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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출정호의 항해 ㅣ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7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난 어떤 상상을 해 보았을까? 책을 읽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인어공주를 위로해 주는 것? 아니면 꿈속에서나 해 보았을 법한 하늘을 나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내 상상력은 너무 빈약하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리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기괴하고 기이한 각종 모험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어른이 읽어도 정말 흥미진진하다.
우리 세계의 아이들은 다시 1년이 지난 후 나니아 나라로 가게 된다. 이미 앞 권에서 이야기했듯, 이제 나이를 좀 더 먹은 피터와 수잔은 나니아 나라에 갈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등장인물 유스터스가 등장한다. 나니아 나라 이야기 전 7권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개성이 강한 인물을 꼽으라면 난 당연히 이 책에 등장하는 유스터스를 뽑겠다. 유스터스는 그야말로 특이한 캐릭터이다. 아니, 전형적인 개구쟁이 아이를 연상하면 될 것 같다. 불평 불만도 많고,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절대 하지 않고, 자기의 유익을 위하여 적당히 합리화할 줄 아는 인물. 남 앞에서 으스대기 좋아하고, 약한 사람을 못살게 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다. 그 개구쟁이 유스터스가 어떤 경로를 거쳐 새로운 인물로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 있을 것이다.
1년 후 여름방학을 맞은 에드먼드와 루시는 사촌인 유스터스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유스터스 방에 있던 이상한 액자그림을 보다가 그 그림에 빨려 들어가 나니아 세계로 가게 된다. 이처럼 나니아 세계로 가는 경로는 여러 가지다. 반지를 통해서, 뿔피리 소리를 듣고, 혹은 옷장 속으로... 그 그림은 험한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 떠있는 배 그림이었는데 에드먼드, 루시, 유스터스는 그 그림을 통해 배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배 안에는 에드먼드와 루시가 알고 있는 캐스피언 10세 왕이 있었다. 캐스피언은 왕위에 오른 후, 옛 나니아 나라를 복원하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오래 전에 삼촌 미라즈(캐스피언 9세)에 의해 바다로 내쫓긴 7명의 아버지 친구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세상의 끝을 가보고 싶은 열망과 아버지의 친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나선 캐스피언 일행의 새벽출정호에 우리 세계의 아이들이 함께 동행하는 것이다. 그러니 거의 바다와 섬이 주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된다.
이 항해는 한마디로 신기하고, 위험하고, 짜릿한 모험의 세계이다. 5권에서는 좀더 강렬한 판타지를 느끼게 해 준다.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들어 버리는 호수에서 죽은 아버지의 친구를 발견한다. 또 ‘용의 섬’에선 욕심 때문에 유스터스가 용으로 변하였으나 결국 아슬란의 도움으로 사람으로 되돌아 오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유스터스는 새로운 인물로 변한다. 목소리만 들리는 섬에선 으스스한 투명 인간들과 부딪쳐 싸움도 하지만, 마법의 책에서 루시의 지혜로 투명인간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도 한다. 수십년간 마법에 걸려 잠만 자는 아버지 친구들을 구해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역시 아슬란이 등장하여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위로하거나 구해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아슬란은 사자의 모습만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신천옹으로 변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양의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들의 주인공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모험을 좋아하고 뛰어난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고 싶다면 이 책은 충분히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