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신 이야기 중국사 3 - 후한.삼국 시대.오호십육국.위진남북조 : 군웅과 패자 ㅣ 진순신 이야기 중국사 3
진순신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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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에 사놓고 이제서야 읽는다. 책장은 빛을 바래있고, 여러 차례 읽으려고 시도했던듯 흔적이 남아있었다. 사실 삼국지 영웅들 이야기를 읽고자 후한말까지 부리나케 읽었다가 더 진도가 나가는 것은 실패했었더랬다. 책장을 덮은 지금도 서진(西晉) 이후의 시대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다. 혼란의 시대라, 왕가의 자제로 태어나는 것도 이름 없는 민초로 사는 것도 괴로운 시절이었던 것 같다. 불교와 도교가 전성을 이루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남의 나라 역사에 대해 해박하게 알고 있을까 감탄하며 읽었지만, 오타가 너무 많다. 처음에는 숫자를 세다가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출간 이후에라도 관심을 기울여서 지속적으로 보정하는 작업이 있었으면 한다. 이제 4권을 바로 읽게 될까? 아무래도 또 여러차례 전진과 퇴보를 계속할 듯하다.

유적과 부곡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슷한 처지의 패거리가 둘로 갈려서 유적이 호족을 위협하면 부곡이 그것을 막았다. 하지만 실제로 싸우는 두 무리는 비슷한 신세였다. - P11

제위에 오른 이듬해 광무제는 아내인 곽씨의 외숙 유양을 모반을 꾀했다는 죄목으로 처형했다. 후한의 정사인 『후한서』는 당연히 광무제에게 유리하게 기록했다. 거기에 모반이라 적혀 있는데 주살의 이유로 이보다 나은 것은 없다. 한왕조 부흥이라는 점에서 보면 준황족이나 그 방계인 광무제 유수보다 황족인 진정왕 유양 쪽이 훨씬 한나라 황실 혈통에 가깝다. 더구나 광무제로서는 ‘이 사람 덕분에 천하를 얻었다‘는 일종의 빚 같은 것을 느꼈을것이다. 만일 그가 사라져 준다면 광무제도 마음이 편했을 터였다. 적미군의 간부 중에서도 번숭(樊崇)과 봉안(逢安)은 일단 용서했다가나중에 ‘모반‘이라는 죄목으로 처형했다. 어쩌면 두 사람 모두 광무제에게 위험한 인물이었을지도 모른다.
천하를 얻는 일이 결코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 P39

속담에 이르기를 귀(貴)해지면 친구를 바꾸고, 부(富)해지면 아내를 바꾼다 하였소. 이것이 인정(人情)이 아니겠소?

대사공이 되고 열후가 되었으니 아내를 바꾸면 어떠냐, 그것이 인정이 아니냐는 뜻이었다. 이에 송홍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신이 듣건대, 빈천의 벗은 잊어서는 안 되고, 조강의 처는 당(堂)에서 내려가게 해선 안 되는 줄 아옵니다.

가난한 시절의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며, 밀기울과 쌀겨만 먹고 고생을 함께한 아내는 집에서 내쫓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광무제는 병풍 뒤에 있는 누이를 향해,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단념하는 수밖에요.
라고 말했다.

함께 오래 산 마누라를 흔히 ‘조강지처‘라고 일컫는데, 이는 송홍의 일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예교 시대였던 후한에서 송홍 같은 사람은 요컨대 시대의 모범생이라 할 수 있겠다. - P82

귀경에 즈음해서 후임 서역도호인 임상(任尙)이 조언을 청했을 때, 반초는 물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는 『공자가어(孔子家語)를 인용해, 사소한 잘못에는 관대하고 대강을 파악하고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타일렀다. 반고가 떠난 뒤, 임상은 친구에게 "반초에게는 기묘한 꾀가 있을 줄 알았는데 지극히 평범한 말만 해줬다"고 말했다 한다.
반초는 후임인 임상이 너무도 엄격하고 더구나 성급한 것을 걱정했던것이다. 애초에 기책을 바라는 마음가짐이 좋지 않았다. 반초의 생각대로 임상은 서역에서 민심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다. 서역은 다시 어지러워졌고 임상은 소륵에 포위되었다. - P103

진식에게는 또 한 가지 속담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다.
어느 해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어느 날 밤 진식의 집에 도둑이 들어 대들보 위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것을 눈치 챈 진식은 아들과 손자를 불러놓고 위엄 있고 엄숙한 몸가짐으로 일장 훈화를 늘어놓았다.

