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노동을 눈치채고 이것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인 몇몇의 기업이 있다. 그중 하나는 IIH 노르딕사이다. 그들은 목요일까지만 근무한다. 저자들은 노르딕의 헨리크 스텐만 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스텐만은 저자들에게 「파킨슨 법칙」에 대해 질문한다. 노르딕사는 이 파킨슨 법칙을 뒤집어서 적용하였다.
파킨스 법칙은 주어진 시간만큼 일이 늘어진다는 것이다. 노르딕사는 반대로 근무시간을 줄이면 일은 결국 제한된 시간 안에 할당되어 끝날 것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IIH 노르딕은 직원 모두의 책상에 빨간 점멸등이 있어 그곳에 불이 들어오면 업무 시간으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이메일과 전화도 받지 않고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휴식을 한다. 이 방법은 업무 집중력이 올라가 적은 시간으로도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하고 일을 마친 후 주어지는 휴식시간의 보장으로 만족도도 올라간다. 이에 IIH 노르딕은 회사의 매출 증가는 물론 근무시간이 줄어든 후 세전 수익이 거의 두 배가 되었으며 직원들의 병가는 50%가 줄었다. 또한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스트레스 지주는 최저 수준이 되었다. 그에 반해 근무 의욕과 삶의 질은 올라갔다.
이 사례를 보면 그동안 가짜 노동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개인의 도덕성과 자존감을 소모시키는지 알 수 있다. 자동차도 무리하게 속도를 올리면 과열되어 고장이 난다. 가짜 노동은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병들게 한다. 저자들은 노동을 잠시 쉬어가는 휴식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가짜 노동으로 쓰이는 근무시간의 일부를 「휴가시간』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발전시키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마구잡이로 쌓아올린 블록은 빠르게 올라갈 수는 있지만 어느 순간에는 와르르 무너진다. 어디에 둘지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갈지 차분히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일을 진행하여야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결과물이 된다.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근무환경이 바뀌면 가짜 노동은 더욱 확연하게 나타난다. 많은 이들이 집에서의 재택근무로 업무 시간과 회의 시간이 줄어들어도 일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나라도 몇몇 회사는 코로나로 인한 제한들이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재택근무를 하거나 예전보다 재택근무시간을 늘리는 곳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주 4일 근무에 대한 논의도 종종 되기도 하고 있다.
이 책은 가짜 노동에 내몰린 사무직들이 아니라 경영자나 공공부문의 장들이 읽어보았으면 한다. 조직을 구성하는 한 개인에 불과한 이들은 소속된 조직에서 불필요한 존재가 되어 내쳐질까 불안하여 자신들이 하는 일 없다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IIH 노르딕사의 경영자들이 업무 방침을 바꾸는 노력을 하였듯 위에서부터 변화하여야 한다. 덴마크의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도 이 책을 읽고 『가짜 노동』의 개념과 이를 분석한 내용을 언급하며 널리 추천하기도 했다. 변화의 시작은 결정권들부터 시작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