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니아와 러시아의 전쟁 초기에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관련 뉴스가 거의 나오지 않으며 설사 나온다고 하여도 별 느낌 없이 무감이 보아진다. 반복되어진 이미지에 점점 익숙해져간 것이다.
<익숙해져 간다는 것>은 고통에 둔감해지게 한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씻고 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근무하고 집에 오고 저녁을 먹고 자는 생활을 반복한다. 그 쳇바퀴 같은 생활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것들 이외의 세상은 어떻게 알게 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바로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은 잘 알지 못해도 다른 고장이나 나라의 사건사고 등은 알고 있다는 것이 갑자기 신기해졌다. 인터넷이나 핸드폰 등 미디어의 발달은 수많은 이미지 정보를 주입한다.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들은 즐거울까?
인터넷 뉴스는 매분 매초 새로운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교통사고, 화재, 살인사건, 전쟁 등 보는 이들에게 고통과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을 매일 접하는 현시대에 타인이 느끼는 고통에 제대로 <공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다른 어떤 사람의 고통에 견주는 것을 참지 못하는 법이다. P166>라고 수전 손택은 이야기한다.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한 개인이 느끼는 고통은 자신만이 가장 잘 이해할 것이고 겪어보지 않은 다른 이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통의 고통을 함께 한 사람들은 유대감을 가지기도 한다.
이렇게 점점 다른 이들의 고통에 무감해져 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고민은 지금 꼭 필요해 보인다.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의 저널리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대중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비판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읽는 동안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이었다. 세상일에 점점 관심이 없어져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거나 감정이 무감해지는 것에 경각심이 든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