무릇 사람은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선하지 않은 사람도 반드시 근본이 나쁜 것은 아니다. 평소의 잘못된 버릇이 습관이 되어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저 들보 위의 군자가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대들보 위에 숨어 있던 도둑은 놀라서 뛰어내려와 벌을 받겠다고 했으나, 진식은 잘 타이르고 비단 두 필을 주어 보냈다. 그 후 그가 다스리던 태구현(太도縣)에는 도둑이 끊겼다고 한다. 이 일화가 유명해져 도둑을 양상군자(梁上君子)‘라고 부르게 되었다. - P177

손권을 화나게 만든 것은 외교의 실패였고, 자기편 간부에게 불만과 공포심을 갖게 한 것은 내정의 실패였다. 엄격한 눈으로 보면 관우의 길음은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 P258

예로부터 허무를 존중하는 노장사상이 번성한 것을 서진 멸망의 한 원인으로 꼽는 설이 있다. 그러나 사상이 나라를 망하게 하지는 않는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다. 왕연 같은 사람은 고향인 낭야에서 책과 가야금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며 노장 사상에 젖어 있는 게 나았다. 명문출신이면 무조건 정부 고관이 되는 인사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할수밖에 없다.
석륵은 흙벽을 무너뜨려 왕연 일행을 깔아 죽였다. - P381

북위-서위-북주-수-당.
역사의 주류는 이렇게 흘러갔다. 이 흐름의 원인이 군대의 조직화에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북주가 주(周)‘를 국호로 선택한 것에서도 살필수 있지만, 고대의 성스러운 왕조인 주(周)에서 그 이상을 구할 마음이었다. 우리는 부견과 효문제의 과도한 이상주의에 큰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상(理想)이 전혀 없는 정권은 그 이상으로 위험하다. 위험이라기보다는 뼈대가 없어 약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북제는 힘의 움직임에만 눈을 빼앗겼다. 후경의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공신 주살이나 파벌싸움 같은 힘의 조작에 모든 기력을 쏟아 부었다.
『주례(周禮)』에 따른 관제(官制)를 시행한 북주는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상을 내걸었다는 점이 무형(無形)의 힘이 되지는 않았을까? - P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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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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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이제는 조금만 두꺼운 책은 읽지 않게 된다. 주중에 회사일과 출퇴근 지옥에 지쳐서 주말에 책을 좀 읽으려고 하면 그것도 맘대로 되지 않는다. 잡다한 집안일은 끊임이 없고 그나마 짬이 생겨도 스마트폰과 TV를 멍하니 보고 있을 때가 많다. 지은이의 말대로 고3때나 바쁠 때 더 많은 책을 읽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생에 적절한 긴장이 필요한 거고.

고전 읽기나 논술용 독서토론은 집어 치우고, 재미있고 즐기는 독서를 하자. 독서를 즐거운 습관, 여가의 하나로 만들 뿐 더 이상의 효용을 억지로 요구하지는 말자.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못 이긴다. 지은이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여러 경험담과 에세이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일부러 망가지는 건지 판사님의 일탈이 귀엽기도 하고.

지은이의 주장에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얼마 전 종영된 ‘스카이캐슬’을 보면, 차민혁 등이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들이 앞다투어 이기적 본능에 충실해야 성공한다는 독후 감상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독서가 게임보다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독서강박증에 빠질 이유도 없고, 독서를 공부하듯 해야할 필요도, 신성화할 이유도 없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함께 할 친구로 독서를 선택했으면 그만이다. 여러 선택지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을 만났다. “개인주의자 선언” 이후로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팔로잉’ 하는 것 같아 즐거웠다. 물론 굳이 살 필요까지 있었나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어렵게(!) 마음을 다 잡았다. 여전히 후회는 없다!

대하소설은 커녕 조금만 두꺼운 책 앞에서도 멈칫거린다. 사실 읽자면 지금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을 텐데 지레 겁을 먹게 되어버렸다. 나이를 먹을수로 하루도 짧고 일 년도 휙휙 지나가고 남아 있는 나날이 벌써 손에 잡히는 것만 같다. 내일이 없는 사람마냥 여가가생겨도 그저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먼저 이리저리 찾다가 오히려 아무 재미도 없이 흘려보내고 말 때가 많다.
열 권 스무 권짜리 책을 잔뜩 쌓아놓고 마루를 뒹굴거리며 매미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책을 읽던, 해가 영원히 지지 않을 것만 같던 8월 여름방학의 나날들이 그립다.
_ 85쪽

