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6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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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힘이다-

존재-자체가-

더 유능해지지 않아도-

충분히-전지전능하다-

살아 있고-의지만 있으면 된다!

우리가-유한한 존재이더라도-

창조주인-신만큼-

유능하다!

에밀리 디킨슨, 677(디킨슨의 시는 제목이 없어 번호로 대신함)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둔 '흰 옷을 입은 시인'의 이미지였던 에밀리 디킨슨, 그에게 처음 관심이 갔던 계기는 2년 전 읽었던 마리아 포포바의 책 [진리의 발견]이었다. 책의 내용과 서술 방식과 책이 소개하는 인물들 모두가 내게는 충격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강렬하게 각인된 이름은 시인 에밀리 디킨슨. 다만 그때는 그의 시보다는 생애 중심으로 읽었고 그의 시를 본격적으로 읽은 건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된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이다.

한국어 문장에 익숙지 않은 줄표'-'가 화살처럼 쏟아지는 그의 시는 짧고 강력하다. 디킨슨의 시 속에서 인간의 유한한 생명은 단숨에 신의 무한한 전지전능함과 동등해진다. 은둔과 죽음의 시인으로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의 시는 여름의 열기로 맥동하고, 시행 사이로 뜨거운 사랑이 흘러넘치며, 삶 그 자체로 가득 차 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읽으면 시인은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자, 라는 정의를 내리고 싶어진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다해 삶을 사랑하고 시를 쓰기 위해 스스로를 가둔 능동적인 사람이었다. '명성은 곧 치울 접시에 담긴/잘 상하는 음식(1659'이라는 싯구와 같이 명성의 접시를 거절하고 세간의 영광에 흔들리지 않으며 스스로의 삶을 써서 남겼다.

시인이 세상을 떠난 뒤 그가 남긴 1800여편의 시 중 몇 편을 고른 선집만 읽고 에밀리 디킨슨을 전부 안다고 할 순 없다. 그가 남긴 '생명의 빛(883)'에 나 자신을 잠시 비추고 갈 뿐이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시의 빛.

내가 죽음에게 들를 수가 없어-

친절하게 그가 내게 들렀다-

마차에는 우리 둘-

그리고 불멸뿐.

우리는 천천히 달렸다-그는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

그가 공손히 청하는 바람에

나는 하던 일과 휴가까지,

제쳐 두고 떠났다-

우리는 학교를 지났다-

노는 시간이라 아이들이-옹기종기 모여-놀고 있었다-

우리는 곡물들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들판을 지나쳤다-

우리는 지는 해를 지나쳤다-

아니 오히려-지는 해가 우리를 지나쳤다-

차가운 이슬방울이 떨렸다-

나는 얇은 드레스에-

망사-목도리만 두르고 있었다-

우리는 불룩한 둔덕처럼

보이는 집 앞에 멈췄다-

지붕은 거의 보이지 않고-

처마는-땅속에-묻혀 있었다-

그로부터-수백 년이 흘렀다-그런데

처음에 말의 머리가

영원을 향하고 있을 거라 추측한

그날 하루보다 더 짧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에밀리 디킨슨, 712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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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속의 영원 - 저항하고 꿈꾸고 연결하는 발명품, 책의 모험
이레네 바예호 지음, 이경민 옮김 / 반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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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에게 시들지 않는 선례를 물려주었다. 인간의 평등, 지도자 선택의 가능성, 아이들에게 노동보다 교육이 낫다는 직감, 병자와 약자와 노인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 등, 이 모든 발명은 고대의 발견, 즉 불확실한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고전을 통해 가능했다. 책이 없었다면 우리 세계의 가장 좋은 것들은 망각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이레네 바예호, 갈대 속의 영원


내 책상 위엔 현대 한국 소설과 고대 로마 황제가 쓴 명상록, 16세기 프랑스에서 출간된 에세이 장르를 탄생시킨 책과 전 세계의 신화를 모아 놓은 책이 쌓여 있다. 시대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로 떠날 수 있다.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기만 한다면.


당연한 상식이기에 잊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사상과 그 당시의 정치 체계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은 무척 이상한 일이다. 시간이란 거스를 수 없는 것인데 도대체 어떻게? 


책은 가능하다. 책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낡고 찢어지고 불에 타거나 파손될 위험은 충분하다. 정신 나간 독재자가 출간된 책들을 모두 태워버리고 구덩이에 던져버리라 명령할 수도 있다. 전 세계의 책이 모여 있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파괴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책은 영원하지 않다.


그리고 책은 영원하다. 사람들은 책의 파괴에 맞서 필사본을 만들고 책의 내용을 암기해 입에서 입으로 전달했다. 책이 금지되면 필연적으로 사본이 만들어지고 암암리에 유통되었다. 그렇게 시간을 거슬러 전해진 책들은 고전이 되어 양장본으로 제작되어 책장에 꽂혀 있다. 왕족이나 귀족이 아닌 평범한 인간의 서재 안에. 책을 통해 우리는 생각하고, 생각을 통해 인간은 자유로워진다. 책은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그건 당연하면서 당연하지 않은 기적 같은 일이다.


