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전경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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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ㅣ 전경아 옮김 ㅣ 하빌리스 펴냄


길 위에서 헤매는 것인지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인지 모를 이들이 만난 여관 미아키스. 신비로운 여관 주인과 통통 튀는 프런트 직원, 쾌활한 호텔 보이가 그들을 맞이한다.


시작의 서장부터 너무 무거웠다. 뉴스에 종종 나오던 아동학대가 떠올랐다.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한다. 세상에 나온 모든 이들이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럼으로 자신들이 미처 준비되지 않았는데 찾아온 생명이라 하여 학대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높이 나는 것만 생각하고 기를 쓰고 발돋움을 해 왔는데···

정말로 날기 위해서는 일단 땅에 발을 디디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P198-199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긴 활주로가 필요하다. 새들도 날기 위해서는 단단한 나뭇가지던 땅이던 박차고 오를 곳이 필요하다. 공중에서 바로 날아오를 수는 없다. 도시의 삶, 좋은 직장에서의 승진, 도피를 위한 결혼 등으로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유카코는 깨닫는다. 그토록 싫어했던 고향에서 새롭게 날아오른다.

더 높이 날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헛되지 않고 단단한 땅이 되었다. 자신에게 진짜 소중했던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헤매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네 눈에 보이는 게 꿈인지 현실인지 내가 어떻게 아냐.

네 눈에 보이는 게 내 눈에도 똑같이 보인단 보장도 없는데.

사람들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고.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P228


세상 물정 모르고 어리게만 보이던 호텔 보이가 겐토에게 한 말은 깊은 생각에 빠지게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 등 여러 상황들을 종합해서 사물이던 상황을 바라본다. 같은 부모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들도 각자의 성향, 취향들이 다르다. 가끔 다른 이에게 자신만이 옳다 주장하면 생각을 강요하며 행동을 통제하기도 한다. 특히 지위나 힘의 우위에 있는 이가 강제할 때는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하고 끌려가며 자존감을 스스로 깎아내린다. 미아키스 여관에서 겐토는 짓누르던 무거운 중압감을 떨쳐낼 수 있을까?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기에 샤슈티 마 신화에서 승려의 아내의 마음과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모가 되었다고 자식을 꼭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인 세상의 기준이 모든 이게 모두 적용된다면 범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너를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할 테니깐···.P305」 소노코의 말이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다크 판타지라는 분류와 표지가 어딘지 모르게 미스터리하고 궁금증이 일어나는 제목에 긴장하며 펼친 책은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미아키스 여관에 방문하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 지금 길을 잃어 삶 속을 방황하고 있는지 제대로 잘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문득 뒤돌아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나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의심이 들 때 생각나는 책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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