그 결과 고3 때 오히려 짬날 때마다 전투적으로 책을 읽은것 같다. 인간 심리라는 것이 묘해서 가장 바쁠 때 오히려 여가에도 독서나 운동, 글쓰기 등 생산적인 일을 하게 되고, 한가할 때는 그냥 소파에 늘어져 티브이만 보게 된다. 상대적선호의 법칙‘ 이랄까, 지금 해야 하는 일이 하기 싫을수록 그외의 모든 일들이 평소보다 훨씬 재미있게 느껴진다. 인생에는 어쩔 수 없이 적절한 긴장이 필요하긴 한가보다. 게다가 나야 워낙 책벌레 체질이었으니 공부와 독서가 경계선 없이 함께 가기도 했다.
_ 123쪽

그건 부조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인간 세상은 원래 부조리하다. 논리의 문제가 아니었다. 세상 모든 것은 결국 연결되어있다. 나 홀로 관계로부터 단절되어 세상과 영향을 주고받지않고 사는 건 불가능하다. 관계의 촘촘한 거미줄 속에서 나는원하든 원치 않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으며, 또는 도움을 주거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_ 127쪽

책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책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몇 가지를 글로 적어보거나 남과 수다를 떨어보는 거다. 나는 페이스북에 독서노트 삼아 짤막한 독후감을 끄적끄적 올리곤 해왔는데 결국 그 책에서 내가 내 것으로 흡수한 것은 달랑 그게 전부인 것이다. 그거면 내겐 충분하기도 하고.
_ 170쪽

나 자신을 위해서도 타인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다. 무지는 공포와 혐오를 낳는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의 모든 언어가 소음으로만 들리고 그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으로 느껴진다. 소음과 위협, 공포에 둘러싸여서 사는 것은 불행하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나면 의외로 타협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나에게도 평화를 준다. 동시에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준다. 미디어의 발달로 그 어느 시대보다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오는 지금은 더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귀를 닫아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당장 크게 아쉬울 것이 없는 처지의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세상에나 빼고는 다 정신 나간 사람들만 있는 것 같다.
_ 193쪽

자신이 믿는 정의 때문에 분노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은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해보아야 한다. 나는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 또는 틀렸어도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당신이 분노하고 있는 대상보다 더 위험한 존재다.
_ 219쪽

감히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삶은 아니지만, 이렇게 나이들수 있기를 소망한다. 습관이 행복한 사람, 인내할 줄 아는 사람, 마지막 순간까지 책과 함께하는 사람.
_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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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기는 사마의 ㅣ 더봄 평전 시리즈 1
친타오 지음, 박소정 옮김 / 더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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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사마의는 인기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조조나 공명, 관우의 관점에서 삼국지를 다시 쓰는 작업은 종종 있었지만, 사마의의 관점에서 시대를 보는 일은 흔치 않았다. 하지만 그 무관심의 작업을 지은이는 해냈고, 매우 재미있고 생동감 있는 책을 만들어냈다. 책은 5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읽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사실 요즘 들어 사마의가 관심을 받고 있다. 왜일까? 아마도 결과를 중요시하는 이 시대의 풍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사마의는 최후의 승리자니까. 이 책의 이름도 그래서 ‘결국 이기는 사마의’다. 사람들은 승리에 집착한다. ‘스카이캐슬’이라는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를 보면 자식에게 권력과 부를 대물림하려는 상류층의 뒤틀린 욕망을 잘 보여준다. 이들에게 한 번 물어보자. 삼국지에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아마 많은 사람이 ‘사마의’라고 답할지 모른다. 사마의는 명문 세족의 자제였고, ‘공부’를 열심히 했으며, 결국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자식들에게도 ‘사마의’를 본받으라고 하지 ‘유비’와 같은 인물을 배우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마의의 승리요인은 ‘기다림’이라고 한다. 공명과 싸울 때도 그랬고, 조상과 최후의 일전을 벌일 때도 그랬다. 하지만 기다림은 모든 사람에게 비법이 될 수는 없다. 양식이 충분할 때, 힘이 남아있을 때 기다린다. 힘이 없으면 기다릴 수 없다. 결국, 사마의의 기다림은 그의 배경에서 나왔을지도 모른다. 내공을 쌓고 은인자중(隱忍自重)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태도는 분명 배울 점이지만 누구나 기다린다고 승리할 수는 없다. 지은이는 사마의의 관점에서 그의 승리요인을 분석하면서도 평가는 냉정하다. ‘제갈량은 시대를 구했지만, 사마의는 자신만을 구했다’라는 것이다. 이기고 지는 것의 평가는 어느 시점에서 가능한 것일까에 대해 다시 의문이 든다.

