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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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누군가의 고통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주제에 대해 수전 손택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수전 손택>은 미국의 에세이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예술평론가이다. 1966년 『해석에 반대한다』를 내놓으며 서구 미학의 전통적 내용과 형식의 구별,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을 비판하여 논란을 불러오며 미국 문학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녀는 인권과 사회운동에도 앞장섰다. 베트남전쟁을 비판했으며 보스니아 전쟁 중에는 전쟁지인 사라예보에 직접 가기도 하였다.


보여줄 수 있는 것과 보여줘서는 안 되는 것 - 이 쟁점만큼 대중들을 들끓게 만드는 쟁점도 별로 없다.

타인의 고통 P106


「타인의 고통」은 그림이나 사진 등 이미지가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되며 소비되는지 보여준다. 실제 사건이 일어난 당시의 현장 상황이나 관계자의 개입과 작가의 시선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된 그림이나 사진이 실제 모습과의 간격을 벌어지게 하여 그것을 보는 대중에게 진실된 모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수전 손택」은 주장하였다.


베트남 전쟁 전에는 전쟁에 관여된 이들에 의해 의도된 사진들이 신문들에 실리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유도하며 이용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부터는 TV라는 매체를 통한 영상매체의 등장으로 조작된 사진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영상은 조작되지 않을까?라는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실제 전쟁의 모습은 참혹하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대중들에게 모두 보여줄 수 있을까? 영상 또한 선택적으로 공개되어진다.


현대인들은 눈을 뜨고 잠들기까지 접하게 되는 뉴스는 기상천외한 사건사고가 넘쳐나고 그것들을 원하든 원치 않든 사진으로 영상으로 소비하고 있다. 그 모습들을 보면 <내가 있는 곳이 저곳이 아니라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을 느낀다. 수전 손택은 이 <안도감>이 실제 비극이 일어나는 곳에 무감해지게 한다고 비판하였다.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고통스러운 이미지들은 최초의 자극만을 제공할 뿐이니.

타인의 고통 P154


우크라니아와 러시아의 전쟁 초기에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관련 뉴스가 거의 나오지 않으며 설사 나온다고 하여도 별 느낌 없이 무감이 보아진다. 반복되어진 이미지에 점점 익숙해져간 것이다.


<익숙해져 간다는 것>은 고통에 둔감해지게 한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씻고 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근무하고 집에 오고 저녁을 먹고 자는 생활을 반복한다. 그 쳇바퀴 같은 생활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것들 이외의 세상은 어떻게 알게 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바로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은 잘 알지 못해도 다른 고장이나 나라의 사건사고 등은 알고 있다는 것이 갑자기 신기해졌다. 인터넷이나 핸드폰 등 미디어의 발달은 수많은 이미지 정보를 주입한다.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들은 즐거울까?


인터넷 뉴스는 매분 매초 새로운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교통사고, 화재, 살인사건, 전쟁 등 보는 이들에게 고통과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을 매일 접하는 현시대에 타인이 느끼는 고통에 제대로 <공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다른 어떤 사람의 고통에 견주는 것을 참지 못하는 법이다. P166>라고 수전 손택은 이야기한다.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한 개인이 느끼는 고통은 자신만이 가장 잘 이해할 것이고 겪어보지 않은 다른 이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통의 고통을 함께 한 사람들은 유대감을 가지기도 한다.


이렇게 점점 다른 이들의 고통에 무감해져 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고민은 지금 꼭 필요해 보인다.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의 저널리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대중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비판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읽는 동안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이었다. 세상일에 점점 관심이 없어져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거나 감정이 무감해지는 것에 경각심이 든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2023년 꼭 읽어야 할 책 100권 읽기로 내돈내산 내맘대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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