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식물 - 아피스토 식물 에세이
아피스토(신주현) 지음 / 미디어샘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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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대면 화분들이 죽어나간다. 반대로 엄마는 다 죽어가던 화분들도 살려내어 몇 년씩 키우셨다. 집안이고 마당이고 가득한 나무며 화분, 꽃들이 마냥 신기하였다. 비결을 물어보면 물 잘 주고 햇볕 잘 들게 하면 되지 비결이 있겠냐고만 하셨다.
작년 어버이날 엄마의 식물 죽이기 실력을 아는 큰아들은 10일에 한번 물만 주면 잘 자란다는 뱅갈고무나무 화분을 선물했다. 이번에는 기필코 살리고 말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햇볕 잘 드는 베란다에 두고 물도 잘 주었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가지치기를 잘해 줘야 한다 해서 가위도 사서 주기적으로 잘라 주었다. 잎도 파릇파릇 잘 자라나는듯 하더니 어느 날부터 잎이 노래지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이미 돌아가셔서 물어볼 수가 없다. 인터넷에 찾아봐도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지금은 하얀 도자기 화분에 죽은 고목만 덩그러니 있다. 무슨 미련이 남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그러다 만나게 된 처음 식물! 식물 집사들의 이야기!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에 서평단 신청을 하였다. 아피스토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에서 식물 관련으로 유명한 유튜버이다.
전문가인 식물 집사라 해도 죽이는 나무나 화분들이 있다니! 모종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레고 트럭에 코르크판을 끼우고 그동안 죽인 나무의 이픔표를 꽂아두는 식물 위령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죽였던 화분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기억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반성을 하게 되었다.
📖
10월은 봄이 시작되는 첫 달, 땅 속 깊은 곳에서 싹이 뜨고 생장하는 달, 남몰래 싹눈이 여무는 달이다.(정원가의 열두달 중에서) P51
카럴 차페크의 「정원가의 열두 달」은 책꽂이 한쪽에 꽂혀있다. 뱅갈고무나무가 죽어나가는 동안에 왜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10월은 봄을 준비하는 달'을 읽고서야 나무가 왜 죽었는지 알게 되었다.
5월에 온 나무에 물만 주고 영양제 한번 분갈이 한 번을 안 했다.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가끔은 신선한 바람을 쐬어줘야 한다며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두었었다.
환기도 신경 써서 해야 한다고 한다. 차가운 바깥공기를 한 번에 들이기보다는 집 안의 공기가 흐를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서큘레이터를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집에는 공기를 순환 시킬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며 사용을 많이 하지 않았다.
한 단원 한 단원 읽어갈 때마다 실수한 부분들을 알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나무 중 집 환경과 잘맞고 키우는데 까다롭지 않은 종류로 하나 들여서 키워보기에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어쩌면 또다시 죽은 나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전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번 나무를 죽이는 식물 킬러들에게 강력히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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