 

  초등학생 때 삼국지에 한창 빠져있을 때, 사람들이 이렇게 묻곤 했었다. ‘○○야~너는 유비가 좋아, 조조가 좋아?’ 그러면 나를 포함해 대부분이 유비를 꼽고, 공명을 말하고, 조운이나 관우라고 답했다. 그때는 졌.잘.싸의 협객들과 함께 서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제는 최후의 승리자, 명문가의 자제와 한 편이 되고 싶어 하는 건 아닌지. 삼국지를 새롭게 읽는 재미를 한껏 느끼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쓸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간언하는 목적은 여러 가지지만 주군이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내 모습을 보여주고 내 능력을 드러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계속해서 간언한다면 주군은 분명 언짢은 마음이 들 것이다. 이것이 첫째다. 주군이 간언을 받아들였더라도 만일 상황이 내 예상과 다르게 돌아간다면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것이 둘째다. 내 예상이 맞더라도 내 지략이 주군보다 높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니 주군은 위협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셋째다. 강력하게 간언하면 이런 세 가지 불리한 일이 생기니 당연히 해서는 안 된다. 간언할 줄만 알면 평생 탁월한 모사밖에 될 수없다. 간언하지 않는 현묘함을 알아야 신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걱정이 사라진다. 전쟁터에서 시의적절한 계책을 내는 데는 내가 유엽 당신보다 못하지만, 관계官界의 권모술수는 내가 당신보다 나은 것 같구려. 조조의 근심은 유비가 아니라 궁궐 안에 있다네!’
_ 127쪽

사마의는 항상 그래왔다. ‘다른 사람이 내게 무슨 일을 맡기는 그 일을철저하게 해낸다. 지위에 맞지 않는 권력을 다투지 않는다. 권력이 있으면 책임도 따르는 것이다. 책임과 능력이 일치하지 않으면 정치적 재앙의 근원이된다.
_ 167쪽

제갈량은 그러나 이엄이 개부할 권력만은 주지 않았다. 공자는 "예기와 명작은 남에게 빌려줄 수 없다"唯器與名不可以很고 했는데 어찌 제갈량이 그 속에 담긴 이치를 모를 수 있으랴? 이엄은 그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했다. 하는 일도 없이 표기장군이라는 고위직도 얻고 후방은 아들이 지킬 텐데, 걱정할 것이 뭐 있겠는가?‘ 마침내 이엄은 2만 강주병을 이끌고 북상해 한중 에서 제갈량의 군대와 합류했다.
_ 296쪽

용이 많으면 물을 다스리지 못하고, 사람이 많으면 일을 관리할 수 없는 법이다. 진정한 권위는 오직 하나일 수밖에 없다. 관직과 권력 면에서 사마의는 서부 군사지역의 최고권력자였지만, 대촉 작전 경험과 전적에 있어서만큼은 장합의 위엄과 명망이 조금 더 높았던 것 같다.
장합 같은 노장은 독자적으로 어느 한 부분을 맡아서 이끌어야지,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혼자서 어느 한 부분을 담당했다면 장합은 적군이 그의 소문만 듣고도 간담이 서늘해질 만한 백전 장성將星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 밑에 있을 때 그는 나이를 내세워 뻣뻣하게 굴며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꼰대가 되었다.
‘이 자를 제거하지 않고 어떻게 서부 군사지역에서 진정한 일인자가 될수 있겠는가?’
조조 시대의 원로 명장은 이제 아무 말 없이 자리에 누워 있었다. 사마의는 장합의 시신을 침통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장 장군, 당신의 시대는 진즉에 막을 내렸어야 했소. 이제 그만 편히 쉬시구려.’
_ 320쪽

사마의는 곽회를 보면서 역시 지혜와 용기를 두루 갖춘 대단한 장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갈량, 어쩌면 나 혼자서는 당신을 당해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사람마다 자기 재능을 발휘하게 하고 여러 사람의 지혜와 힘을 모을 수가 있다. 반면 당신은 뛰어난 재능과 지혜를 믿고 남의 도움 없이 무슨 일이든 자신이 직접 하려고 하지.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실수는 하게 마련이라네!’
_ 344~345쪽

사마의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타인의 장점을 잘 배운다는 것이었다. 당신은 사마의에게서 그의 수많은 적수들과 벗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사마의는 의심 많은 조조, 교활하고 변덕스러운 조비, 은인자중하고 업무에 힘쓴 손권, 실력을 감추며 스스로를 보호한 가후의 모습과 심지어 제갈량의 공격도구와 행군 진법까지 보고 배웠다.
_399~400쪽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깜냥에 맞는 일을 하고, 큰일을 하면 그만큼 큰 권력이 생기는 법이다. 모름지기 일의 성공 여부는 사람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
_ 425쪽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권력이 주어진다. 만약 내가 당신이 일을 하지 못하게 막는다면, 아무리 최고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당신은 그저 집에서 빈둥거리는 신세가 될 것이다.
_ 438쪽

‘권력이란 남이 준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이란 언제나 이과 맞물려 있고 일이 있어야 권력이 생긴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은 그저 빈 종잇장이나 다름없다. 사마의는 이제 할일을 찾고 있었다.
_ 446쪽

