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애아 출산율 0%를 목표로 임산부 로봇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컴퓨터가, 인공지능이 완벽하게 계산을 하더라도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다. <버그>가 생긴다. 버그는 쉽게 말해 에러이다. 인간은 아무리 정밀하게 움직여도 오차가 생기게 된다.


임산부 로봇에 장애를 가진 태아가 생기면 유산을 하고 기억을 지운다. 힐스의 태아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장애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전공이 컴퓨터공학이라 과제로 프로그램 작성이 많았다. 모든 프로그램은 일단 입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실행을 한다. 분명 직접 입력한 프로그램인데 버그가 생기면 어디가 문제인지 찾는 데 오래 걸린다. 가끔 도저히 버그를 못 찾을 때도 있다. 그리고 버그가 없이 실행은 되지만 원하던 결과값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다는 건 견딜 수 없어하니까?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P27


명품 백을 들거나 비싼 차를 타거나 하는 듯 차별화된 것들을 자랑하면 특별해지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자신과 너무 다른 것에는 거부반응을 한다. <다르다>라는 것은 동질성이 없다는 것이고 혼자 외톨이가 되면 그룹에서 낙오된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인간의 이중적인 이러한 잣대가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가지고 온다.


<다름>을 인정하고 한발욱씩만 당겨 자리를 내어 준다면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 <장애라는 것은 밀리유공원의 새소리, 나뭇잎 소리, 바람 소리처럼 그렇게 공존할 수 없는 겁니까?>라는 헐스의 물음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소년과 소년>의 주인공 선호는 공부도 못하고 친구들을 괴롭힌다. 이에 선호의 아버지는 학교에 불려가게 된다. 어느 날 아들이 크게 다친다. 의사인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살린다. 여기까지만 보면 크~ 감정 포인트가 넘친다. 하지만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공부를 잘 못하는 아들에게 수학천재의 의식을 옮긴다면 그래도 감동인가? 부모의 재단에 의해 만들어져가는 아이가 행복할까?


의식의 이식으로 선호안에는 또 다른 이가 존재하게 된다. 다른 이는 얼마 전에 죽은 선호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아들이다. 둘은 상반된 성격으로 격렬히 부딪친다. 과연 이 싸움의 끝은 어떻게 될까?


두 아들이 성인이 되었지만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을 인자를 온몸에 새기는 것과 같다는 친정엄마의 말을 늘 실감한다.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하여 강요하는 것을 아이를 사랑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가끔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 하면 된다. 부모의 틀 안에 아이를 가두면 그만큼만 자란다.



글안에, 작품 해설에서, 작가의 말에서 유독 질문이 많았다. 질문들은 답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질문이 많은 책을 만났는다. 그러나 그 답도 책에서 찾아야 한다. <질문하고 사고하게 하는 것> 이것이 책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인연이 닿아 이 서평을 읽게 된다면 질문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을 읽고 함께 그 답을 고민하고 찾아가 준다면 손톱 밑 거스르미만큼이라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