산문은 사건과 논리의 세계를 보여주는 놀라운 매개물이 되었다. 혁신적인 표현들은 사유의 공간을 확장했다. 그로 인해 관점도 확장됐고, 이는 역사와 철학과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지적 작업을 가리키는 말로 '테오리아theoria'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 말은 그리스어로 뭔가를 바라보는 행위, 즉 관조를 의미한다. 세계를 생각하는 일은 책과 독서를 통해 가능하다. 다시 말해, 급류처럼 흘러가는 말을 들어서가 아니라 말을 보고 그 말을 천천히 숙고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라틴어로 책libro은 자유libre를 의미하는 형용사와 비슷하게 들린다. 이 두 단어의 인도유럽어 기원은 서로 다르지만 말이다.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와 같은 로망스어는 그런 발음의 유사성을 물려받았고, 이는 '독서'와 '자유'를 동일시하는 언어유희를 가능케 한다. 모든 시대의 학식 있는 사람들에게 이 둘은 결국에는 하나로 합쳐지는 열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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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대산세계문학총서 62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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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전화벨이 울린다. 그림 속의 왕들은 나라를 다스렸을 모르지만 전화를 받을 없다. 대리석으로 영원히 남겨진 영웅들은 굳어버린 손을 뻗어 전화를 받지 못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반응' 익숙한 예술품들에게 잘못 전화를 어떤 인간, '하지만 그는 엄연히 살아 있다, 그래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실수) 시인은 미술관에 갔다가 우연히 잘못 걸린 전화벨소리를 듣고 시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시는 그런 것이다. '평범하다' 쉽게 얘기하는 일상의 순간이 모두 시다


우연히 깨어난 새벽 시는 '삼십대를 위한 시간'이자 '다른 모든 시간의 바닥' 된다.(새벽

가족 사진첩을 보며 그들이 무심한 세월 극적인 사건 없이 '결국 감기에 걸려 죽었다' 보통의 인간들을 조명한다.(사진첩

'이제는 내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수많은 나날 하나.'(1973 5 16


평범하다고 말하기조차 평범한 어떤 하루를 호명하며 시인은 시를 쓴다. 우주의 모든 날들을, 60억명의 모든 인간들을 시로 적지 못한 윤리적인 책임감에 시달리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60억의 사람들.

상상력은 그랬듯이 언제나 자리에 고정되어 있다.

거대한 숫자는 감당하지 못하고,

사소하고, 개별적인 것에 감동을 느낀다.

어둠 속에서 손전등 불빛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가장 앞줄에 있는 얼굴들만 닥치는 대로 비추곤 한다.

그럴 뒷줄에 있는 나머지 얼굴들은 모조리 생략되고 만다.

기억 속에서도, 회한 속에서도 그들은 영원 속으로 도태되고 만다.

-<거대한 숫자>중에서

 

'내가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할 없음을'(작은 아래서통감하는 시인은 역사가 쉽게 저지르는 잘못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데, 전쟁이나 강제 수용소의 수많은 죽음을 숫자 하나로 뭉뚱그려버리는 태도를 말한다.

 

역사는 유골들을 어떻게든 제로(0) 상태로 결산하려 애쓰고 있다.

명에다 명이 죽어도, 여전히 명이라고 말한다.

명은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어딘가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

-<야스오의 강제 기아 수용소>중에서

 

시는 이래야 하는 것이다. 명에서 누락된 명의 죽음을 목도하고 그를 기록하는 . 내가 잠든 동안 죽어간 목숨들, 내가 밥을 먹는 동안 지구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전쟁, 내가 멍하니 흘려보내는 초의 시간들을 놓치지 않고 기억하려 애쓰는 노력. 세상에 평범한 것은 어디에도 없고, 사는지 모르겠는 나라는 존재 자체부터 평범하지 않은 기적과 같은 결과물이니까.

 

우리는 정확한 단어를 찾아(단어를 찾아서) ' 모르겠어' 답을 해결하려 애써야 한다.

 

내가 '미래'라는 낱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단어의 첫째 음절은 이미 과거를 향해 출발한다.

 

내가 '고요'라는 단어를 발음하는 순간,

나는 이미 정적을 깨고 있다.

 

내가 '아무것도'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이미 무언가를 창조하게 된다.

결코 무에 귀속될 없는

실재하는 무엇인가를.

 

-<가장 이상한 단어>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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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현대 철학 - 아들러, 라캉, 마사 누스바움… 26인의 사상가와 함께하는 첫 번째 현대 철학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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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결국 시대의 산물이다. 철학의 위대함은 그 시대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안광복, 처음 읽는 현대 철학, 194쪽


생각하기, 다만 생각 없이 생각하지 않고 질문하는 법과 답을 찾는 법을 생각하기.