나도 마찬가지다. 그저 신하의 도리와 인간의 도리를 다할 뿐이다. 신하와 인간의 도리란 단순한 이치다. 몸은 낮추고 일은 제대로 하는 것이다.
사람이 겸손하지 못하고 나대면, 큰 나무를 바람이 부러뜨리듯이 다른 사람들의 견제대상이 된다. 또 실속 있는 일을 적게 하면 토대가 불안정해져쉽게 무너진다. 조상의 젊은 패거리들은 확실히 나이든 내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방법을 생각해낸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들은 무모하게 덤벼들고 시의적절하게 대처할 줄 모른다. 착실하게 일하지 못하고 성공에만 급급하다 조정의 노신들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지만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 사생활 단속과 품위 유지를 못해서 늘 추문이따라다닌다. 옛말에 좋은 일은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나쁜 일은 천리 밖까지 퍼진다고 했다. 네놈들의 추문은 개혁을 통해 얻은 성과를 덮어버리기에 충분하다.
_ 452쪽

사마사와 사마소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사마의가 그 모습을보더니 형제들을 훈계했다. "도가에서는 기세가 지나치게 성한 것과 사람이 자만하는 것을 가장 꺼린다. 사계절도 1년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찾아오는데, 내가 무슨 덕성과 능력이 있다고 그 높은 자리에 오래 머물겠느냐?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춰야 화를 면할 수 있는 것이니라."
_ 453쪽

그보다 더 무서운 점은, 조상이 미천한 재주마저 다 써버렸을 때가 바로 사마의가 힘을 집중하기 시작할 시기라는 점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사마소는 아버지의 철학을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첫째, 내공을 쌓아 남에게 발붙일 틈을 주지 않는다. 둘째, 지피지기해서 상대의 능력과 동향을 분명하게 파악한다. 셋째, 적이 움직이지 않으면 나도움직이지 않고 힘을 길러 적을 제압한다.
_ 465쪽

사마의가 조정에서 수십 년 간 있으면서 불패不敗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엄청난 인내력과 신중한 태도 덕분이었다. 그는 역사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스스로 해야 하는 일과자손이 하도록 남겨둘 수밖에 없는 일, 자손을 대신해 길을 만들어줄 수 있는 일과 가능한 한 길조차 깔아주면 안 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_ 532쪽

사마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가 자신만 구하고 시대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나라 말기 삼국시대는 도덕적 기풍과 사람들의 인심이 갈수록 나빠지던 시대였다. 하지만 한나라 말기에는 조조, 유바, 제갈량처럼 걸출한 정치적 인물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나마 정치 개혁과 발전의 기미가 있었던 것이다. 사마의는 기왕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이상, 시대의 잘못을 바로잡아 바른 길로 돌아서게 할 중임을 맡아야 했다. 천자를 보좌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그 뛰어난 능력으로 점점 나빠지는 시대의 운명을 되돌렸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마의가 한 일이라고는 이제나 저제나 자기 몸 하나 보존한 것이 전부였다. 손권은 삼공이 될 자격이 없다며 가후를 업신여겼다. 가후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확실히 시대를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면에서는 가후가 순욱에 훨씬 못 미쳤다.
_ 5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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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승 박사는 말도 잘하고, 글도 참 쉽게 잘 쓰는 과학자이다. 이 책은 그의 강연 모음집인데, 매 꼭지가 흥미롭다. 좋은 강연은 좋은 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새해 결심을 지키기 쉽지 않은 이유, 결정장애를 극복하는 방법 등 누구나 한 번쯤 궁금증을 가졌을 만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인데, 현장감 있게 술술 읽힌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이나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우리의 대응 등에 대한 꼭지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열둘'이라는 숫자에 맞추기 위한 듯 강연과 인터뷰 2개를 모은 마지막 꼭지는 전체적으로 아쉽다. 다소 산만하게 느껴져서 오히려 책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느낌이다. 2019년 처음 읽은 책인데, 워라밸과 함께 바브밸(바디와 브래인의 밸런스)과 디아밸(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밸런스)을 지키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다.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습니다. 혁신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혁신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중요한 건 계획을 완수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않고,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면서 실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습니다. 특히 처음 해보는 일에서는계획보다 실행력이 더 중요합니다.
_ 25쪽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가 너무 싫어서, 지금 다니는 회사가 싫어서 그만두는 건 좋은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건 괜찮지만, 지금 이게 싫으니까 그만두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대책도 없죠. 그 순간 너무 싫기 때문에 도망치듯 그만두지만, 그 자체가 보상이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만두는 순간, 자기가 가질 수 있는 전략이 다시 바뀌게 됩니다. 무직 상태이거나 학교도 안 다녀서 빨리 뭔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앞에서 본 마시멜로 챌린지의 인센티브 실험처럼 시야가 좁아지고 취직 자체가 중요해져버려 꿈꾸던 무언가에 도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터널 비전 현상이 벌어지는 거죠. 지금의 자리가 싫다면, 뭘 꿈꿔야 할지 계속 고민하면서 대안을 찾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_ 45쪽

