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 소설처럼 읽는 고대 그리스 생활사
필립 마티작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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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필립 마티작 지음 ㅣ 타인의사유 펴냄


「당신을 고대 그리스로 초대합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어당겼다. 흔히 알고 있던 영웅이들이 아닌 다양한 직업을 가진 평범한 8명의 고대 그리스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기원전 248년 헬레니즘 시대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8명의 이야기가 교차하면 나오는 독특한 구조여서 두 번을 읽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한 번 읽고 두 번째는 한 사람씩 이야기를 찾아서 이어가며 읽어 나갔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넓은 영토 확장은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가 결합하는 거대한 헬레니즘 시대를 가져왔다. 이야기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전쟁 100년 후 올림피아드 제전이 열리기 1년 전부터 시작된다. 건축가, 농부, 외교관, 달리기 선수, 상인, 어린 신부, 도망자, 리라 연주자 8명은 각자 살아가는 듯하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중반쯤 흐르니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단 8명만의 이야기는 현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작은 사회를 연상케 했다. 먹거리인 농사를 짓고 정치가 있고 물건을 사고팔고, 건물을 올리고 예술과 체육을 즐기고 그리고 차별이 존재했다.


잘 몰랐던 그리스 신전들의 건축양식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도리아 양식, 이오니아 양식, 코린도 서양식이 나온다.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가끔 그리스 신전 사진에 기둥 위에 달팽이 모양처럼 뱅글뱅글한 모양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오니아 양식이었다. 도리아 양식은 가장 기본이 되는 양식으로 기둥이 원통 형태로 지붕을 떠받치는 대들보를 지탱한다. 가장 오래된 도리아 양식의 신전은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BC 7세기경)이며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BC 5세기경)도 도리아 양식이다. 코린 도스 양식은 화려한 조각을 기둥머리에 새기는 것이 특징이다. 건축가 메톤은 간단한 도리아 양식으로 기둥을 세우려 하나 세라피스 신전 건축을 의뢰한 이집트는 기둥에 화려한 문양을 조각하기를 원한다.


행정관의 부하들에게 어깨를 붙잡힌 채

천막으로 향하던 트라타는 희망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다.

스승이자 보호자인 그녀가 자신의 제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거짓 증언을 해 줄지 도무지 짐작되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P203


노예 신분으로 도망자가 된 트라타가 발각될 위기 처했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전환되어 뒷이야기를 갑자기 알 수 없게 되었다. 처음 읽을 때 모두 건너뛰어 트라타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팽팽한 그 긴장감을 끌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중간에 어떤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을 수 있기에 지나치고 읽게 되면 맥락이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따로인 듯 이야기는 얽히고설켜 하나로 스토리가 이어져 나갔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들이 되어 만나게 되었다.


전 세계의 축제인 올림픽의 기원인 올림피아 제전은 그 당시에도 큰 규모의 축제였다. 그 기간에는 전쟁도 잠시 멈추었다. 그 축제를 준비하고 바라보는 8명은 각각 자신에게 맞는 방법들로 최선을 다해 올림피아 제전을 준비한다. 가장 직접으로 제전에 참여한 달리기 선수 시밀로스의 준비과정은 어려움이 많았다. 다른 이들이 고향의 지원을 받아 훈련에 매진하는 동안 전쟁으로 인하여 자신의 고향에 가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 훈련을 해야 했다. 단거리 경기인 스타디온은 올림피아 제전에서 인기가 많은 중요 경기 중 하나였다. 우승을 할 경우 많은 혜택이 있다. 시밀로스는 고르딘의 초정을 받게 된다. 그곳의 제전에 참여한 후 시밀로스에게 고향인 네아폴리스의 시민권을 포기하고 고르틴의 시밀로스로 올림피아 제전에 출전해 줄 것을 제안한다. 10여 년간 고향을 찾지 못한 시밀로스는 그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궁금하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좋아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달력이 각 지방마다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다. 한 해의 시작도 모두 다르고 심지어 행정관이 한 달의 날짜를 늘여다 줄여다 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는 황당함이 몰려왔다. 1901년 그리스 본토와 크레타 섬 사이의 안티키테라섬 근처의 바닷속에서 날짜를 계산하는 기계가 발견되었는데 발견된 곳의 이름을 붙여 안티키테라 기계라고 부른다. 해와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코린토스의 날짜와 사르디스의 날짜를 계산할 수 있는 기계였다. 책은 코린토스 달력을 기준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1년의 준비를 거쳐 올림피아 제전을 맞이한 8인은 그 끝에서 이루고자 한 것들은 이루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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