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연초에는 아무래도 신년운세나 토정비결 같은 것을 찾게 된다. 올해는 힘들었지만, 내년에는 일이 잘 풀릴지 궁금한 마음이 클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음에서 읽게 된 책이다. 사 놓은 지는 꽤 되었지만 공교롭게도 한 해의 마지막을 함께 한 책이 되었다. 짜임새가 튼튼하거나, 명리학에 대한 ABC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지만 재야 기인들의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책이다. 역시 연말에 어울리는 책이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과연 노력이 필요할까. 하지만 살다보면 생각한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事判)이라고 하더라도 틀릴 때가 있다. 지은이는 이럴 때 영적인 판단(理判)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강조한다. 일단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궁리를 모두 검토한 후에 신비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이를 두고 말하는 걸까. 일단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천명을 물어보는 것이 순리고 그것이 운명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지은이는 본인이 운명론자임을 밝히면서도, 운명의 10% 정도는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스승을 만나거나, 적선을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본인의 사주팔자를 깨닫거나 명상이나 운동을 통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도 결국 바꿔 말하면 선하고 충실하게 살라는 말과 같으니 앞서 말한 선사판(先事判), 후이판(後理判)의 뜻과 일맥상통한다.
끝으로, 동양학의 세계관은 참 신기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모든 자연과 인간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 말이다. 사주도 내가 태어난 날과 그 시간의 별의 움직임과 자연의 기운이 응축되어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도 인간은 우주의 먼지에 불과하고 죽으면 다시 우주의 먼지로 돌아간다. 문학적인 표현이 결국 가장 과학적인 표현이 되는 것이다. 물아일체(物我一體). 인간의 이기심으로 생태계가 너무나 파괴되어 버린 지금, 이런 세계관의 가치는 더욱 더 빛난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할 테지만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고 - 작심삼일에 불과할 것임을 알면서도 공연히 - 마음을 다잡아 본다.
오행의 상생 순서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다. 수생목(水生木)에서 수(水)는 목(木)을 도와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를 부모로 보고 목을 자식으로 보았다. 이하 마찬가지다. _ 53쪽
여기서 유의할 대목은 무턱대고 사주, 궁합부터 볼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먼저 사판을 충분히 검토하고 그다음에 이판을 보는 것이 순서다. 합리적인 과정을 한 번 거쳐 신비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는 수순이 지혜로운 자의 태도다. 이름하여 선사판(先事判) 후이판(後理判)이다. _ 78쪽
그래서 조선 중기 의 토정 선생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잠언을 남긴것 아닌가 싶다.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는 말도 있지만,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잠언도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염두에 두기 바란다. _ 194~195쪽
"인간을 연구한다는 것은 자연을 연구하는 것이고, 자연을 연구한다는 것은 인간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하늘의 이치는 그때그때 인간을 통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상응하고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태풍을 보고 인간사를 예측할 수 있다. 난세의 조짐을 미리 보는 것이다. _ 261쪽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를 보면 사판(事判), 현실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이판(理判), 영적인 판단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혜롭게 살려면 이판사판에 모두 식견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를 보면 세상사는 사판만 가지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인생은 간단치 않다. _ 328~329쪽
만약 수 체질 같으면 무엇이 재물이 되는가. 화가 된다. 수극화(水克火)라서 그렇다. 참고로 상극관계를 보면 화극금(火克金), 금극목(金克木), 목극토(木克土), 토극수(土克水), 수극화(水克火)다. 사주를 이용한 주식투자의 기본 원리가 이것이다. 자기 사주에 목이 많으면 토에 해당하는, 즉 부동산에 관계되는 주식을 사놓으면 유리하다고 본다. 이걸 보면 화 체질은 금이 재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있다. 화는 금을 녹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주에 화가 많은 사람은 몸에 쇠붙이를 붙이고 다니면 좋다. 금반지, 팔찌, 기타 금속성 장신구도 좋다고 본다. _ 336쪽
희랍의 철학자 세네카가 한 말이 있다. "운명에 저항하면 끌려가고, 운명에 순응하면 업혀간다." 어차피 가기는 가는 것인데 끌려 가느냐, 아니면 등에 업혀서 가느냐의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이를 뒤집어보면 운명을 미리 알면 강제로 질질 끌려가느냐, 등에 업혀서가느냐의 선택은 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끌려가는 것보다는업혀가는 게 훨씬 낫지 않은가! _ 417쪽
필자의 생각은 팔자론에 기운다. 팔자가 정해져 있다. 어지간해서는 바꿀 수 없다. 자기 팔자대로 산다. 그래서 9.1론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가? 10퍼센트는 있다. 그 10퍼센트 방법이 무엇인가? 첫째는 적선(積善)이다. 둘째는 스승을 만나야 한다. 셋때는 독서다. 운이 나쁠 때는 밖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 집에서 독서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넷째는 기도다. 하루에 한 시간씩 기도, 명상, 참선을 하는 것도 팔자를 바꾸는 방법이다. 브레이크가 없으면 부딪치기 십상이다. 하루에 한 시간씩 브레이크 밟고 자기를 되돌아보면 아무래도 실수가 적어진다. 기도가 어려우면 한 시간씩 운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섯째는 명당을 써야 한다. 여섯 번째 방법은 자기 사주팔자를 아는 것이다. _ 426~431쪽(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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