이런 맥락에서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캐럴 드웩(Carol Dweck) 교수의 주장처럼 마인드셋(mindset,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드웩 교수에따르면,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가진 사람은 성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의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반면,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을 가진 사람들은 결과를 중시하고 다른 사 람의 평가에 민감해서 잘하는 일만 하려 들지요. 실패를 통해 조금씩 나아지는 기쁨을 아는 사람은 성장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하는 사람은 성장 자체가 어렵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분야에 도전해보고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경험을 하면, 성인이 돼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을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실패하더라도 주변에서 격려해주고, 조금 나아졌을 때 같이 기쁨을 공유해주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잘못하는 것도 해보라고 격려해주면 조금씩 나아집니다. 이런 성향은 타고난 면도 있는 것 같지만, 주변에서 어떻게 격려해주느냐에 따라 고정형에서 성장형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_ 79쪽

남들에게 항상 스마트하게 보이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실패해도 별일 없다는 경험을 자주 해야 합니다. 우유부단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직관을 믿으세요’라고 말해줍니다. 신중하게 고민할 때보다 직관을 따를 때 너 나은 의사결정을 해서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안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직관을 믿고 결정하는 편이 낫다는 뜻입니다.
_ 92~93쪽

오징어잡이 배에 등이 쭉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신 적 있죠? 집어등이라는 건데 오징어를 불러들이는 기능을 합니다. 어느 철학자의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욕망의 자본주의 시대다. 요즘 젊은이들은 집어등에 달려드는 오징어 떼 같은, 그러니까 그 욕망이 자신에게 좋은지 나쁜지도 잘 모르면서, 심지어는 독이 되는 욕망인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내달리고 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학습된 욕망, 부모로부터 혹은 사회로부터 내려와 스며든 욕망들이 자신의 욕망인 줄 알고 열심히 추구하다가 동력을 잃어버리면 어느 순간 좌절하고, 벽을 만나 실패하면 더 이상 추동할 힘이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는 게 지금 우리 사회입니다.
_ 104~105쪽

저는 우리 사회에 요구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결핍을 허하라! 아, 심심해, 뭐 재밌는 거 없나 할 수 있는 무료한 시간을 아이들에게허락해야 합니다. 스스로 엉덩이를 떼고 일어나 재미있는 걸 찾기 위해어슬렁거리는 젊은이들로, 성취 동기로 가득 찬 어른으로 성장하게 하는 길은 그들에게 결핍을 허하고 무료한 시간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방황하면 그 방황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실패하고 사고 쳐도 좋다고 믿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_ 105쪽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사람들은 그토록 운동을 싫어하는 걸까요? 몸을 움직여서 에너지를 쓰는 게 너무 싫기 때문이에요. 왜 우리는생각하기 싫어할까요? 생각을 하려면 뇌가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그게 귀찮은 겁니다.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안 쓰고 세상을 살까‘가 사람들의 생존 전략입니다.
_ 139쪽

새로고침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고침을 하려면, 여러분의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습관을 바꾸는 데는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지요. 새로운 습관을 얻기 위해 탐색해야 하고, 그것이 습관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복적 수행을 해야 합니다.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여러분의 새해 결심은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고, 여러분의 삶은 어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고, 작년 이맘때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겁니다. 우리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요?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삶을 예측 가능하게 해주고, 안전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_ 142쪽

습관이라는 안락함 속에서는 평화롭고 예측 가능한 삶을 영위할수 있지요. 반면 습관의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버겁습니다. 때문에 인생의 리셋도 어렵습니다. 새로고침을 신경과학적으로 해석해보면 나쁜 습관, 뻔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입니다. 나와 다른 분야에있는, 다른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그런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점점 적어집니다. 불편함을 견디면서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하는 걸 즐기면서 살지 않으면, 내 삶에 새로운 생각이 유입되는 일들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새로고침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나쁜 습관, 틀에 박힌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삶을 새롭게 뒤바꿀 수 있는 신선한 자극이 있는 곳으로 먼저 여러분이 움직여야 합니다.
_ 144쪽

