3번째 책인 <말과 소년>은 비기독교인들에게는 가장 재미있다고도 하고, 또 가장 비판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이유로는 기독교적인 냄새(?)가 별로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니아 나라의 이웃 국가인 칼로르맨에 대한 묘사 때문인 것 같다. 칼로르맨 사람들은 피부도 좀 검고, 머리에 무엇을 쓰고 있어서 이슬람을 상징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란다.(난 읽으면서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기독교적인 암시는 은근 슬쩍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샤스타라는 소년이다. 2권에서의 네 명의 주인공인 피터와 수잔, 에드먼드, 루시는 잠깐 모습만 보일 뿐 샤스타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샤스타는 원래는 나니아의 우방국인 아첸랜드의 쌍둥이 왕자였지만 그가 태어났을 때 한 예언자가, 코르(샤스타의 원래 이름)가 아첸랜드를 큰 위험에서 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하자, 어떤 대신이 코르를 납치하여 바다에 버린다. 한 나라를 구하는 장면이나 바구니에 실려 바다로 떠내려가는 모습은 구약 성경의 모세를 보는 듯하다. 그렇게 떠밀려 가다가 칼로르맨의 간사하고 난폭한 한 어부에 의해서 발견되고 키워진다. 샤스타는 자신의 아버지가 양아버지라는 것을 짐작하지만 감히 그 곳을 떠날 생각을 못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노예로 비싼 값에 팔리게 된 것을 알고, 한밤중에 나니아 출생의 말하는 말, 브레와 함께 자유의 땅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 여행길에서 칼로르멘의 귀족의 딸인 아라비스와 역시 말하는 말 휜을 만나 그들은 모두 나니아로 향한다. 아라비스는 귀족이긴 하지만 아버지의 강제 결혼을 피해 나니아로 떠나는 것이다. 브레는 늘 마음 속에 자신의 고향 나니아를 그리며 산다. 오래 전에 노예로 팔려서 칼로르멘에서 말 못하는 말과 함께 고된 노역을 하며 살지만 언젠가는 자유의 땅, 아슬란이 다스리는 나라를 가리라 생각한다. 그 결심은 샤스타를 만나서 실행에 옮기게 된다. 비록 말하는 동물이지만 브레를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것들... 자존심도 권위도 모두 버려야 한다. 그러나 브레는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감히 나니아 나라에 가서 살 수 있는지 두려워한다. 그것은 사자가 덮칠 때, 본능적으로 자기만 살고자 샤스타도, 아라비스도 그리고 암말 휜도 내팽개치고 도망을 쳤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니아의 말하는 말로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모욕적인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니아 나라에 산다는 것은 일종의 자유, 혹은 구원을 상징하고 있다. 성경에서 구원이란 행위로 얻어지는 것이 아닌, 믿음이고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원을 얻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란 구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브레에게 말해 주고 싶다. 나니아 나라에 들어 갈 수 있는 것은 어떤 모습이든 상관이 없다고... 갈 수 있다는 믿음 하나면 된다고... 그럼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방종을 해도, 죄악을 저질러도 괜찮겠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말했던 것처럼 은혜를 더 하기 위해 죄를 짓겠는가로 대답하면 될 것 같다.^^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은 결코 순조로울 수 없다. 수많은 험난한 고비를 넘겨야 한다. 그러나 그 때마다 아슬란이 나타나 위기를 넘기게 해 준다. 그러나 아슬란은 위기 때마다 도와주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라비스에게 달려들어 등에 상처를 내게 한다. 그것은 아라비스가 탈출하기 위해 자신의 여종에게 고난을 갖다 주었기 때문이다. 아슬란은 말한다. “눈에는 눈물, 고통에는 고통, 피에는 피다”라고...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공평하신 하나님에 대한 묘사이기도 하다.

 

 아첸랜드를 구하기 위해 깜깜한 밤에 험난한 산과 골짜기를 가야만 하는 샤스타에게 말없이 동행해 주는 아슬란의 모습은 기독교인으로서는 큰 감동과 위로를 준다. 내가 고통스러워할 때, 나와 함께 하시는 신을 느낀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이고 위로와 힘이 되는가?

 

각 권마다 독특한 색채를 지니고 있는데, 3권의 <말과 소년>은 자유의 땅을 찾아 떠나는 순례자의 고단한 삶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고단함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것임을 결론에 이르러서는 깨닫게 된다. 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한 나라를 다스리게 되는 코르(샤스타)의 모습도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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