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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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역사가 후대에 전해지는 방법 중 하나인 공식 기록 대 개인 기록의 차이를 보여 줄 뿐이다. P51

제목이 강렬하다. 세계사를 바꾼 거짓말이라니! 흥미가 돋았다. 그중 눈길을 끌어 바로 읽은 부분은 <거짓 6 공식 기록 VS 개인 기록>이었다. 아니 에르노의 바깥일 기와 밖의 삶을 읽고 나서라 더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일기라는 개인의 기록이 역사적 가치를 지니게 되는 예는 몇 있다. 하지만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의 통치 시절의 고대 역사가였던 프로코피우스의 기록은 조금 달랐다. 그는 공식적인 역사서로는 <전쟁의 역사>와 <건축물 두 편>이 있다. 두 편의 역사책은 유스티니아누스와 그의 아내 테오도라에게 아첨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1600년대 초 바티칸 도서관 기록실 깊은 곳에서 발견된 세 번째 책 <비밀의 역사>에서는 유스티니아누스와 테오도라를 악마에 비유했다.

전쟁의 역사, 건축물과 함께 비밀의 역사까지 세 권의 역사서와 당시 발견된 다른 기록물들을 교차 확인하면 어느 정도의 진실은 알 수 있다. 비밀의 역사가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전쟁의 역사와 건축물은 진실이라 생각되었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사람의 기억이 모두 진실한 것일까? 개인이 가진 가치관과 겪어 온 경험 등에 의한 편견적 시선이 개입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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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가운데 사실은 얼마나 될까? 역사는 승자가 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승자처럼 보이고 싶은 사람이 역사를 쓰기도 하는데, 측천무후의 역사는 분명히 후자에 해당된다. P55

신랑은 역사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한다. 함께 자주 보며 영향을 받는다. 대조영은 몇 번을 본지 헤아릴 수가 없다.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측천무후는 굉장히 강인하고 카리스마 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갓난아이를 죽이고, 아들, 남편 등을 죽였다? 가끔 신랑과 진짜일까하고 궁금해하기는 하였다.

그래서 목차에서 측천무후를 발견했을 때는 반가웠다. 그리고 그의 기록이 송나라 때 많은 왜곡을 거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과 인간 모두 그를 미워한다>라는 말은 시인 낙빈왕의 글에서 나왔다.

당나라의 몰락 후 오십대국으로 나누어져 혼란기를 겪고 송나라가 건국된 후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유교사상을 강조하며 여자였던 측천무후의 업적은 평가절하 되었다. <다소 심오하고 복잡한 통치자였던 측천무후>를 피에 굶주린 악당으로 보는 것이 편했을 것이다. <역사가 쉬운 길을 선택했다. P58>라는 문장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역사의 왜곡이나 조작은 먼 옛날의 일이라 생각했다. 인터넷 고속망으로 세계가 연결된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은 없을 줄 알았다. 그래서 <레거시 작전>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는 충격이었다.

케냐는 마우마우 반란으로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키쿠유족은 많은 탄압을 받았다. 2009년 케냐의 남성 세명과 여성 두 명이 영국 정부를 고소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회피적인 태도를 보이며 관련 파일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11년 마우마우 관력 기록이 저장되어 있던 비밀 기록실이 있었지만 불태워 버렸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한 나라가 역사를 사라지게 한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얼마나 더 있을까? 사라져가는 기억에 묻혀 잊혀가는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일 것이다.


거짓말을 시작하면 그것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된다.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이 되는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거짓말 중에도 이러한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동안 진실이라 믿어왔던 사실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새삼 조선왕조실록이 대단해 보였다. 실록을 기록하던 사관은 진실만을 기록하려 하였고 후대의 왕이 열람하지 못하게 하여 왜곡되지 않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아무리 왜곡을 최소화하려 해도 잘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진실한 역사를 남기기 위한 노력들은 박수를 받을만하다.

세계사의 감춰진 진실을 알아가는 것은 흥미로웠다. 그동안 읽었던 역사책들 중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궁금해졌다. 여기에 소개된 50가지 이외에도 더 많을 것 같다.

한 편 한 편이 개별적 이야기라 처음부터 읽은 것이 아니라 관심이 가는 것부터 읽어나갔다. 하나하나 읽어갈수록 와! 이게 거짓말이라고!라는 탄성이 나오는 부분들이 있었다.

진실이라 믿었던 역사적 사실이 거짓일 수 있다.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세계사의 진실 VS 거짓의 대결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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