새로고침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뭔지 아세요? 새해 결심을 이루는 방법이 뭔지 아세요? 내 삶에서 새해가 더 이상 없어지는 겁니다. 여러분에게 단 1년의 삶만 주어진다면, 그 1년의 삶은 완전히 새로 고침된 삶일 겁니다. 주변에서 새로고침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세요.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죽다 살아난 사람이 그토록 많이 마시던 술을 끊고, 담배를 끊고, 등산을 하는 거예요. 죽을 만큼 절박하지 않으면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 절박함을 만들어내는 것이 새로고침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_ 145쪽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성숙이라면,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습관은 안락하고, 포근하고, 안전하게 우리의 삶을 여기까지 끌고 왔지만, 새로고침이 주는 뜻밖의 재미, 유쾌한 즐거움은 여러분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겁니다.
_ 154쪽

이 실험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는 뭘까요? ‘행복은 예측할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은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할 만하다라는 겁니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는 뜻밖의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무언가를 얻었을 때 우리에게 찾아오고요, 이미 미래를 예측할 수 있 다면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선 어떤 것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_ 179쪽

그런데 흥미로운 건, 제가 지금 말씀드린 기술의 철학이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의 정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사물인터넷을 통해 아톰 세계를 고스란히 비트화해서 비트 세계와 일치시키면 이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시스템 안에 저장해서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아톰 세계에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산업으로의 전환을 말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제안한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의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은 아톰 세계와 비트 세계가 일치하는 것을 가상 물리 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을 중국에서는 유사한 개념으로 O2O(Online to Offline)‘라고 부르는데, 다소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우리는 중국이 사용하는 이 개념을 몇 해 전부터 언론이 사용하고 있고요.
_ 251쪽

큰 물고기가 강한 것이 아니 라, 세상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빠른 물고기가 더 강하다‘는 슈밥 회장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합니다. 제조업이 그 이전까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혁명’이라 부르는 겁니다.
_ 264쪽

이제 우리는 워라밸만큼이나 몸(바디)과 뇌(브레인)의 균형, 즉 ‘바브밸’을 중시해야 합니다. 디지털 문명이 우리를 뇌와 손가락만 발달한 E.T.로 만들지 않도록, 아날로그 경험을 통해 몸의 자극과 반응에 균형을 잡아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날로그의 반격이 반갑습니다.
_ 278쪽

그래서 우리에겐 ‘인지적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상황이 바뀌었을 때 나의 전략을 바꾸는 능력‘을 말합니다. 가진 것이 망치뿐인 사람은 세상의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입니다. 내 앞에 놓인 모든 문제를 망치질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하죠. 그렇지만 상황이 바뀌고 문제가 바뀔 때 내 연장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보는것, 그것이 바로 인지적 유연성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기다려야 합니다. 혁명이기 때문에 빨리 올 것 같지만, 사실 혁명은 굉장히 느리게 천천히 옵니다. 내년에 올까요? 그렇지않습니다. 아마 수십 년이 걸릴 거고요, 언제 올지 알 수 없습니다.
_ 312쪽

이런 관점에서 라피와 펑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더욱 놀랍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성공한 사람들은 위험 감수 성향보다는 위험 관리 성향이 강하다는 결과 말입니다. 그들은 모호한 상황에서는 쉽게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며, 그 확률을 제대로 계산하려고 애씁니다. 계산결과 확률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그것을 보수적으로 해석한다는 겁니다.
_ 322쪽

심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이 보이는 몇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그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내는 사람들이며, 그 대부분은 버려지지만 결국 위대한 아이디어는 그중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큰 사회적 성취를 거둔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그들이 낸 ‘아이디어의 질‘을 평가한 연구들에 따르면, 아이디어 하나하나의 질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쏟아내고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다 보니 걸출한 혁신을 이뤄낼 확률이 높아 진다는 겁니다.
_ 329쪽

원숭이 수준에 머무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 즉각적인 위험과 단기적인 보상이라는 늪에 나의 판단이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성취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즉각적인 이득을 따르지않고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가 늘 옳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험을 잘 관리해서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되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하도록 노력해야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꾸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수준의 커다란 사회적 성취를 이뤄내고자 한다면 말입니다.
_ 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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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연초에는 아무래도 신년운세나 토정비결 같은 것을 찾게 된다. 올해는 힘들었지만, 내년에는 일이 잘 풀릴지 궁금한 마음이 클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음에서 읽게 된 책이다. 사 놓은 지는 꽤 되었지만 공교롭게도 한 해의 마지막을 함께 한 책이 되었다. 짜임새가 튼튼하거나, 명리학에 대한 ABC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지만 재야 기인들의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책이다. 역시 연말에 어울리는 책이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과연 노력이 필요할까. 하지만 살다보면 생각한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事判)이라고 하더라도 틀릴 때가 있다. 지은이는 이럴 때 영적인 판단(理判)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강조한다. 일단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궁리를 모두 검토한 후에 신비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이를 두고 말하는 걸까. 일단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천명을 물어보는 것이 순리고 그것이 운명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지은이는 본인이 운명론자임을 밝히면서도, 운명의 10% 정도는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스승을 만나거나, 적선을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본인의 사주팔자를 깨닫거나 명상이나 운동을 통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도 결국 바꿔 말하면 선하고 충실하게 살라는 말과 같으니 앞서 말한 선사판(先事判), 후이판(後理判)의 뜻과 일맥상통한다.


