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바꿀 수 없고, 오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는 알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인 현재만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매 순간의 지금을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다. 지드는 <나는 오직 이것 아니면 저것만을 했다. 하지만 이것을 하고 있으면 저것이 아쉬워, 종종 아무것도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애를 태워야만 했다. P80>고 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지금의 순간의 선택들에 의해 걸어간다. 누구나 한 번쯤은 걸어보지 못한 길에 미련을 가진다. 선택의 순간에 우왕좌왕 헤매거나 망설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놓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 자신의 두발이 딛고 있는 지상에서 생의 쾌락과 행복을 최대한 누려야 한다.
앙드레 지드는 아프리카의 알제리와 튀니지를 여행하다 결핵에 걸린다. 이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1987년 지상의 양식을 출간한다. 생사의 기로에서 깨닫게 된 것들을 기록한 그의 비망록이며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탈주와 해방의 참고서>이다. 앙드레 지드는 책의 시작에 <그리고 내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이 책을 던져 버려라 - 그리고 뛰쳐나가라. -중략- 뛰쳐나가고 싶은 욕망을 일깨워 주기를 바란다.>라고 적었다.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는 모든 도덕적 덕목들로부터 탈주하기를 간곡히 권한다.
새 양식은 지상의 양식 출간 후 38년 뒤 세상에 나온다. 지드는 나이를 먹으며 <이때부터 나는 갈증의 해소보다는 갈증 자체를, 쾌락보다는 쾌락의 약속을, 만족보다는 사랑의 끝없는 증대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었다. p279>고 한다. 새 양식의 주 내용을 <만남>이다. 자신이 살아오면 만남을 통해 접하게 된 사람들과의 이야기와 관계 등에서 알게 된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했어야 함에도 하지 않은 그 모든 것들! 그 대체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되찾을 수 없는 그 순간순간을 붙잡지 못했기에. 결정을, 노력을, 포옹을 나중으로 미루었기에······ 흐르는 시간은 명백히 흘러가 버렸다. 그들은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