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 이야기
마크 트웨인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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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의 이야기」는 프랑스 과학자 클로드 베르나르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이 휴가를 떠난 사이 집에서 돌보던 강아지들을 실험한다. 이에 그의 아내 마리 프랑세즈 마틴은 이혼을 선언한다. 그녀는 이후 프랑스에 동물실험 반대 협회를 설립한다.


어려운 단어들을 아는 체 뽐내지만 지혜로운 엄마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강아지 에밀린 마보닌은 어느 날 새로운 가족에게로 가게 된다. 그곳의 가족들과 모든 하인들에게도 사랑을 받으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엄마가 된 에밀린은 자신의 아이들로 평화롭다. 가끔 주인인 그레이씨의 실험실이라는 신기한 곳에서 그가 동료들과 벌이는 열띤 토론을 구경하기도 한다. 안주인과 아이들이 휴가를 떠나고 주인이 자신의 아이를 실험실로 데려갈 때도 아이에게 그곳을 구경시켜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린 강아지는 죽음을 맞이한다.


마크 트웨인은 1899년 5월 런던 동물실험 반대 협회에 보낸 편지에서 <끔찍한 고통 그 자체가 내 혐오감의 뿌리이기 때문이오.>라고 한다. 동물실험이 인류에 도움이 되는지 윤리적 문제인지를 떠나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들이 느낄 <고통>만으로도 동물실험의 반대로 충분하다. 의학, 과학, 식품, 화장품 등의 안정성을 위해 지금도 동물실험은 일어나고 있다. 「인간』에게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은 죽어가고 있다.


동물실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문제가 직접적으로 일상을 살아가는데 불편을 주지 않기에 관심이 없었다. 누군가는 지금도 동물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가 좀 더 크게 들리기를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를 바라본다. 다행히 유럽에서는 2013년 화장품 개발에 동물실험이 전면 금지되었고 우리나라도 비슷한 법안이 2015년 12월 통과되었다. 지금도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법이 연구되고 있다.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터스키기 매독 실험은 충격이었다. 매독을 치료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실험하기 위해 가난한 흑인 남성 600명에게 일부러 매독에 걸리게 하고 치료하지 않았다. 그들은 매독 치료에 효과가 있는 페니실린이 발명된 후에도 실험에 사용하지 않는다. 이 실험으로 28명이 매독으로 사망하고, 100여 명이 매독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실험에 참여한 의사는 <이미 가난해서 치료도 못 받고 죽을 사람들인데 그냥 죽을 바애는 의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게 낫지 않은가?>라고 했다. 사람들은 가끔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사명감이 있다고 하면 그 일의 과정에 비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이지 않아도 합리화한다. 세상을 조각조각 바라보기 때문이다.


In memory of me, when there is a time of danger to another do not think of yourself, think of yourmather, and do as she would do.


Do you think I could forget that? No.


만약 위험과 맞닥뜨리면, 이 엄마를 떠올리렴. 너 자신의 뜻대로 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했을지를 먼저 생각해보렴.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엄마의 마지막 말을.

어느 개 이야기 P35

-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삶에 꼭 심어주고 싶은 문장 하나를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해 본다. 엄마 개가 에밀린에게 건넨 말보다 더 나은 말을 떠올릴수 있을까?


변화하는 시대에 윤리도 변화해 간다. 「나에게 '윤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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