철학, 하면 무겁고 숨이 막히고 '생각하는 사람' 포즈를 취해야 할 것만 같다.

철학이란 '나는 왜 사는가?' 같은 질문의 답을 찾는 학문이다, 라고 풀어 쓰면 조금 낫지만 여전히 무겁다. 무겁게 느껴지는 건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철학이란 '인공지능이 무섭게 발달하고 있는 현재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하면 이제 할 말이 많아진다.


철학이 무겁게 느껴지는 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시작되는 철학의 역사가 머나먼 고대 그리스 시대와 현대 한국의 간극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지금 이 시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고찰하는 '현대 철학'이 필요하다.


한국의 몇 없는 철학 교사인 안광복 선생님이 친절한 문장으로 소개하는 현대 철학자들의 이름을 따라가다 보면 철학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다.

목차를 보고 지금 내게 필요한 질문을 제시하는 철학자들을 발췌하여 읽어도 좋은 책이다. 


이번 독서에서 내가 짚은 이름들은 모방된 욕망이라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 경제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 상황을 분석한 칼 폴라니, 상징형식의 에른스트 카시러, 전 세계적으로 특히 한국에서도 첨예한 문제인 혐오와 관련된 마사 누스바움의 철학 등등.


개인적으로 최근 고민했던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카를 야스퍼스의 실존철학으로 이 대목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정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은 '철학적 신앙'을 품기 마련이다. 이는 인간의 삶에는 이익을 좇고 번식과 생존에 매달리는 차원을 넘어선, 고귀하고 숭고한 무엇이 있다는 믿음을 일컫는다. 초월적인 가치를 믿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자들은 결코 무너지거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세상이 그를 죽일 수는 있어도 이길 수는 없는 사람' 야스퍼스가 말하는 실존적인 삶이란 이런 자세를 뜻하는 듯싶다.


결국 인간이 철학이라는 학문을 발명하고 발전시킨 건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지,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답이 없기에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근원적인 질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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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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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작가란 제 언어를 선택하고, 그 언어에 지배당하지 않는 자다. 그는 어린아이와 정반대다. 자신을 지배하는 것에 구걸하지 않고, 그것에서 해방되려고 힘쓴다.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19쪽, 을유문화사


파스칼 키냐르는 숙제처럼 느껴지는 이름이다.

처음으로 [은밀한 생]을 읽었을 때의 충격.

이건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이런 책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구속되지 않는 작가, 언어로 쓴 책 속에서 언어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려 애쓰는 작가, 띠지에 적힌 '사유하는 독자라는 즐거운 착각을 안겨 주는' 작가(ㅋㅋ).


파스칼 키냐르 본인이 자신의 문학관과 문체론 등을 서술한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역시 너무나 키냐르스럽다.


'사색적 수사학'이라 명명한 키냐르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과 철학-'나는 콩트, 플롯, 뒤얽힘, 함축, 스토리, 이야기, 계보, 연대기, 시퀀스들의 정연한 질서 가운데 벌어진 일들의 열거를 구별 짓지 않는다.(126쪽)' 얼핏 다양한 종류의 파편들을 두서 없이 모아놓은 잡동사니 상자 같은, 무엇을 발견할지 알 수 없는 설렘을 즐기는 독자들에겐 꼼짝없이 취향저격인, 키냐르 수사학.


인간에게 익숙한 언어, 소설이라는 틀 그 무엇과도 일치하지 않는 키냐르만의 독보적 스타일이 맞지 않는 이라면 이게 무슨 글이냐며 화를 내며 책을 던질 것이고, 나 같은 인간들은 맹목적으로 동경하고 경외하며 이해할 수 없음 그 자체를 사랑하며 책을 끌어안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안내가 없다. 어떤 신도 보여 주지 않고 부르지도 않는다. 모든 진정한 작품은, 모든 진정한 개인과 마찬가지로, 무엇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어떤 것과도 부합하지 않기에 무엇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 이르기 위해 알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작업해야만 한다. 따를 스승도 없고, 비평가도 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그것을 기다리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확인하려고 시장 조사를 할 것도 없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위한 어떤 학문도, 어떤 비평도, 어떤 조언도, 어떤 의지도 있을 수 없다. 안내하는 별도 없으니 언어의 부재하는 별을 단호히 따라가야 한다.

같은 책, 106쪽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 이르기 위해 알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작업하기,

문학이란 무엇인가 묻는 질문보다 문학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가부터 질문하기.

답이 없는 질문을 하는 방법, 그래서 사실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을 읽고 쓰는 이 글의 결론 역시 답은 없다.


이 책을 읽고 어떤 답을 얻었나요?

처음부터 답이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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