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현대 철학 - 아들러, 라캉, 마사 누스바움… 26인의 사상가와 함께하는 첫 번째 현대 철학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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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결국 시대의 산물이다. 철학의 위대함은 그 시대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안광복, 처음 읽는 현대 철학, 194쪽


생각하기, 다만 생각 없이 생각하지 않고 질문하는 법과 답을 찾는 법을 생각하기.


철학, 하면 무겁고 숨이 막히고 '생각하는 사람' 포즈를 취해야 할 것만 같다.

철학이란 '나는 왜 사는가?' 같은 질문의 답을 찾는 학문이다, 라고 풀어 쓰면 조금 낫지만 여전히 무겁다. 무겁게 느껴지는 건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철학이란 '인공지능이 무섭게 발달하고 있는 현재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하면 이제 할 말이 많아진다.


철학이 무겁게 느껴지는 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시작되는 철학의 역사가 머나먼 고대 그리스 시대와 현대 한국의 간극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지금 이 시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고찰하는 '현대 철학'이 필요하다.


한국의 몇 없는 철학 교사인 안광복 선생님이 친절한 문장으로 소개하는 현대 철학자들의 이름을 따라가다 보면 철학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다.

목차를 보고 지금 내게 필요한 질문을 제시하는 철학자들을 발췌하여 읽어도 좋은 책이다. 


이번 독서에서 내가 짚은 이름들은 모방된 욕망이라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 경제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 상황을 분석한 칼 폴라니, 상징형식의 에른스트 카시러, 전 세계적으로 특히 한국에서도 첨예한 문제인 혐오와 관련된 마사 누스바움의 철학 등등.


개인적으로 최근 고민했던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카를 야스퍼스의 실존철학으로 이 대목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정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은 '철학적 신앙'을 품기 마련이다. 이는 인간의 삶에는 이익을 좇고 번식과 생존에 매달리는 차원을 넘어선, 고귀하고 숭고한 무엇이 있다는 믿음을 일컫는다. 초월적인 가치를 믿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자들은 결코 무너지거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세상이 그를 죽일 수는 있어도 이길 수는 없는 사람' 야스퍼스가 말하는 실존적인 삶이란 이런 자세를 뜻하는 듯싶다.


결국 인간이 철학이라는 학문을 발명하고 발전시킨 건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지,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답이 없기에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근원적인 질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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