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다만 생각 없이 생각하지 않고 질문하는 법과 답을 찾는 법을 생각하기.
철학, 하면 무겁고 숨이 막히고 '생각하는 사람' 포즈를 취해야 할 것만 같다.
철학이란 '나는 왜 사는가?' 같은 질문의 답을 찾는 학문이다, 라고 풀어 쓰면 조금 낫지만 여전히 무겁다. 무겁게 느껴지는 건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철학이란 '인공지능이 무섭게 발달하고 있는 현재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하면 이제 할 말이 많아진다.
철학이 무겁게 느껴지는 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시작되는 철학의 역사가 머나먼 고대 그리스 시대와 현대 한국의 간극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지금 이 시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고찰하는 '현대 철학'이 필요하다.
한국의 몇 없는 철학 교사인 안광복 선생님이 친절한 문장으로 소개하는 현대 철학자들의 이름을 따라가다 보면 철학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다.
목차를 보고 지금 내게 필요한 질문을 제시하는 철학자들을 발췌하여 읽어도 좋은 책이다.
이번 독서에서 내가 짚은 이름들은 모방된 욕망이라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 경제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 상황을 분석한 칼 폴라니, 상징형식의 에른스트 카시러, 전 세계적으로 특히 한국에서도 첨예한 문제인 혐오와 관련된 마사 누스바움의 철학 등등.
개인적으로 최근 고민했던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카를 야스퍼스의 실존철학으로 이 대목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