  끝으로, 동양학의 세계관은 참 신기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모든 자연과 인간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 말이다. 사주도 내가 태어난 날과 그 시간의 별의 움직임과 자연의 기운이 응축되어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도 인간은 우주의 먼지에 불과하고 죽으면 다시 우주의 먼지로 돌아간다. 문학적인 표현이 결국 가장 과학적인 표현이 되는 것이다. 물아일체(物我一體). 인간의 이기심으로 생태계가 너무나 파괴되어 버린 지금, 이런 세계관의 가치는 더욱 더 빛난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할 테지만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고 - 작심삼일에 불과할 것임을 알면서도 공연히 - 마음을 다잡아 본다.

오행의 상생 순서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다. 수생목(水生木)에서 수(水)는 목(木)을 도와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를 부모로 보고 목을 자식으로 보았다. 이하 마찬가지다.
_ 53쪽

여기서 유의할 대목은 무턱대고 사주, 궁합부터 볼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먼저 사판을 충분히 검토하고 그다음에 이판을 보는 것이 순서다. 합리적인 과정을 한 번 거쳐 신비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는 수순이 지혜로운 자의 태도다. 이름하여 선사판(先事判) 후이판(後理判)이다.
_ 78쪽

그래서 조선 중기 의 토정 선생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잠언을 남긴것 아닌가 싶다.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는 말도 있지만,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잠언도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염두에 두기 바란다.
_ 194~195쪽

"인간을 연구한다는 것은 자연을 연구하는 것이고, 자연을 연구한다는 것은 인간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하늘의 이치는 그때그때 인간을 통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상응하고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태풍을 보고 인간사를 예측할 수 있다. 난세의 조짐을 미리 보는 것이다.
_ 261쪽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를 보면 사판(事判), 현실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이판(理判), 영적인 판단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혜롭게 살려면 이판사판에 모두 식견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를 보면 세상사는 사판만 가지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인생은 간단치 않다.
_ 328~329쪽

만약 수 체질 같으면 무엇이 재물이 되는가. 화가 된다. 수극화(水克火)라서 그렇다. 참고로 상극관계를 보면 화극금(火克金), 금극목(金克木), 목극토(木克土), 토극수(土克水), 수극화(水克火)다. 사주를 이용한 주식투자의 기본 원리가 이것이다. 자기 사주에 목이 많으면 토에 해당하는, 즉 부동산에 관계되는 주식을 사놓으면 유리하다고 본다. 이걸 보면 화 체질은 금이 재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있다. 화는 금을 녹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주에 화가 많은 사람은 몸에 쇠붙이를 붙이고 다니면 좋다. 금반지, 팔찌, 기타 금속성 장신구도 좋다고 본다.
_ 336쪽

희랍의 철학자 세네카가 한 말이 있다. "운명에 저항하면 끌려가고, 운명에 순응하면 업혀간다." 어차피 가기는 가는 것인데 끌려 가느냐, 아니면 등에 업혀서 가느냐의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이를 뒤집어보면 운명을 미리 알면 강제로 질질 끌려가느냐, 등에 업혀서가느냐의 선택은 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끌려가는 것보다는업혀가는 게 훨씬 낫지 않은가!
_ 417쪽

필자의 생각은 팔자론에 기운다. 팔자가 정해져 있다. 어지간해서는 바꿀 수 없다. 자기 팔자대로 산다. 그래서 9.1론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가? 10퍼센트는 있다. 그 10퍼센트 방법이 무엇인가?
첫째는 적선(積善)이다.
둘째는 스승을 만나야 한다.
셋때는 독서다. 운이 나쁠 때는 밖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 집에서 독서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넷째는 기도다. 하루에 한 시간씩 기도, 명상, 참선을 하는 것도 팔자를 바꾸는 방법이다. 브레이크가 없으면 부딪치기 십상이다. 하루에 한 시간씩 브레이크 밟고 자기를 되돌아보면 아무래도 실수가 적어진다. 기도가 어려우면 한 시간씩 운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섯째는 명당을 써야 한다.
여섯 번째 방법은 자기 사주팔자를 아는 것이다.
_ 426~431쪽(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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